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2. 선생님의 학창 시절은 어떠셨나요?
답변 2. 중학교때는 학교까지 한시간이 넘는 거리를 걸어다녔어. 차비를 아껴서 맛있는걸 사먹으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친구들과 어울려서 걸어다니는게 재미있었고 큰 추억이었어. 내가 몸이 약한편인데 이정도 체력을 유지하는게 다 그때 걸어다닌 덕분인거 같아.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낭만이라고는 없었지. 아침 7시까지 등교해서 저녁 10시까지 자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까 그럴 수 밖에 없었어. 그때 친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 다섯명은 아직까지 친하게 지내는데 고등학교 친구가 정말 오래가는거 같아. -후략-
질문 3.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게된 동기가 있다면?
답변 3. 너희는 남자 학교라서 여자학교랑은 다른데 그 시절 여자고등학교에서는 사범대에 가야한다는 분위기가 많았어. 그래서 문과인데다 국어에 소질이 없는건 일지감치 알았고 왠지 외국어는 하기 싫어서 순수 사회과학을 하기로 했는데 돈도 벌 수 있으면서 순수 사회과학을 할 수 있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거야.
질문 4. 처음 발령받으신 학교는 어디였나요?
답변 4. 거제 고현 종합고등학교라는 곳이었는데 내가 근무하고 2년쯤 뒤에인가 거제 공업고등학교로 바뀌었지. 거기서는 5년을 있었는데 경치좋고 물맑고 참 좋은곳이었어. 지금도 거기가서 일하라면 정말 다시 가고싶은 곳이야.
질문 5. 우리 중앙고등학교에 처음 오셨을때의 느낌은?
답변 5. 우선 학교 찾기가 어려웠어. 겉모양으로 볼 때 고등학교 같지도 않았고 길도 제대로 없었기 때문이지. 원래 여기가 초등학교 부지였다는 말도 있더라구. 그리고 명문 고등학교니, 창원의 1번지니 하는 말을 많이 들어서 부담이 있었는데 역시 애들은 애들이더라구.
질문 6. 교직생활을 하시면서 기뻤던일이나 슬펐던 일은요?
답변 6. 처음 담임을 맞았던 여학생들하고 충돌이 많아서 좀 힘들었는데 그 아이가 졸업하고 나서 전화도 해주고 안부도 물어봐 줄 때 너무 기뻤어. 그리고 주의 동료선생님들이 일 잘했다고 칭찬해 주실때도 너무기뻐. 슬펐을때는 아이들이 내 맘을 잘 몰라줄 때 슬펐어.
질문 7. 기억에 남는 제자가 특별이 있으신가요?
답변 7. 내가 지금까지 퇴학시킨 학생이 딱 한명 있었는데 거제 공업고등학교에 있을 때 였는데 너무 문제아여서 부모님과의 갈등도 참 많았지. 며칠씩 학교에 안와서 찾으로 다니기도 했었어. 결국 자퇴서에 도장을 찍고 비오는 운동장으로 그 아이가 뛰쳐나갔는데 내가 쫗아가서 이름을 몇번이고 부르니까 그 자리에 무릅을 꿇더니 울면서 미안하다고, 잘지내라고 하고 가는데 내가 우산을 빌려 줬었어. 그런데 조금뒤에 동료 선생님이 그 아이가 주더라면서 우산을 돌려 받은 기억이 있어. 아직도 그아이 이름이 기억에 남아.
질문 8. 꼴불견인 학생이 있다면요?
답변 8. 잘못을 저질렀을 때 구차하게 변명하는 사람이야. 두 부류있어. 하나는 잘못을 하고도 미안하다고 반성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학생은 얼마나 이쁘니? 그렇지 않고 상식에 맞지도 않는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은 정말 꼴불견이야.
질문 9. 교생실습 선생님도 하셨죠? 그때의 에피소드좀 들려주세요.
답변 9. 남자 중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갔었는데 선배들이 남자학교에 갈때는 절대 짧은 치마를 입고가지 말라고 했었는데 왜냐하면 남학생들이 거울로 치마속을 본다는 거야. 나는 별로 믿지 않았어. 그런데 하루는 내가 짧은 치마를 입고 간적이 있었어. 교실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이 전부다 손 거울을 하나씩 손에 쥐고 있는거야. 내가 짧은 치마를 입고 온다는 소리도 안했는데 말이야. 정말 놀랐었는데 알고 보니까 그날 미술시간이 자화상 그리기여서 미술 선생님이 얼굴을 보면서 그려야 한다고 거울을 들고 오라고 한거였어. 그때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어. -후략-
질문 10. 국사라는 과목만의 매력이 있나요?
