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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虛實)>물의 이치를 따르라.
부병형상수(夫兵形象水), 무릇 용병의 형세는 물과 같은 형태를 띠어야 한다.
수지형(水之形), 물의 흘러 가는 형상은
피고이추하(避高而趨下), 높은 곳은 피하고 낮은 곳으로 달려간다.
병지형(兵之形), 용병의 형상은
피실이격허(避實而擊虛). 충실한 곳을 피하고 허약한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수인지이제류(水因地而制流), 물은 땅의 형태에 따라 흐름이 만들어지고
병인적이제승(兵因敵而制勝). 용병은 적에 따라 승리가 만들어진다.
고병무상세(故兵無常勢), 그러므로 용병은 영원한 형세가 없고,
수무상형(水無常形), 물은 영원한 형태가 없다.
능인적변화이취승자(能因敵變化而取勝者), 적의 변화에 따라 승리를 취하는 것을
위지신(謂之神). 소위 '신'이라고 부른다.
고오행무상승(故五行無常勝), 따라서 오행(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에는 항상 이기는 것이 없고,
사시무상위(四時無常位), 사계절은 일정한 위치가 없으며(한 계절에 얽매이지 않고 순환한다),
일유단장(日有短長), 해에는 길고 짧음이 있고,
월유사생(月有死生). 달에는 차고 기우는 것이 있는 것이다.
전략의 유연성을 설파하고 있는 이 단락은
적을 다루고 병력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정해진 유형을 피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여 승리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손자의 관점은
노자(老子)의 "상선약수(上善若水)"와도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노자>>78장.
천하막유약어수(天下莫柔弱於水),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으나
이공견강자(而攻堅强者), 단단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기로는
막지능승(莫之能勝), 물보다 나은 것이 없으니,
이기무이역지(以其無以易之). 그 무엇으로도 물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약지승강(弱之勝强),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유지승강(柔之勝剛),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것은
천하막부지(天下莫不知), 천하에 알지 못하는 사람이 없으나
막능행(莫能行).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
이처럼
겸손과 유연(柔軟)의 상징이면서 세상의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전형이 바로 물이다.
*추(趨); 달리다.
*격(擊); 치다, 공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