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택트렌즈는 제조 공정이 의외로 복잡해 양질의 렌즈를 대량으로 생산하기가 쉽지 않다. 글로
벌 메이저 업체들조차 일부 렌즈 생산에는 수율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정도다. OEM으로 콘택트
렌즈를 공급하는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살펴도 그리 많지 않은 이유다. (주)인터로조는 설립 당
시부터 이런 부분을 파고들었다. 수율과 품질에 초점을 맞춰 시장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생산
량의 80%를 수출하고 있는데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30%를 넘을 정도로 성과도 뛰어나다.
노시철 대표는 “원료배합, 디자인, 정밀사출, 금형기술 등 4가지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최고 품질
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한 품질이 최고의 경쟁력
노 대표는 평생을 무역과 함께 살아왔다. 서강
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그의 첫 직장은 대우인터
내셔널의 전신인 대우실업이었다. 주방용품 해
외영업 담당으로 결혼 전날에도 야근을 했을 정
도로 열심히 일했다.
직장생활 8년 만에 “회사를 창업해 수출하면 훨
씬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판단에 두류실업을
창업했다.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사업은 첫해
부터 대박을 쳤고 IMF는 엄청난 환차익까지 안
겨주었다. 3,000만 달러가 넘는 수출실적을 일
궈낼 수 있었고 주방용품하면 두류실업이라고
업계에서도 알아줄 정도가 됐다. 하지만 한국
산 주방용품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내리
막길이 찾아왔다. 값싼 중국산에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주방용품 아이템으로는 한계에 다다랐
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무역회사를 경영하면서 항상 남의 제품을 수
출해야 한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저 자
신이 100% 책임지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여러 업종에 대해 공부했
지요.”
그때 마침 콘택트렌즈 전문 생산기술팀이 독립
하면서 경영과 자본을 제공할 파트너를 찾는 중
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는 “기술 영역과
자본 영역을 결합시킨 새로운 모델의 회사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주)인터조로를 창업했다. 창업할 때만 해도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판매는 저절로 될 것으로 생각했지
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국내 영업 환경도 열악했다. 안경점에 콘택
트렌즈를 먼저 공급한 후 팔리는 만큼 돈을 받는 위탁판매의 관행이 뿌
리 깊어 이를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전공인 무역을 살려 수출시장을
개척하기로 마음먹은 게 바로 이때부터였다.
해외 전시회 참가로 품질 인정받아
“기술자 출신이 아니다 보니 제품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세
계시장에 대해 공부할 요량으로 뉴욕의 비전 엑스포 트레이닝 코스에 등
록했어요. 등록을 하고 보니 안경사들에게 렌즈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과정이었던 겁니다. 이틀 동안 제 생애에 가장 고통스러운 수강생 노릇
을 해야 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제대로 뜻을 펼쳐보지 못하고 다음
에 찾은 곳이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전시회였다. 부스를 따로 마련할
여력이 없어 다른 회사 부스 한쪽 귀퉁이에 렌즈 박스와 브로슈어 몇 장
을 간신히 비치해놓았다. 초라하기 짝이 없었음에도 관심을 보이는 바
이어가 몇 명 있었다. 그것을 보고 “세계시장에서 먹힐 수 있을 것”이라
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사업 초기에 어떻게든 수출을 성사시키려다
가 뜻밖의 해프닝을 벌인 적도 있다. 방글라데시의 바이어가 현금을 가
지고 구매하러 온다는 연락을 받은 날이었다.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노
대표는 직접 인천공항으로 픽업을 나갔다. 출입국 게이트에서 기다리다
가 뜻밖에 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아무래도 바이어가 아닌 것 같다”
는 연락을 받고서야 눈치를 챌 수 있었다. 불법 체류를 알선하는 업체에
속아 넘어갈 뻔한 것이었다.
“한때는 주방기기 수출로 이름을 날렸는데 공항에까지 나갔다가 겨우
이런 사람들을 만나다니, 하는 생각이 들어 상당히 씁쓸했던 기억이 납
니다.” 노 대표의 끊임없는 두드림에 외국에서도 차츰 응답이 오기 시
작했다. 2004년 100만불 수출탑을 받은 후에는 해마다 30% 이상씩 수
출이 늘고 있다.
매년 수출 30% 이상 증가
노 대표는 오랜 무역 경험 덕에 바이어를 최고로 모시는 것은 물론, 바이
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도 일상화돼 있다. 영국의 안경 체인 바이어
와의 거래할 때였다. 그쪽 바이어가 한국에 2번이나 찾아올 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심지어 바이어가 병원에 입원하
면서 프로젝트가 6개월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때마침 4월 초파일이 다가와서 바이어의 건강을 기원하는 연등을 달고
연등 사진과 의미를 적은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바이어의 건강
이 회복됐고 계약도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인터조로의 매출은 2009년 이후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09
년 141억 원, 2010년 176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245억 원으로 증가
했다. 올해 역시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수출비중은 75% 정
도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이 약 36%로 가장 높고 북미가 25%, 나
머지는 중국 등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OEM 브랜
드가 대부분이지만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가에는 자체 브랜드로 수
출한다.
전 세계 콘택트렌즈 시장은 2025년까지 매년 8%씩 성장할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원 데이 컬러렌즈와 서클렌즈 시장이 눈에 띄게 커질 것이라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인터로조 역시 원 데이
콘택트렌즈 시장 공략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특히 내년 9월부터는, 일
본 시장에 이미 수출이 진행 중인 원 데이 컬러렌즈와 함께 원 데이 일
회용(Disposable) 렌즈의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어서 매출 또한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시장 개척
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재 콘택트렌즈 업계에는 글로벌 톱4가 있는데 2020년에는 저희 회
사가 글로벌 톱5가 될 자신이 있습니다. 평생을 무역인으로 살아온 만
큼 (콘택트렌즈) 단일 아이템으로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