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큰 아들입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반지, 목걸이, 팔찌, 가방
제가 가지고 있으니 걱정 마시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계세요.
큰 아들 올림."
울 보은의집 한 어머니의
머리맡 침대에 붙혀놓은
편지 문구입니다.
자녀들이 노후에 어머니께 감사의 선물로
반지와 목걸이, 팔찌를 해드렸는데
그 패물에 착심이 딱 걸려
집에 놓고 요양원에 오셨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방에 사는 어르신이 가져갔다고
늘 의심하고 힘들게 하여
그 어머니를 눈에 보이지 않게
다른 방으로 이사를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요양보호사가
찬 팔찌를 보고 그 팔찌가 당신 것이라며,
요양보호사를 도둑으로 몰아
내놓으라고 야단을 치시고,
심지어는 제 분에 못이겨 당신 스스로
몸을 부르르 떠시며 경찰서에 신고까지 하시겠다고
난리를 피우셨습니다.
보호자께 전화로 연결을 시켜
보호자가 패물은 집에서 잘 간직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잘 계시라는 말에,
그 때는 "그러면 천만 다행이다."고 하시면서
안정을 되찾은 것 같다가도 또 다시
그 시간이 지나면 내가 언제 그랬냐며
억지를 부르며 힘들게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하시던 어머니가
위와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써서 붙여놓은 뒤로는
시간만 나면 그 편지를 보고서
안심이 되는지 거짓말 같이 조용합니다.
이를 보고 요양보호사가
"좀 더 일찍 이렇게 할걸 그랬어요."하길래
"그러게 말입니다" 하고 돌아섰습니다.
착심이란 정말 무서운 것입니다.
혹여 나이 드신 어르신들께 절대로
금은보패나 재산을 선물로 드리면
안 되겠습니다.
{대종경선외록} 일심적공장 2절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대종사님 재세시에
자손이 많고 가산이 부유한 노부인 한 사람이
총부에 입선하러 왔다가 일주일만에 돌아가면서
대종사께 인사를 올리고 사룁니다.
"제가 집에 없으면 고추장과 간장이며,
나무 곳간에 장작을 도둑 맞아도
아들과 며느리는 모를 것입니다.
마음 놓고 선을 날수가 없어서 갑니다."
이에 대종사께서는 그 노인이 떠난 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착심이란 저렇게 무서운 것이다.
보이지 않는 노끈으로 단단히 묶어 가지고
기약 없는 감옥으로 저렇게 끌려 가는구나.
세상의 감옥은 나올 기약이나 있지마는
저 감옥에 한번 단단히 잡혀 들어가면
일생 내지 수천만 생을 나올 기약이
아득한 것이다.
자기 집안 부근에서 엎치락뒤치락,
혹 기회와 인연을 좋게 만나면
사람 몸을 받을 수 있지마는
그렇지 못하면 우마 육축이나 금수 곤충류 등
닥치는 대로 몸을 받을 것이니,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사람의 평생 일 가운데 착심 떼고 죽는 일이
제일 큰 일이 되는 것이다."
첫댓글 은혜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