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에게 경주가 어떤 곳인지 물으면 정확히 대답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왜, 경주에 가느냐고 물으면 봄에는 보문단지의 벚꽃 구경, 가을에도 보문단지의 단풍 구경을 하거나 보문단지에서 자전거, 산악오토바이를 타면서 놀기 위해서라도 대답한다.
정말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국사교육에 의문이간다. 우리들도 이와 유사할 것이다. 불국사 단풍, 석굴암, 신라밀레니움파크, 보문단지 벚꽃과 단풍 등을 주로 즐길 것이다.
이러한 경주 관광의 성향은 경주에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 모르고 막연히 '놀러 가기' 떄문이라고 생각한다. 경주는 분명히 신라 1000년의 고도이자 아시아 3대 유적(1979, 유네스코) 중의 하나이다.
보문단지는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명활산 옛 성터 아래 만들어진 50만평 규모의 인공호수인 보문호(普門湖)를 중심으로 주위에는 국제적 규모의 호텔과 경주월드 등을 각종 위락시설과 공원시설이 갖추고 있는 국제관광지원시설지역이다. 세계은행의 2500만 달러 차관을 포함한 총 600억 원을 투입하여 1974년부터 개발에 착수, 1979년 4월에 1단계 공사를 마치고 개장되었다. 따라서 신라 유적을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한 지원시설로서 보문단지가 있는 것이다.
이 여름의 끝자락이 걷히고 나면 가을이 오고, 우리는 또 경주에 갈 것이다. 경주에 있는 유적중에서 한번쯤 눈여겨 보아야 할 곳 몇몇을 아래 지도에 표시해 두었다. 경주여행을 하는 동안 이들 유적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자전거나 산악오토바이를 타면서 야단스러운 젊은 이들에게 보문단지를 양보하고....
경주와 그 주변의 관광지
확대한 지도
확대 지도(대릉원 부근)
확대 지도(황성공원 부근)
확대 지도(보문단지)
신라유적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두 곳이 있다. 하나는 신라의 왕궁이 있었던 '월성'이고 다른 하나는 '황성공원'으로 경주에서 매우 의미 깊은 곳이다. 특히, 신라의 왕궁이 어디 있었는 지 모르고 경주를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신라왕궁인 월성에 올라 주변을 내려다 보면 잘 알려진 안압지, 대릉원, 첨성대, 요석궁 등이 왜, 거기에 있으며, 불국사, 석굴암을 비롯한 다른 유적의 위치를 이해 하기 쉬울 것이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국립경주박물관과 안압지 사이에 길쭉하게 솟아오른 언덕을 산책하고 놀기 좋은 풀밭 유원지로 생각하기 쉽다. 바로 신라의 왕궁이 있었던 경주 월성임에도 불구하고....
경주 월성(月城)은 사적 제16호로 재성(在城) 혹은 반월성(半月城)이라 부른다. 경북 경주시 인왕동(仁旺洞)에 있는 101년(파사왕 22)에 축조한 신라 때의 성이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보면 월성터(月城址)는 원래 충신인 호공(瓠公)의 거주지였는데, BC 19년(박혁거세 39년) 석탈해(昔脫解)가 금성(金城)의 지리를 살펴본 뒤에 가장 좋은 길지(吉地)로 호공의 집터를 지목하여 거짓 꾀를 부려 호공의 집을 빼앗아 월성을 쌓았다. 이 공으로 석탈해는 남해왕(南解王)의 맏사위가 되었고, 그 후에 신라 제4대 왕위에 올랐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주위가 1,023보(步)이며, 자연적인 언덕 위에 반월형으로 흙과 돌을 혼용하여 쌓았고, 여기에 신라 역대 왕들의 궁성이 있다고 기록되었다. 동경잡기(東京雜記)에는 290년(유례왕 7) 큰 홍수로 월성이 무너져 이듬해 보수하였으며, 487년(소지왕 9년)에 다시 이곳으로 옮겼다고 적혀 있다.
기록에 따르면 월성을 중심으로 한 궁성의 문은 남문(南門), 귀정문(歸正門), 북문(北門), 인화문(仁化門), 현덕문(玄德門), 무평문(武平門), 준례문(遵禮門), 임해문(臨海門) 등이 있었고, 누각으로는 월산루(月山樓), 망덕루(望德樓), 명학루(鳴鶴樓), 고루(鼓樓) 등이 있었다. 또 관청으로는 남당(南堂), 조원전(朝元殿), 숭례전(崇禮殿), 평의전(平議殿), 좌사록관(左司祿館), 우사록관(右司祿館), 영각성(玲閣省), 월정당(月正堂) 등이 있었다.
왕궁으로는 내성(內省), 임해전(臨海殿), 안압지(雁鴨池), 동궁(東宮), 동궁만수방(東宮萬壽房), 영창궁(永昌宮), 영명궁(永明宮), 월지궁(月池宮), 내황전(內黃殿), 내전(內殿), 내정(內庭) 등이 있었다. 영명궁은 태후의 궁이었고, 월지궁은 왕태자의 궁이었다. 천존고(天存庫)에는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文武王)의 전설과 관계가 있는 만파식적(萬波息笛)이 보관되어 있었다.
신라가 망한 뒤 궁을 보호하지 않아 자연적으로 파괴되고 소실된 것을 수리하거나 보존하지 않아 지금의 경주 월성에는 아무런 건물도 남아 있지 않고 숲만 우거져 있고 텅 빈 뜰에 잔디만 무성할 뿐이다.
