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즐기는 동호인이라면 한 두 번의 무릎 통증을 경험한다. 페더러나 나달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무릎 부상으로 대회출전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재빠른 발과 골프의 몸통 회전, 권투의 강펀치, 마라톤의 체력, 바둑의 시야를 한꺼번에 요구하는 테니스는 다양한 부상을 일으킨다. 건강하게 무릎을 관리하여 오래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인공관절 수술의 권위자인 정형외과 임홍철 원장을 찾았다. 올해 나이 70이 된 임 원장은 의대 시절 라켓을 잡아 50여 년 테니스 마니아로 활동해 왔다. 아직까지 군살 없는 몸매로 청년처럼 잘 달리는 임 원장을 통해 무릎 부상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해 본다.
* 나달이나 페더러등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도 무릎 부상으로 대회 출전을 못 한 적도 있는데 어떻게 관리를 하며 운동해야만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을까요?
- 우리 몸은 말 못하는 기계와 같다. 특히 무릎관절은 평생 자신을 들고 다니는 중요한 동반자인데, 전혀 사랑을 주지 않고 과도하게 사용을 한다. 관절이 힘들면 말을 못하는 대신 증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무리하지 말고 잠시 쉬면서 무릎을 사랑해주어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적인 검사 및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 정형외과 중에서도 무릎관절을 전공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하체는 평생 자신을 받치고 다니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중에서도 무릎관절은 활동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분야다.
* 원장님께서는 인공관절 수술의 국내 권위자로 손꼽히는 데 ‘무릎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가볍게 설명해 주셔요.
- 우리 몸은 수많은 기계의 연결된 조합이다. 가능하면 내 것을 그대로 사용하면 제일 좋겠지만, 과거 60환갑을 넘기면 장수했다고 하던 시대를 지나, 요즘은 100세 시대다. 오래 사용하면 기계는 수명이 있기 때문에 마모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문제 발생 시 어떤 조치나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과거 30~40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고, 또 영원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환자의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가능한 한 보존적인 비수술적 치료로, 적은 부담으로 최대한 기능을 살리는 부분치환술을 생각하게 되고, 그래도 치료가 안 된다면 전치환술을 받아야 된다.
* 혹시 스포츠 선수들 중에서 무릎에 이상이 생겨 치료해 본 적 있으신가요?
- 물론 직접 밝히기는 어렵지만 유명 스포츠 선수들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반월상 연골판 파열 손상, 인대 손상, 관절연골 손상, 퇴행성 관절염 등을 치료한 경우는 무수히 많다.
* 주로 테니스 하는 분들은 무릎의 어떤 부위에 부상을 당해 병원에 오나요?
- 테니스를 하는 스포츠 선수들 중 무릎관절의 이상은 60-70%에서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제일 많다. 그 다음은 관절연골 손상, 인대 손상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 무릎 통증을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데 어떤 시기에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 무릎통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무릎관절의 과사용(overuse)이 제일 많고, 그다음은 외상에 의한 문제다. 평소 과체중이나 생활습관도 무릎통증의 원인이 된다. 병력 청취 및 이학적 검사를 통해 증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하면 정밀 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을 해 환자 개개인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 자가 연골세포 이식 치료법이나 관절경 등은 일반 동호인들 사이에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어떨 때 이런 치료를 하며 또 최근 무릎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들이 있는지요?
- 보통 무릎 증상을 치료하는데 80-90% 정도는 관절경을 이용하는 방법이 기본이고, 나머지는 무릎관절 절개를 통해 치료를 하게 된다. 자가 연골세포 이식 치료법은 우선 비용이 비싸고, 정교하게 치료를 해야 하며 수술 후에도 충분한 재활기간이 필요하다. 완전하고 만능적인 치료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수술방법을 선택하고 수술 후 재활치료나 생활방식을 달리할 수도 있다.
* 동호인들이 무릎 주변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계단 오르기를 많이 하는데 이 방법 이외에 무릎 주변 근육 강화를 위한 간단한 방법은?
- 무릎 주변의 근육을 키우는 운동은 일반인이나 운동선수들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방법으로 계단 오르기, 스테퍼 stepper 운동, 스쿼트 squatting position 취하기, 자전거타기, 의자에 앉아 leg curling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개개인의 무릎 증상이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 무릎관절 상태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데 관절을 위해 좋은 음식도 추천해 주세요.
- 관절을 위해 음식이나 약을 선택하는데 생각해야할 것은 내 몸에 좋은 것을 찾아먹으려 애쓰지 말고, 우선 내 몸에 해가되는 나쁜 것을 가려서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부부나 자식만을 사랑하지 말고 이 세상 다 할 때까지 나와 함께 할 영원한 동반자, 내 무릎을 평소에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 긴 테니스 인생에서 잊히지 않는 추억?
- 본3 소아과 실습 중 주치의 선생님과 밤새 야간 당직을 서는데, 그날따라 응급실 환자 중 3명의 중환자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냈다. 밤을 새우고 허탈한 상태에서 당직 인계 후 잠이 오질 않았는데 서 너 시간을 테니스로 몸을 달랜 후 깊은 잠에 빠진 기억이 난다. 테니스는 은퇴 후에도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건강의 원동력이 되었고 집중력도 키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의대교수를 은퇴하고 금천구 바른세상 병원의 정형외과 원장을 맡고 있는 임 원장은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두 번은 코트를 찾는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라켓하나로 땀을 흘리고 스트레스를 날린다는 테니스 예찬론자다. 일정상 제약이 많아 대회 출전은 꿈도 못 꾸고 동호인들과 어울려 90~100세까지 건강하게 오래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니스는 발로 뛰는 운동이라 하체 근육을 키우고 그중 무릎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전한다.
글 사진 송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