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천은 낙동정맥 삼강봉 북쪽 계곡의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에서 발원해서 경주를 거처 포항으로 흘러가는 형산강이며
형산강의 최장 발원지는 이곳이 아닌 경주시 서면 도리의 인내산과 남사봉 중간지점의 소치고개 방향이다.
백두대간의 삼수령이나 낙동정맥의 삼강봉은 세 곳으로 물을 흘려보내는데 이곳 낙동정맥의 삼강봉은 서쪽으로는 밀양강
남쪽으로는 울산으로 흐르는 태화강, 북쪽으로는 형산강을 만들어 낸다.
이른 아침에 동대구에서 ktx로 울산역에 내려 다시 택시로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마을에 내려 삼강봉으로 오른다.
늦가을 산촌마을에서 이른 아침부터 마을분들을 뵙기가 쉽지 않고
소호마을에서 길 찾기가 어려워 뽀대뽀님과 산이 운영자님께 도움을 청해봤지만 이전에 마을에서 올랐던 길은 잡목으로 보이지
않아 조금 돌아가더라도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임도길을 따른다.
임도길을 따르며 오르다 보니 키다리 전나무가 제세상인 듯 높이 서있다
산객들이 찾지 않은 곳인지 백양산 지부장님의 시그널이 외롭게 달려있어 전화를 드리니
반갑게 받아주신다.
잡목과 잡풀을 뚫고 올라오면 임도길에 만나는 이정표가 이곳이 등산로임을 알려주며 서있고 이후로는 경사가 조금 있는 곳이다.
삼강봉으로 오르면 본 소호마을과 불송골봉
그리고 멀리 가지산과 청도 운문면의 문복산이 지척이고
저곳으로 흐르는 물은 모두 밀양강의 지류들이다
백운산에서 흐르는 물은 태화강의 최장 발원지가 있는 계곡이며
멀리 박제상의 전설이 담긴 치술령의 묵장산인 듯한데 국립지리원의 형산강의 발원지가 있는 곳이다.
이곳과 저곳에서 흐르는 물은 대략 5km 차이로 이곳 삼강봉이 더 길고 경주로 흐르는 강이니 경주에서 가장 높은 산은 어디일까
대부분의 경주 산꾼들은 사람들은 토함산이나 단석산을 말하는데 낙동정맥 고헌산 정상의 서봉(1034m)이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땅이다.
경주 땅의 산임에도 경주분들이 모르는 고헌산 정상은 울주 땅의 정상석처럼 크지 않고 아주 조그만 정성석이 있는 듯 없는 듯 자리를 지킨다.
지맥 길 삼거리를 알리는 이정표
삼강봉에 도착해서
도시 전체가 국립공원인 경주-포항으로 가는 형산강,
공업도시이며 6대 광역시 중 살기가 가장 좋은 울산의 태화강,
우리나라 4대 누각( 평양의 부벽루, 밀양의 영남루, 남원의 광한루, 진주의 촉석루) 중에서 영남루가 있는 밀양강을 뜻하는 삼강 봉이다.
개인적으로는 누각 중 가장 아름다운 누각은 삼척 오십천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 자리하는 죽서루가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오늘 내려갈 계곡이며 아랫마을은 두서면 내와리 마을이다.
멀리 보이는 산은 경주의 남산
이곳에서 흐르는 물은 25km, 정도를 흘러 경주 남산, 금오봉과 고위봉 인근으로 흐르니 가다 보면 두 곳에서 이어지는 산줄기에
150곳의 절터와 석불 120개, 그리고 100여개 정도의 석탑이 40개의 골짜기를 가득 채우고 있는 산이다.
저곳에서 이곳이 보일지 일단 내려 가본다.
지나온 하천길 166개째 누적거리 9,893km
어느 계곡이던 한여름에는 얼반 죽음인데 늦가을이라 낙엽은 모두 떨어지고 진행하기에 편안하며
여름에는 물 찾기가 좋으나 초겨울에는 물 찾기가 어렵다는 것만 빼고는 발아래 걱정 안 해도 되는 겨울이 좋다.
미역 덩굴 줄기가 빼곡하지만 그래도 걷기 좋고
갈수기에 물 찾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첫물을 바위틈에서 찾았으니
마음 놓고 진행한다. 물은 잠시 눈앞에서 보이다가 말았다가 사라진다
물이 어디로 간 걸까 하나도 없는 마른 계곡이 길게 이어지고
조금 남아있는 단풍 구경은 덤이라...
계곡으로 사태가 일어난 곳을 지나
첫 번째 임도길을 지나서
임도길 아래로 내려오면 물은 하나도 없고
마지막 남은 단풍이 반기는 하천길
두 번째 임도에서
내려온 곳
지금까지 물이 흐르지 않다가 물이 고인곳을 만나서
동굴인가
크게 파인 부분에는 10명 정도가 들어가면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계곡에서 경치가 가장 좋은 곳
임도길을 따르면 놓치기 쉬운곳이다.
