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저 소나무
박 영 춘
뻐꾸기 노랫소리 메아리 울리던 날
솔방울 속 당찬 씨앗 한 알
단기 3877년 그해 봄 아귀 터
고고소리 골짜기 울렸다
그 소나무 위풍당당 청청히 자랐다
단기 3925년 짠물 건너온 송충이
조선 소나무 잎 갉아먹기 시작했다
의로운 소나무 울분 터뜨렸다
붉은 깃발 높이 치켜들었다
송홧가루 눈물 얼룩지었다
흰옷 입은 사람들 산 에워쌌다
헐벗은 코흘리개 손에 든 나무젓가락
송충이 터럭 앞에 파들파들 떨었다
절대로 굴할 일 없는 의로운 소나무
마을과 마을, 산과 산 에워 산하 지켰다
대한반도 소나무 푸르고 푸르다
마을 어귀마다 굳건히 서있는 저 소나무
가슴 뜨거운 저 소나무
머릿속 생각 청청한 저 소나무
흰옷 입은 사람들 삶 지켜왔다
어두운 세상 밝혀온 님 가신지 이제 479년
그는 영원히 금수강산 핏줄기 지킴이이다
나와 함께 태어난 의로운 그해 그 사람
송충이가 땅에 묻히던 날 그는 단군 찾아갔다
의로운 저 소나무 그저 바라만 봐도
든든해 좋다, 평화로워 좋다, 푸르러 참 좋다
첫댓글 주신글 감사드립니다
그때는 송충이도 왜그리 많았는지
배고픈 시절은 똑 같은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