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장이 백화점에 가는 일은 드믑니다만 가끔 주변인들 덕분(?)으로 백화점 구경을 하곤 합니다. 며칠 전에도 그랬습니다. 갑판장이야 백화점에 가봐야 별 볼 일이 없으니 지하층의 식품코너를 돌며 시간을 떼우던 중 주류코너에 관심이 꽂혔습니다. 갑판장에게 생소한 수입맥주들이 여럿 보이더군요. 나름 상당히 다양한 맥주를 마셔봤다고 트림 좀 하던 갑판장의 충동구매욕구가 샘솟았습니다.

데릴리움 녹터눔/벨기에
'데릴리움 녹터눔'은 '환각의 밤'이라는 뜻이랍니다. 자매품인 '데릴리움 트레멘스'는 '알콜중독에 의한 진전(震顫)섬망증’이랍니다. 의학용어라 어려운데 알콜중독에 의한 환각증세라고 이해하시면 된다고 정신과전문의로 부터 보충설명을 들었습니다. 알콜에 의한 환각상태에선 주로 분홍색 코끼리가 보인다 하여 레이블에도 분홍색 코끼리를 회오리 안에 그려 놓았습니다. 알콜함량은 각각 9%와 8.5%인데 330ml 병당 가격이 무려 11,000원(롯데백화점)이나 합니다. 맛은 다크에일에 소주를 말은 닥크소맥 같은 맛입니다만 백문이불여일식(百聞不如一食)이니 궁금하신 분은 직접 마셔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갑판장이 벨기에 맥주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것은 아마도 1990년대 중반 쯤이지 싶습니다. 당시에 독일의 뒤셀도르프로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그 지역에서 호털을 잡는 것이 여의칠 않아 벨기에의 뤼에지(?)라는 곳에서 묵으며 뒤셀도르프로 일을 보러 다녔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갑판장 역시 맥주에는 문외한이라 벨기에가 맥주로 유명한 나라인지도 몰랐었습니다. 암튼 저녁에 퇴근을 하고나면 딱히 할 일이 없는지라 일행들과 어울려 호텔 근처의 펍(pup)에 드나들었습니다. 그 술집의 테이블 위에 탁상달력 형태의 맥주 메뉴판이 놓여 있었는데 각 장 마다 한 가지 맥주의 맛과 특성에 대해 아주 세밀하게 정리해 놓은 것이 수십 장이나 묶여 있었습니다.
외국 맥주라고는 버드와이져, 밀러, 하이네켄, 칼스버그, 미켈롭 정도만 마셔봤던 갑판장으로선 문화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각각의 맥주 마다 전용잔이 있어 새로운 맥주를 주문할 때 마다 그에 맞는 전용잔을 가져다 주더라는 겁니다. 더 더 더욱 놀라운 일은 맥주라고는 라거 밖에 모르던 갑판장의 막입도 필스너와 에일의 향긋하면서도 깊은 맛에 반해 매일 밤 마다 펍으로 출근을 하여 그 술집에 있는 모든 종류의 생맥주와 병맥주를 몽땅 마셨던 것이 갑판장이 맥주의 신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불친절한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원흥 짬뽕 따봉!
첫댓글 원흥 탕수육도 따봉!
이제 옆집에서 와인만 사다마시면 진상 삼종세트 완성입니다.
셋이 함께 다녀도 진상 삼종셋트일 듯...ㅜ.,ㅠ;;
형님께서 합류하신다면 창렬형님도 기분좋게 '덤'의 지위를 양도하실겁니다.
저 역시 '더미스트'의 자리를 기쁘게 받아들이지요.
ㅋㅋ 덤더머더미스트 좋네요. 운율이 딱 좋아. ㅎㅎ ^^
뭐래?
어제 진짜 창렬을 보았는데, 인물 좋더이다.......
짝퉁창렬도 하도 보니깐 진짜 창렬 못지 않습니다. ㅋ
형제라고 벌써 두둔하시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