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김진명의 책이 나오지 않아 궁금했는데 풍수전쟁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예약 주문을 했다. 김진명의 소설은 한 번 잡으면 놓지 못하는 마력이 있다.
"풍수전쟁"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전달된 의문의 메시지의 의도를 추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대통령을 비롯해 대한민국으로 향해 있는 괴이한 저주의 주문은 순식간에 대통령실을 혼란스럽게 뒤집어 놓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가 나서지만 메시지의 의미는 쉽게 해석되지 않고, 대통령실 행정관 김은하수에게 문제를 전담하라는 지시가 내려진다. 문제 해결에 홀로 나선 은하수는 어려움에 닥치게 되고, 그 순간 대학교 시절 전공 공부를
뒤로하고 인문학, 철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책을 섭렵하겠다던 동기 이형연을 떠올린다. 은하수는 형연이라면 자신이 맞닥뜨린 문제에 무언가 실마리를 던져줄 것이라 믿으면서 재회하게 된다. 그러나 무속 신앙과 같은 비과학적인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형연을 보며 은하수는 이내 도움을 요청했던 걸 후회하지만, 오히려 메시지의 단서는 과학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드러나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그 과정에서 은하수는 눈으로 보이지 않고, 과학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을 경험하게 되고, 사건의 발단이었던 의문의 메시지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던 중 현대경제연구소의 미래 예측 연구원 서동규가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은하수와 형연은 공통점이 없는 줄 알았던 다양한 사건들이 한곳을 향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국가 소멸을 야기하는 인구 절벽. 서동규를 납치했던 괴한들은 스스로를 변호하는 대신, 과격한 범행을 저질러서라도 국민 모두가 극단으로 감소하고 있는 인구 문제에 주목하길 주장한다. 유례없던 납치사건에 앞다퉈 보도를 하던 언론은 곧 초점을 인구 문제로 달리 맞추게 되고, 그사이 납치사건의 진짜 배후로 주목되던 한 노인의 행방은 쉽사리 찾지 못한 채 미궁에 빠진다. 메시지의 단서를 뒤좇던 은하수와 형연은 대통령과 대한민국을 향해 내려진 저주의 주문이 일본의 풍수를 만든 다이이치란 인물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심상치 않은 연결 고리를 파헤치던 중, 두 사람은 주문을 풀 수 있는 결정적인 조각을 찾아내면서 쉽게 마주할 수 없는 충격적인 진실을 직면하게 된다. 흩어진 역사, 잃어버린 땅. 대한민국 미래의 존속 여부를 좌우하는 인구 문제까지. 공통점이 없다고 여겨졌던 사건들이 한곳을 가리키면서, 은하수와 형연은 더 이상 뒷걸음질 칠 수 없음
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대통령에게 전달된 의문의 저주를 풀기 위해 당도한 마지막 종착지. 모든 게 무너지고 난 뒤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가 다시 한번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드는데……. 두 사람은 끝내 저주를 풀 수 있을까?
"풍수전쟁"은 지금의 시기에 과학의 언어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토속 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점철하면서, 사라진 역사에 실체를 더하는 작품이다. 누군가는 타의로 인해 잃어버린 우리 고유의 것을 되찾으려는 치열한 과정을 가치 없다 여길지 모른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를 향해 김진명 작가가 예리한 통찰과 질문을 쉼 없이 이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효율과 편의를 고도로 우선시하게 되는 요즘 세상은 물리적인 강자에 의해, 비합리적인 방식에 의해 단일화되고 있다. 그 속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일이란 우리 개인이 자신의 이름을 잃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무엇으로 하여금 우리를 우리답게 정의할 수 있을까? 셀 수 없을 만큼 이어진 침략, 침탈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잃었거나 잃어가는 건 무엇일까? 이는 현재에도, 먼 미래에도 시대를 초월하여 대한민국으로 되돌아올 물음일 것이다.
"풍수전쟁"은 우연하거나 필연적인 계기로 의문의 사건에 관여하게 된 두 인물을 통해,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역사적 진실을 기반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촉매가 되고자 한다. 그 일에 주체가 되는 건 더 이상 특정 세대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외면하지 않으려는 자, 고단한 과정에 자진하려 자 모두가 내일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당사자가 될 것이다. 또한 "풍수전쟁"은 인구 절벽과 같은 직면하기에 지난하고 괴로울 수 있는 시의적인 주제를, 김진명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플롯, 빠른 속도감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향한 애정을 잃지 않는 진정성있는 문장으로 담아냈다. 동일한 역사와 언어를 공유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동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바로 "풍수전쟁"의 매력적인 감상 포인트다. 조작된 우리의 역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대한민국을 잠식하는 ‘저주’를 막을 수 있는 힘. 그것은 분명 우리의 내면에 있다.
그리고 철령위 문제, 일제 강점기 일본은 우리 역사를 축소 왜곡 시키는데 혈안이 되엇다. 민족 정기의 말살만이 일존이 우리나라를 통치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면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