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을 정리하다 보니 9월에 지리산 세석산장에서 적어 놓은 글을 발견한다.
너무너무 게으르다 보니 이제야 여기에 올립니다. -운조-
추성-(1.5)-두지동-(2.8)-비선담-(3.8)-마폭포-(1,6)-천왕봉<9.7km>-(1.7)-장터목-(3.4)-세석<14.8km>
-(4.3)-벽소령-(2.6)-연하천삼거리-(4.1)-음정<25.8km>
꿈속의 칠선계곡 오르기(9월 9일)
나의 Bucket List中
하나, 칠선계곡 오르기
일주일내내 바쁜 일정 중에도 칠선계곡을 오른다는 기대감에 피곤함을 잊고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무박 산행이 버겁다.
추성동을 떠나 두지동을 지나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지천에 널려있는 쑥부쟁이,구절초,용담등 야생화들이 지리산에 가을을 갖다 놓았다.
아직은 푸름이 짙게 남아있는 산자락이지만 이제 가을을 시작하는 서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깊고 푸른 칠선계곡의 냉담한 물줄기와 수많은 칠선의 폭포들이 자기 뽐냄을 경쟁하듯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이쁨을 펼치고 있는 칠선을 나의 체력이 즐기길 버거워한다.
태고의 자연, 얼마 남아 있지 않았을 미지의 공간속에서의 움직임 그리고 그 속에서 뿜어 나오는 공기의 달콤함을 맛보면서
귀와 코와 눈이 호강을 한다.
깊은 계곡이 끝나가고 마폭포의 낙수 소리가 멀어지면서 가파른 산자락 여정이 온몸과 호흡을 힘들게 한다.
한바가지쯤 땀을 흘리고 나니 파란 하늘 속 천왕봉이 내 앞에 우뚝 다가와 있다.
천왕의 기와 파란 하늘의 청명함을 가슴속에 가득 담고 한순간 희열에 벅차한다.
지침에 제석도 연하선경도 눈에 지나치고 간신이 세석산장에 도착해서 쓰러져 잠이 든다.
새벽하늘 촘촘한 별님을 보면서 오늘을 적어본다.
지리산 山行中(9월10일)
푸름과 하양 그리고 초록이 어우러진 하루가 시작된다.
지침에 푹 잘자서 그런가... 눈 뜨고 본 세계가 천상의 삶이다.
아직 잠결에 미흡한진 몰라도... 내 눈 나의 체득은 숨죽여 하나님 세상에 머리 조아리고 있다.
쉽지 않은 산길 그리고 누적된 피곤함을 이겨내야 되는 하루..... 우린 이런 어려움을 다해낸다.
연화선경의 아름다움, 세석산장의 포근함 그리고 연신봉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조망의 상쾌함...
오늘 하루 왼종일 터득한 지리산의 하루다.
단지 음정 마을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지루했지만 그래도 모든 정황이 용서된다.
함께 동행한 모든 분들 고생하셨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