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개봉 전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성우가 아닌 영화 배우들이 주연으로 참여한 것이었다.
이러한 캐스팅은 전문 성우가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매번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없을 듯하다.
하지만 이미 여러 번 언급했지만 필자의 생각은 실력 있는 배우라면 상관 없으며 오히려 마케팅적인 면에서 권장할 만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우비의 결과는? 필자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분명 전문 성우의 연기와 차이가 난다는 마이너스 요인이 있지만, 플러스 요인이 결과적으로 이를 상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연기파라는 입지를 굳힌 손예진 씨의 파워는
남달랐다. 그녀의 출연 자체도 화제였지만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개봉 전 인지도를 높인 것은 큰 플러스 요인이라 할 수 있다. 1.일주일 간격으로 신작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목받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 스타 캐스팅 덕분에 웬만한 국내 개봉 영화 수준으로
홍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홍보엔 큰 힘이었다면 실제 연기는? 손예진 씨의 경우는 기대 이상이다. 울고 웃는감정 표현력이
장난이 아니다. 처음하는 애니메이션 연기에서 목소리만으로 그 정도 감정을 전달 할 수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 배우가 연기력이 출중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캐릭터에 비해 톤이 좀 나이가 있어 보인다는
모니터가 많지만 2.성우가 아닌 배우를 기용한 이상 일정 부분을 감안해야 한단고 생각한다.
그리고 빨간 모자의 진실 영어 버전에서 빨간 모자 연기를 한 할리우으 배우 앤 헤서웨이의 톤에 비하면
손예진 씨의 실력은 뛰어난 편이다. 앤 헤어웨이의 목소리는 아무리 봐줘도 너무 나이 든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의 연기가 다소 따론 노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는 것!
주고받는 연기의 호흡이 적절하지 않았는데, 이는 연기자보다는 연출 쪽의 문제인 듯하다.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을 연기라고 본다.
강 선생을 연기한 공형진 씨는 아주 능수능란했다.
3.성우 오세홍 선생님을 떠올릴 정도의 자연스러우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어 꽤 만족스럽다.
다만 몇 군데 연기 스타일과 캐릭터 표정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좀 궁금하다.
만약 선녹음이었다면 그림을 잘못 그린 것이고, 후시 녹음이었다면 연기자가 '필'을 중시해서 그림을
무시하고 연기한 것이기 떄문이다. 여하튼 전반적인 연기는 좋았지만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 표정과
목소리의 부조화 부분이 가끔씩 눈에 띈 것은 못내 아쉽다. 조금만 신경 쓰면 잡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람은 금이 역의 류덕환 씨! 성인 남자에게 힘든,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가 연기하긴
더더욱 힘든 것이 바로 사춘기 소년 목소리다. 헌데 소년 같은 소리 조건도 좋지만 감정이 잘 살아 있다.
리얼한 연기를 추구할 경우 이만한 적역을 찾기 힘들 저도로 말이다. 4.류덕환 씨의 경우 이것저것
더빙 경험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전문 성우가 보여 줄 법한 대사 중간의 톤 변화 등
수준 높은 테크닉을 구사하기도 한다. 기회가 된다면 같이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다.
후략
위는 뉴타입 3월호에 실린 천년 여우 여우비에 대한 신동식 PD의 평가 중 일부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신동식 씨의 평에 굉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줄을 쳐 놓은 글은 연예인 캐스팅을 합리화 시키는 것으로밖엔 보이지 않습니다.
하잘 것 없겠지만 줄 쳐 놓은 글에 대한 제 생각을 몇 자 적어 보겠습니다.
1. 일주일 간격으로 신작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목 받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 스타 캐스팅 덕분에 웬만한 국내 개봉 영화 수준으로 홍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 전문 성우를 캐스팅 했다면 이만한 성과가 나올 수 없었기에 연예인을 캐스팅 했다는 것인가?
홍보를 위해 애니메이션을상업용으로 전락시켜 질을 떨어트려도 된다는 것인지 의문이 갑니다.
