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가로수 길을 걸으며 </p><p>/ 김별</p><p> </p><p>가로수 길을 걸으면</p><p>나무들이 하는 말은 늘 청정하다.</p><p>눈물조차 이슬처럼 투명하고 </p><p>궂은날에도 꽃을 피워 향기를 더 한다.</p><p> </p><p>그들은 솔직하기에</p><p>변명하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p><p>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덮어씌우지 않기에</p><p>계절을 속이지 않듯</p><p>자신들의 꽃과 열매를 자랑하거나 탓하지 않는다.</p><p> </p><p>그런 나무들이 하는 말을 </p><p>이제 나는 다 알아들을 수 있다.</p><p>그들의 기분이 오늘 어떤지</p><p>슬픈지 기쁜지</p><p>외로운지 아픈지 병이 들었는지</p><p> </p><p>언젠가부터 가로수 길을 걸으며</p><p>나무들의 울음소리를 들었다.</p><p>선량한 고통을 같이 느끼며 </p><p>서로를 위로했다.</p><p>그 슬픔으로 오래도록 꽃을 피우지 못하고</p><p>해걸이를 한 친구들도 있었지만</p><p> </p><p>그 아픔이 우리를 더욱 정겹게 만들었으리라</p><p>요즘 나무들은 발길을 옮길 때마다</p><p>일일이 손을 잡아주고</p><p>힘들지 않으냐고</p><p>다시 힘을 내자고 </p><p>싱그러운 노래를 불러 주었다.</p><p> </p><p>사막이 되어버린 도시가</p><p>다시 꽃밭이 될 때까지 </p><p>우리의 마음은 영원할 거라 말해 주었다.</p><p> </p><p>나쁜 세상이라고</p><p>주먹을 불끈 쥐는 대신 </p><p>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p><p>고맙다고 </p><p>사랑한다고 말해 주었다.</p><p> </p><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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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
차암 멋진 글입니다 ^^
고맙습니다.
즐거운 여름나기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