답변 10. 우선 가장 큰 매력은 다름 과목과는 달리 시간을 넘나들 수 있다는 거야. 과거사실을 통해 현재를 판단하고 미래를 예측할수 있으니까. 대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 그러셨는데, 실험실에 앉아서 현미경만을 들여다 보는 사람이랑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은 생각이 틀리다고 하셨어. 그 만큼 넓게 볼 수 있다는 거지. 그런데 선생님을 하다보니까 너희들은 국사라는 과목에 별로 매력을 못느끼는 것 같은데 대학생이되어서 전공을 해보면 정말 느낌이 달라.
질문 11. 선생님은 어떻게 공부를 하셨나요?
답변 11. 학교 밖에서는 공부를 안했어. 학교를 마치면 10시니까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지. 그리고 내 자랑 같지만 나는 수업시간에 잠을 자본적이 거의 없어.
질문 12. 존경하는 인물이 있다면요?
답변 12. 요즘 들어서는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 자신의 것을 희생하면서 못가진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지.
질문 13.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교사란 어떤가요?
답변 13. 학생에게 헌신적이 교사인거 같아.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질문 14. 고등학교 한 학급 정원을 35명으로 줄이는 것에 대한 선생님의 견해는요?
답변 14. 한 학급당 정원을 줄이는건 계속 원해 왔던 거지만 갑작스런 결정에 얼떨떨하고 믿기지도 않고 재정이 그만큼 확보되있는지 의심 스럽기도 해.
질문 15. 우리나라 교육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을까요?
답변 15. 어려운 질문인데... 사실 내 학창시절에는 서구의 교육방식이 부라웠어. 우리 나라도 언젠가는 머리에 물을 들이거나 귀걸이를 달아도 어색하지 않고 그보다 중요한 학업에만 전념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야.
질문 16. 여가시간에는 주로 무얼 하시나요?
답변 16. 소설책을 많이보지. 요즘에는 볼 시간이 많이 없어. 결혼해서 제일 안좋은 점은 나만의 시간을 많이 뺏긴다는 거야. 토, 일요일 마다 밀린 집안 청소를 하지. 예전에 소설을 많이 봤던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많이 얻기 위해서 였지만 요즘은 나이가 들고 해서 경험도 많이 생겼고 해서 이론 서적을 많이 보고 영화도 자주보고, 잠을 많이 자지. 누가 안깨우면 24시간도 잘 수 있어.
질문 17. 선생님의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요?
답변 17. 음... 상황에 충실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열심히 하지만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일은 하지 않아.
질문 18. 아직 신혼 이신데, 두분 사이의 러브 스토리 좀 들려주세요.
답변 18. 1999년 겨울, 비가 내리던날. 여기까지는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아? 같이 근무하던 선생님 소개로 만났어. 그 전에도 몇번이나 만나보라고 했지만 그냥 흘려 들었었는데 장난삼아 한번 만나보게 된거야. 회사원이었는데 생각보다 마음씨도 착하고 충청도에서 여기까지 5시간 넘에 걸리는데 주말 마다 내려 왔었어. 그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었고 가끔 만나다가 그냥 이 사람이랑은 결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 했었고 만 1년 정도 지나서 2000년 겨울에 결혼 했어. 지금은 남편이 회사를 이쪽으로 옮겨서 창원의 메카 상남동에 같이 살지. 연예할 때는 정동진도 갔었고, 학교뒤에 시립독서실 쪽에서 몰래 데이트도 했었어. -후략-
질문 19. 30년 후의 선생님의 모습은 어떠실 것 같아요?
답변 19. 정년 퇴임을 압두고 있거나, 아니면 그전에 그만두고 다른일을 하고 있겠지. 아마도 계속 선생님을 하지 않는다면 조그만한 서점 주인이 되어 있으면 좋겠어.
질문 20. 창원 중앙고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요?
답변 20. 청춘, 혹은 청년, 그 나름의 독특한 정신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 나이만의 특권과 의무를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말도 하고 싶어. 청년다운 패기, 활기참, 의욕을 마음껏 발휘해서 건강하고 멋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