2. 성우가 아닌 배우를 기용한 이상 일정 부분은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신동식 씨가 말한 일정부분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손예진씨는 어린아이
목소리를 구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물론 여우비는 여우이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 수 있겠지만
인간의 기준으로 봤을 때, 10대 초반 정도일텐데요. 여우비의 귀여운 이미지에 20대 여성의 성숙한 목소리가 언밸런스 한 건 당연 할 겁니다.손예진 씨는 배우이기 때문에 연기력 면에서는 부족 한 것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손예진 씨에게 부족했던 건 '캐릭터와 목소리의 조화',' 외화가 아닌 만화 더빙이라는 것'
이라고 봅니다. 만화는 외화와는 달리 목소리의 오버가 심하고 평소 말하는 것과 어투가 다릅니다.
하지만 손예진 씨는 목소리가 다소 조용할 뿐이지 평소 말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3. 성우 오세홍 선생님을 떠올릴 저도의 자연스러우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어 꽤 만족스럽다.
- 성우로서의 연륜도 연륜이지만 오랜 기간 수준 높은 연기력을 보여 주셨던 오세홍님과
더빙 같은 건 해 보지도 않은 초짜 공형진 씨를 비교 하다니요. 제가 신동식 PD보다 경험이 적고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공형진 씨에게서 오세홍님을 떠올릴 정도의 자연스러우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는 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설령 오세홍님이 떠올랐다 해도 공형진 씨의 잘난 연기
때문이 아니라 오세홍님의 목소리가 그리워서 그런 것이겠지요.
4. 류덕환 씨의 경우 이것저것 더빙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전문 성우가
보여 줄 법한 대사 중간의 톤 변화 등 수준 높은 테크닉을 구사하기도 한다.
- 그런가요? 더빙을 몇 번 해 보면 전문 성우가 보여 줄 법한 수준 높은 테크닉을 구사 할 수 있군요.
물론 류덕환 씨의 연기나 테크닉은 손예진 씨나 공형진 씨보다 나았습니다. 하지만 류덕환 씨가
신동식씨가 생각하는 수준 높은 테크닉을 구사했다 하더라도 '전문 성우가 보여 줄 법한' 은 적절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한 예로 신인 성우 이호산님과 류덕환 씨를 놓고 보았을 때, 누가 더 뛰어날까요.
뛰어 난 건 뒤로 넘기더라도 류덕환 씨가 이호산님과 동급의 연기나 테크닉을 보여 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류덕환 씨는 이호산님의 발끝도 못 따라갑니다.
대사 중간의 톤 변화는 왠만한 성우 지망생이라면 (여기서는 전문적으로 성우 준비를 하는)
다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겁니다.-_ -
신동식씨의 말은 더빙 경험이 몇 번 있는 연예인 류덕환 씨를 띄워주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세 연예인에게 악감정 따윈 전혀 없습니다.
연기자로서의 세 사람은 좋게 보고 있지만, 더빙 면에서의 세 사람을 좋지 않게 본다는 겁니다.
천년여우 여우비를 보면서 김소형님과 손예진 씨의 확연한 차이를 느꼈습니다. (씁쓸)
그리고 작품의 질에 비해 양방언 음악 감독님의 음악 기술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손예진씨의 여우비를 보고 듣는데 양정화님의 소녀 목소리가 어찌나 그리웠는지요.
집에 가서 녹화 해 놓은 건방진 천사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설이 있습니다. (웃고)
인기가 없으면 제작진 쪽에서는 손해를 보겠지만 손해를 조금 보더라도 질 높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극장용 만화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기는 하겠습니다만,
그 때도 쓰레기 같은 더빙이면 시위라도 나설까봐요. (한숨)
첫댓글 참 씁쓸하죠, 홍보를 위해 연예인을 썼다는것이. 캐릭터소화는 성우분들이 훨씬 잘하셨을텐데 ㅡ
아쉽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겠네요. 신동식PD분의 말씀은 다른 연예인들과 견주어 평가한 듯 보여집니다. 목소리로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성우분들과 비교한다는 것이 오히려 힘들죠.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제까지의 애니메이션의 연예인 더빙중에는 제일 나은것 같고 여우비의 목소리가 좀 뜬것과 공주희의 목소리가 캐릭터와 잘 안 겹치는 것 빼고는 금아와 강선생은 괜찮았다고 생각됩니다. 심한 오버연기가 없어 비교적 자연스러워다고 생각합니다.
딱 꼬집어서 말하시니 제 기억에 깊이 남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