경치는 이것으로 끝나고
돌팔이 산객이 찾아왔다고 레드카펫은 아니지만
허연 카펫을 길게 깔아 두어 돌팔이를 반긴다
양반 걸음인 팔자걸음으로 노래 한자락 하니
"호랭아~ 호랭아~삼강봉 호랭아 떡하나 주면 님하나 물어다오"중얼거려본다.
계곡을 거의 다 빠져나와 만나는 개운사 절집인데 고명하신 스님네들의 염불소리나 목탁소리도 들리지 않고
산속이나 이곳이나 적막강산이다.
두서면 내와리에도 가을걷이는 끝나고
맨 위의 가정집 아저씨께서 표고버섯을 재배하시는데
잠시 이야기 나누며 내려가는길에 드셔보라며 몇 개 주신다.
고마운 마음을 받으며 주머니에 넣어가다가 누군가 맨 처음으로 만난다면 먹어보라고 드려야겠다.
물은 어디에도 없고
먼지가 날리는 하천이다.
내와리 마을에서 본 지나온 삼강봉
하천으로는 물이 겨우 내려갈 정도이나 아직은 그런대로 맑게 흐른다.
두서면 활천마을로 가는 길에 본 하천 모습
활천마을에 들러서
여기서 좀 더 가다 보면 봉계리 마을에 유명한 소고기 단지가 있지만 그곳에 들어갈 처지가 아니기에
수니 국수집에 들어간다.
문 앞에서 먼저 맛을 보고 나오신 손님 한 분이 "맛은 좋은데 주인아주머니가 불친절하다"며 말씀하신다
어디 들어가 국수 맛 좀 볼까요
문을 열고 들어가며 "사장님 국수 되나요? 라며 주방에서 여자분이 "예"라고 하신다.
"이곳 국수가 맛있다고 소문나서 대구에서 찾아왔는데 국수 곱빼기 하나와 막걸리 한 병 주시죠" 하니
주인아주머니께서 주방에 계시다가 나오시는데 너무 친절하셨고
국수만 전문으로 하시니 아마도 맛으로 승부수를 띄우신 듯하다.
잠시 후에 국수가 나오고 곱빼기라 조그만 접시에 별도로 담아내어 오셨는데 국물 맛이 아주 좋다.
"아주머니 뭐하나 물어볼게요? 이곳 근처에 "기생 전앵화 무덤이 있다는데 어디에 있죠!" 하니
"국수 다 드시면 나갈 때 가르쳐 드릴게요" 하신다.
행여나 이곳 울주군 두서면을 찾으신다면 봉계리 한우단지의 소고기보다 이곳 국숫집을 꼭 한번 찾아보시구요
맛은 제가 보증합니다.
참고로 우리가 소고기 한 근 먹을 때마다 하천이 죽어 간다는 걸 생각하면 답일 듯하고
잘 먹으나 못 먹으나 입맛에 맞으면 장땡인데 이래저래 한오백년 못살고 북망산으로 가는건 다 똑같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잔치 국수를 먹어 본 결과 맛은 최상이라고 판단되며 문을 열고 나오니 여주인께서 아주 친절하게 전앵화의
무덤이 있는 위치를 가르쳐 주시고 조심해서 가란다.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조금 전에 얻어온 표고버섯 몇 알을 드리며 친절에 대신한다.
천마산과 뒤로 낙동정맥 삼강봉 지척의 산들이 우람하게 서있으며
하천으로는 물이 겨우 흐르지만 나름의 깨끗함은 간직하고 있다
활천마을에서 다리 하나 건너서 본 하천
우측에 건물 하나 보이죠 그곳은 활천 산업단지 6번 삼거리가 있으며 그곳에 전앵화의 무덤이 자리한다.
신라명기 전앵화의 묘
국수집에서 사온 막걸리 한잔 따르며 망국의 혼을 달래며
전앵화는 통일시대 말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최초의 신라 출신의 기녀로 용모가 아름답고 춤과 노래에 뛰어났다고 한다.
이후 신라가 망한 후 신라 왕조에 절개를 지켜 추앙을 받았는데 그의 기록은 신증의 동국여지승람(1530년)과 경주부 고적도 (동경 통지 1933년)에 기록이 있다고 전한다
일반 도로가 아니 산업 단지 내 문화공원에 있어 오고 가는 이의 큰 주목은 받지 못하지만
가끔 저 같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는군요
얼마 전에 비가 와서 물이 넘친 지나왔던 활천마을로 가는 다리
다리 난간에 물살에 떠내려온 나뭇가지나 기타 부유물이 덕지덕지 붙어있어 장마때의 큰 물을 떠내려 왔음을 실감케 한다.
