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미국 등 해외에서 중년 남성들이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 남성호르몬 치료를 많이들 받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호르몬 치료가 젊음을 되찾아주는 묘약처럼 알려지고 있다는 건데요.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먼저 정시내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갱년기 남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 호르몬 치료.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해주면 성 기능과 근육 강화 등 노화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테스토스테론을 처방받는 남성이 지난 2천 년 이후 미국에서만 4배나 증가했습니다.
[빌 브라일리]
"테스토스테론은 제게 삶을 되찾아 줬어요. 나이를 먹는 만큼 늙지 않는 거죠."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이 젊게 해주는 '마법의 약'처럼 과장되고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작년엔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한 한 남성이 척추가 마비돼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밥 크라이프]
"마비와 심장발작 등 이 약의 부작용을 알았더라면 절대로 복용하지 않았을 거에요."
미국 식품의약국, FDA는 테스토스테론의 효과나 안전성에 대한 증거가 미흡하다며 오히려 혈전과 심근경색, 무정자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마이클 캐롬/공공시민 보건연구단체 의사]
"FDA는 심장마비와 같은 다른 심혈관 질환에 대한 강력한 경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테스토스테론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과거 여성에게 마치 항노화제처럼 여성 호르몬을 투여한 것과 같은 잘못된 유행이 남성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시내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이런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데요.
그럼 과연 어떤 사람이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지 효과가 있는 걸까요.
계속해서 나윤숙 의학전문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 리포트 ▶
점차 성 기능이 떨어지고 우울한 기분도 자주 들어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두 남성입니다.
호르몬 치료를 받고 난 뒤 이 둘의 반응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남성 호르몬 치료 환자]
"성 기능이 있으니까 생활에 활력을 느낀다니까요."
[남성 호르몬 치료 환자]
"땀이 많이 나고, 몸에서. 발기부전도 그랬는데 지금 많이 좋아졌습니다."
치료 당시 한쪽 남성의 호르몬 수치는 매우 낮은 상태였지만 다른 한쪽은 정상 범위에 있었습니다.
남성 호르몬은 여성과 달리 개인별 차이가 매우 크고 하루 중에도 나오는 호르몬 양이 달라 정확한 수치를 측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남성 호르몬 치료를 받을 때는 심각한 증상이 있는지, 그로 인해 얼마나 괴로운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근육을 키우거나 성 기능 개선을 위해 정상 수준에서도 투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남성호르몬제 시장은 지난해에만 180억 원 정도로 7년 만에 30% 급증했습니다.
정상인에게 무리하게 남성 호르몬을 투여하면 뇌졸중이 발생하거나 전립선암이 악화되고 간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에 투여하면 자다가 숨이 막힐 수 있고 젊은 사람에게는 불임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문두건/고대구로병원 비뇨기과 교수]
"외부에서 호르몬을 주면 자기 고환 기능이 떨어지죠. 그래서 불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남성 호르몬을 함부로 쓰면 안 되고…"
호르몬 치료는 골다공증이나 근력 감소 등의 급격한 신체 기능 저하에 우울증, 그리고 성 기능 장애 이런 세 가지 갱년기 증상이 모두 나타나고 또 전문가 검진에서 다른 이상이 없는 경우에만 받아야 합니다.
MBC뉴스 나윤숙입니다.
정시내기자 (stream@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