과거 금성이나 만월성이 어디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길 하나를 두고 갈라져 있는 안압지와 더불어 월성 일대는 신라의 궁궐 지역이었을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성문터와 성벽 밑으로 물이 흐르도록 한 인공 방어 시설인 해자가 있었음이 밝혀졌으며, 조선 영조(1738)때 만든 석빙고 시설이 남아 있다. 월성 북쪽 자락에는 벚나무, 월성과 첨성대 사이에는 유채꽃밭이 조성되어, 제철이 되면 장관을 이룰 뿐이다. 천마총 주차장으로 부터 첨성대, 대릉, 괘릉 등을 거쳐 월성으로 가는 길은 주변경치도 좋아서 걷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황성공원(皇城公園)은 경주시 황성동에 위치한 숲으로 조성된 공원미며 신라시대 화랑들의 훈련장이었다.
공원 안에는 경주실내체육관, 시립도서관, 공설운동장, 충혼탑, 박목월 시비, 국궁(國弓) 궁도장 호림정 등이 있다. 경주 출신인 시인 박목월의 시비(詩碑)가 있고 뒤로 솟아 있는 동산 위에는 높이 16m의 김유신 장군 동상이 서 있다.
호림정 주위에는 수령 수백년에 이르는 느티나무를 비롯하여 이팝나무·회나무·떡갈나무·살구나무·향나무·소나무·상수리나무가 우거져 있다. 봄에는 벚꽃, 어름에는 신록, 가을에는 단풍 등을 즐기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2년에 한 번씩 짝수 해의 10월 초순에 이곳에서 신라문화제가 열리며, 공설운동장에서는 매년 동아마라톤대회가 열린다. 곳곳에 체력단련시설이 있고, 산책로를 따라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돌 수 있다.
주변에 백률사·굴불사지·탈해왕릉·사면석불상·분황사 등의 관광지가 있다.
경주를 여행해 보면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음식문제와 숙박이 불편하다. 관광지역이기 떄문에 비싸고 질은 낮다.
1. 경주의 음식은 비싸고 부실하다.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가능한 점심은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하여 유적을 돌아보다가 경치 좋은 곳을 찾아서 먹는 것이 좋다. 숙박을 할 경우, 아침과 저녁은 경주시내 천마총 뒷쪽 거리에 있는 해장국 거리,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 식당, 보문단지내의 경주교육문화회관의 한식당(혹은 뷔페)을 이용하면 좋다(지도에 표시되어 있음). 아니면 특별하게 연인(아내 혹은 남편 포함)과 함께 보문호 산책길을 동쪽부터 걷다가 서쪽 끝에 있는 '로미오엔쥴리엣'이라는 레스토랑(지도에 표시되어 있음)에서 보문호를 감상하면서 점심 혹은 저녁을 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레스토랑은 가격도 적당하고 음식과 분위기도 좋다.
2. 보문단지내의 호텔들은 숙박시설이 양호하지만 나머지 모텔이나 여관은 타 지역에 비해 시설이 열악하다. 마치 수학여행단체학생들을 위한 시설로 착각할 정도이다. '호텔조인' 등의 숙박 알선 전문사이트를 통해 보문단지의 호텔을 예약하면 그런대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첫댓글 나에게는 경주여행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 입니다. 20대 후반의 친구 한명이 사업에 실패하여 가출을 하였는데 혹 자살을
할지도 모른다고 친구의 부모님이 말씀하셔서 수소문 끝에 그 친구가 경주에 있음을 알고 부랴부랴 급하게 찾아 나서게 되었고 결국 그친구를 경주에서는 볼 수 없었고 후에 경기도 안성에서 만나 집으로 귀가시킨 적이 있었지요, 혹 불행한 일이
발생할까 걱정이 되어 제대로 경주를 들러 보지도 않고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곳들만 走馬看山 격으로 지나쳤지요, 40년
이 넘는 시간의 흐름 끝에 여정님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경주를 추억과 함께 다시 봅니다. 여정님 감사합니다.
금기선배님께서는 그러한 추억이 있는 곳이군요. 그러나 지금은 수도권에 계신 분들이 휴가를 보내고 싶은 곳 중의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모처럼 갖는 경주여행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드린다는 생각에서 올린 글입니다. 다음에 경주를 찾으실 때는 즐겁고 알찬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ㅎ저에게도, 아니 우리들 모두에게 추억이 있는 곳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학교 시절에 수학여행 갔던 기억이 나는군요~
여정 방장님 덕분에 즐거웠던 옛 추억속으로 여행을 해 봅니다.
기쁘고 행복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사랑님이 애띈 아가씨때 찾으신 곳이군요. 다음에 경주를 찾으실 떄는 즐겁고 보람된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역시 경주는 궁도라서 그런지 딱딱하군요 ....ㅎㅎ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경주의 관광자원을 모두 열거하면 끝이 없지요. 보아도 보아도 새로 봐야 할 정도로 세계적인 관광지가 아닙니까?
고향이나 마찬가지인곳인대도 그냥 바빠서 무심히 ..물론 역사적으로 대충대충 기억하면서 단였든곳 경주... 몆해전
비로소 오전 오후로 나누어 자세히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단엿씀니다
그 보다 더 여정님의 설명이 이해를 돕네요 그리고 많은 정보도 감사합니다
경주의 문화유적은 보고 와도 또 남아 있을 정도로 많습니다. 시간이 날 떄마다 계획을 잘 세워 보시면 재미있는 여행이 될 겁니다.
경주는 거리상 울산과 가까운 곳이라 자주 갔었지만
역사적으로 의미를 두지는 않았기에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유용한 정보주심에 감사합니다.
여행은 역사적 지리적 의미를 가지고 하면 재미가 있습니다. 하향님의 고향인 울산도 그 의미를 두면 재미있게 여행할만한 곳이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