저짜서 흘러온 물
이쯤에서 물 한번 건너 주는데
목도리도마뱀 인양 후다닥...
물은 산문 밖으로 나와 겨울이 찾아와야 진정한 푸르름이 뭔지
대쪽 같은 성품이 뭔지보여주는 사군자의 대나무밭을 지나고
어릴 때 잃어버린 꼬마 몽당 색연필이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에 있군요
봉계리의 한우 고기마을을 지나며 음!~~~ 소고기 냄새
이른 아침에 상강에서 보던 산이며 하나의 산에 두 가지 이름을 쓰는 묵장산, 치술령이 보인다
저곳은 눌지왕(신라 19대) 때 볼모로 잡혀간 두 아들을 구하려 먼저 고구려로 가서 실성왕자를 구하고, 다음에 일본으로 건너가
미사흔을 탈출시키다 잡혀 갖은 유혹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계림(신라)의 개가 될지언정 왜국의 부귀영화는 싫다"며
대마도에서 장렬한 최후를 마친 충신 박제상의 전설을 한층 업 그레이드 시킨 오지 못할 그리움에 망부석이 된 그의 부인 치술 공주의 한없는 기다림의 장소이다
형산강의 발원지이기도 한 묵장산에서 흘러온 물이 삼강봉에서 흘러온 물과 합류하는 곳부터 물은 서서히 부유물이 많아진다.
물이 경주 땅으로 흘러들었으나 겉보기에는 맑으나 물속 풍경은 다르다.
언젠가부터 우리가 매일 마시는 생수와 눈여겨보지 않은 하천을 생각해보면
생수가 손에 꼭 거머쥔 소중한 패라면,하천의 물은 버린 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수가 너무 일찍 우리들 곁에 나타난 까닭일까 하천의 오염은 상당한 수준이며
앞으로 수년 후에는 어찌 될지 답은 이미 정해져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경주 도심에 다 와가니 경주땅의 첫 관문 격이라 할 수 있는 우측의 벽도산과 가운데 아름다운 미녀 같은 망산이 보이고
그 뒤로 날카로운듯한 선도산이 뾰족하게 그려진다.
고요한 듯 흐르는 강바닥에는 찌꺼기가 거북의 등껍질처럼 달라붙어있다.
노천 박물관이라는 남산이 오래전에 패망한 망국의 슬픔을 아는지 힘없이 서있고
벽도와 선도가 좋아했던 망산이 오매불망 강 건너 남산을 좋아했다는 전설을 간직하며
망산은 오늘도 강건너 남산만 바라보고 서있고
그러고 보니 하천을 지날 때마다 보이던 다슬기 잡는 사람들이 한 명도 안보이니 이곳에는 다슬기가 없는 건가
대형 축사를 지나
남산에서 보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망성교에서 본 하천 모습
경부고속도로 옆에 자리하는 경주의 선도산
저짜 멀리 보이는 산들은 자옥이나 도덕산으로 포항분들이 자주 찾는 산들이고
좌측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산은 여자산이 있는 오봉산의 자락인 듯하다.
경주시 상수도 보호구역
늘 그렇듯 더러운 물을 정화해서 먹으려는 시청이나 구청, 군청이 문제다.
처음부터 보호하면 좋은데 왜 꼭 더러워지면 이러는지
좌측으로는 벽도와 우측에 왕의 무덤이 자리하는 선도산
선도산 아래는 서악리 고분군이 있으며 그곳에는 태종 무열왕릉과 김인문의 묘
그리고 진흥왕, 진지왕 문성왕릉이 있다.
조짜!~사진속으로 보이시죠
삼강이나 묵장에서 흘러온 물이 형산강 최장 발원지 인내산에서 흘러온물과 만나는 지점에서
볼록한 망산과 멀리 지니온 삼강봉 방향 우측 안테나 있는 곳은 경주의 관문격인 벽도산 모습
이제 집으로 가야죠
오늘은 지나온 길에 국수 한 그릇 먹었더니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하고
다음 하천은 강원도 주천강과 노성천이고요 이제 두 곳만 더 쓰면 하천은 끝이 납니다.
첫댓글 좋아하는 국수를 먹어선지 근래들어 인물이 제일 훤합니다 그래도 소고기 묵고 삽시다
당연하죠
잔치국수맛이 일품이었구요
오래전에 한번 찾아 물놀이하던 형산강이 많이 오염되어
이제는 발 담그기도 못할 듯 합니다.
우리 방장님 사진 모이서 전시회 한번 열어야 겠습니다~~
ㅎㅎㅎ 그럴까요
몇해전에 받은 도자기는 잘 보관하고 있구요 집안의 가보로 만드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