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9일. 개최지 결정투표를 하루 앞두고 유치도시 설명회가 열렸다. 나고야는 이미 승리를 확신한 듯 대충 설명을 끝냈다. 한국은 "올림픽이 언제나 부자만의 잔치일 수는 없다. 가난한 나라에게도 기회를 주어 화합과 번영의 기틀을 마련해주자"는 걸 새삼 강조했다. 그날 저녁 한국유치위원단이 수뇌회의를 갖고 표 분석을 했다. 서울이 40표, 나고야 25표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우리만의 손가락 셈법, 믿을 건 못됐다. 밤새 더 많은 IOC위원을 만나 마지막까지 득표몰이를 하자고 다짐한 뒤 회의는 끝났다.
드디어 30일 오후 3시 45분. 사마란치 위원장은 "쎄울 52, 나고야 27"이란 표결결과를 발표하고 자신도 못 믿겠다는 듯 다시 쪽지를 내려 봤다. 그리고 좀 전보다 더 큰소리로 "쎄울, 꼬레아!"라고 외쳤다. 바덴바덴의 기적, 단 열흘의 역전 작전이 대미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너무 기쁘면 눈물이 난다던가. 춤추고 환호하던 한국인들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엉엉 우는 사람도 있었다. 사마란치는 후일 "한국인의 열정이 신화를 창조했다. 일본에는 그것이 없었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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