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유일하게 챙겨보는 티비 프로가 복면가왕입니다. 그간 파업으로 약 석 달 간 보지 못 했는데요, 5시에 별 기대도 안 하고 시부지기 티비를 켰다가 재탕이 아닌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복면가왕을 유일하게 챙겨보는 이유가 오늘 적나라하게 나왔습니다.
출연자 중 한 사람은 복면 이름은 뭔지 기억이 없지만 cf에 자주 나오던 여자더군요. 이름이 이엘리야라네요. 저 미모에 저런 노래 실력을 갖추다니 참 믿기 힘들었죠. 잘 한다 정도가 아니라 이건 뭐 할 말이 없게 만드네요.
그럼에도 김현철은 이엘리야에게 어쩌면 가수가 본업이 아닌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했죠. 유영석옹께선 그랬다간 내가 니 동생이다!라고 했고. 결과적으로 이엘리야는 가수가 아닌 걸로! 김현철이 유영석 형인 걸로!.....대체 김현철옹께선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과연 전문가시긴 하군요.
3개월 전의, 씨야의 이보람과 이엘리야가 붙은 노래 빅마마의 <break away>를 들어봤습니다. 한 노래 한다는 이보람이 의외의 복병에게 팽당했으니 혈압 오를 겁니다. 가수들이 누구에겐가 노래로 진다는 건 매우 열 받는 일이죠 실은. 과연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둘 다 노래를 잘 하더군요. 빅마마의 <break away> 참 멋진 노랩니다.
그리고 복어아가씨로 나와 대단한 노래 실력을 보여준 주희도 굉장했죠. 혼성그룹 에이트 출신이라는데 난 모릅니다. 2015년에 복면가왕에 출연하여 1회전에서 탈락한 전례가 있답니다. 신효범이랑 붙어가지고 떨어졌답니다. 근데 1표 차로요. 짜증 지대로지요.
복어아가씨 조용필의 <바운스>를 부를 때도 몰랐는데 3회전 크러시의 <소파>를 부를 때 굉장한 실력을 지닌 걸 알았죠. 재밌는 건 작곡가 김현철이 복어아가씨가 트로트와 국악 '필'이 난다며 혹 그쪽 출신이 아닌가 설레발을 쳤다는 거죠. 이어 김구라가 트로트 가수 중 잘 안 알려진 뛰어난 실력의 가수가 있는데 어쩌면 박주희일 것 같다고 맞장구를 치더군요. 여기서 완전 엉뚱한 방향으로 전회가 됨. ㅋㅋ
결론은 에이트의 주희라는 거. 우짜든동 주희는 주희지만 트로트의 박주희는 아님.
곰곰이 생각해보면 복어아가씨가 트로트 가수일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이유라면 트로트 가수가 다른 장르의 노래를 그렇게까지 잘 할 수가 없는 법이거든요. 다시 말해 트로트 가수가 다른 여타 장르의 노래를 탁월하게 모두 쓸어담는다면 굳이 트로트를 고집할 이유가 없는 거죠. 대중에게 더욱 사랑받는 젊은 노래를 부르지 '어른들의 노래'에 국한돼 있을 이유는 없는 거죠.
그리고 복면가왕에서도 트로트 출신이면서 다른 장르의 노래도 두루 섭렵한 실력의 가수는 있었을지언정 '탁월하다' 정도의 노래를 부른 가수는 여직 없었기도 했죠.
만약에 트로트 가수 박주희가 복어아가씨였다면 그야말로 이건 가요계의 사건이라 해도 되는 일이죠.
이밖에도 오늘 출연진 정말 알찬 실력의 연예인들이 우수수....나옵니다. 지소울(누구세요?), 주희를 꺾으며 가왕이 될 뻔한 고영배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