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디 윌리엄스가 부르는 영화의 주제가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올드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노래죠
[ 영화 모정(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
* 만남의 장소, 홍콩 빅토리아 공원 뒷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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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실존하는 인물인 작가 한수인의 자전적 소설 <A many splendored thing>을 영화화한 것입니다.. 명장 헨리 킹 감독에 명배우 제니퍼 존스, 윌리엄 홀덴이 주연을 맡았지요.
제니퍼 존스는 2009년 만90세의 나이로 별세했고 실제 인물인 한수인은 2012년 만95세에 타계했으니 두사람 비슷하게 태어나서 비슷하게 장수한 편입니다. 한 수인은 영화에서처럼 애인을 잃은 뒤 재혼했다가 스위스에서 살다가 타계했습니다.
*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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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신문기자인 남자주인공이 한국전쟁에 종군하다 순직해서 한국 팬들에게 더욱 친숙하지 않나 싶습니다.
헨리 킹 감독은 이 세상 구질 구질한 것, 추한 것, 갈등 같은 다른 거 모두 생략하고 "사랑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 찬란한 거야"하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윤석호 감독이 <가을동화>, <겨울연가>, <여름향기>, <봄의 왈츠>에서 아름다운 영상으로 사랑의 과정을 예쁘게 그리듯이...
* 홍콩의 해변가 리펄스 만,지금도 가이드들은 관광객들을 이곳으로 안내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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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주인공 남녀-마크 엘리옷(윌리엄 홀덴)과 한수인(제니퍼 존스)이 만나 수영을 하는 장면 등등은 바로 한폭의 그림이었죠. 해변에서 이야기를 나눈 뒤 강 건너편의 친구 집으로 가기 위해 손을 잡고 강으로 뛰어드는 장면은 고조되는 주제음악과 요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참으로 아름다운 영상이었습니다.
저녁 때 강을 다시 건너와 연인끼리 서로 눈을 보며 담배불을 붙이는 장면같은 것은 헨리 킹 감독의 장기이기도 합니다. 킹 감독은 <킬리만자로의 눈>에서도 주인공 해리(그레고리 펙)와 신시아(에바 가드너)가 만났을 때 담배불을 서로 붙여 줍니다.
*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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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신시아를 잃고 상심해서 세느강을 보며 담배를 물 때 다른 새로운 여인(수잔 헤이워드)이 담배에 성냥불을 붙여주며 인연을 만들고요. 킹 감독에서 담배는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된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지금 '모정의 언덕'으로 불리며 관광코스로 되어 있는 빅토리아 병원 뒤 언덕에서 두 연인이 만나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영화에서는 이 언덕이 여러 차례 나와 명소가 되었는데 마크가 수인에게 손을 내밀며 "Give me your hand" 하는 장면은 당시 대단히 유명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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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1950년대에 홍콩이라는 도시를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들이 함께 수영을 하던 리펄스 만과 이 병원 뒤의 언덕은 일약 관광 명소로 부각이 되었는데 그러나 실제로 그 언덕을 찾았던 이 영화의 팬들은 매우 큰 실망을 하였다고 하죠.
왜냐하면, 바로 영화 속에서 그들이 항상 만났던 그 언덕의 큰 나무가 세트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갔었으니까...물론 이제는 도시가 너무나 많은 발전을 해서 그 리펄스 만을 비롯해 당시 영화에 담겼던 홍콩의 오래 된 (원래의) 모습들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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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주제곡은 1950년대의 이 주제곡에서 부터 1970년대의 <러브 스토리>까지 수많은 영화음악들을 전문으로 리메이크하여 불러서 대단한 인기를 얻은 명가수 앤디 윌리엄스의 목소리로 우리나라에서도 무척 많이 알려져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패티 김을 비롯한 수많은 가수들이 ‘사랑은 아름다워라’ 라는 제목으로 1950년대 중반서부터 불러왔던 너무나도 유명한 고전 팝송인데 더군다나 한국 전쟁과 관련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의 주제곡이라서 그런지 더욱 더 애달픈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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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서부터 100여곡 이상의 히트 팝송을 양산 한바 있는 유명한 작곡가, 새미 훼인(작고) 작품인 이 메인타이틀 송은 역시 유명한 폴 후랜시스 웹스터(역시 오래전에 작고)가 쓴 시와도 같이 아름다운 가사가 특히 인상적인 팝송으로서도 엄청난 히트를 쳤고 지금도 자주 흘러나오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 영화의 조금 긴 줄거리 ]
때는 바야흐로 중국공산당이 중국대륙을 석권하던 1949년, 무대는 홍콩. 그곳 특파원인 마크는 한 파티에서 영국-중국간 혼혈녀 의사인 한수인을 만납니다. 마크는 원래 수인을 인터뷰하려 했는데 안경을 쓴 히스테리칼한 노처녀인줄 알고 미루고 있다가 파티에서 만났다고 농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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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크는 싱가폴에 별거중인 아내가 있는 유부남. 수인은 장개석군에 있던 중국인 장군인 남편이 공산군에게 총살 당한 과부.
첫눈에 반한 마크의 적극적인 대시에 수인은 중국사회의 전통관습을 내세우며 그를 피합니다. 더구나 당시로서는 혼혈녀의 탈선은 있을 수 없는 일. 그러나 피한다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랑이 사라지지는 않는 법. 수인은 점차 마크에게 기울며 두 사람은 불같은 사랑에 빠져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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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해변에서, 빅토리아 병원 뒤 아름다운 언덕에서 두 사람은 그림같은 사랑을 키워나갑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8년간 별거를 하고 있는 마크의 아내로부터 이혼을 승낙 받아야 하는데 수인에게 이혼승락을 위해 싱가폴에 간 마크로 부터 반가운 전보가 날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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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손톱 무는 버릇 고쳤어." - 이것은 '아내에게서 이혼승락을 받아냈다는 것을 의미하는 메시지입니다. 이 전보내용을 확인한 수인, 빛나는 환희에 젖은 그녀의 행복한 얼굴과 모션은 제니퍼 존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 연기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록 허드슨과 공연한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도 이런 분야의 빼어난 연기를 보여준 적이 있죠.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크의 아내는 그 후 다시 마음을 바꿔 이혼을 안하겠다고 고집합니다. 수인은 오히려 마크에게 "그분이 다시 마음을 바꾸기를 기다리자"고 위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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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가 마카오로 일주일간 취재차 출장가게 되자 수인도 특별휴가를 받아 뒤따라 갑니다. 그들은 거리의 점쟁이 집에서 재미로 점을 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점쟁이로부터 앞으로 87년간 행복하게 살고 자녀도 네 명이나 둔다는 달콤한 거짓말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호텔로 돌아오니 마크에게는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났으니 급히 취재가라"는 본사로부터의 전보가 와있습니다. 수인은 "달콤한 거짓말은 하루도 가지 않네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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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산당이 중국대륙을 석권하며 홍콩에 있는 중국인들도 본토로 가느냐,홍콩에 남느냐로 갈등하며 불안이 한창 고조되고 있습니다. 수인이 휴가에서 돌아온 후 혼혈녀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해고되고 맙니다.
마크가 한국전쟁에 종군기자로 가기 전 두 사람은 다시 '모정의 언덕'에서 만납니다. 수인은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며 "내세에는 새가 되고 싶다"며 윤회사상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내세에도 남자가 되고싶지 않다"고 덧붙입니다. "왜냐하면 남자가 되면 당신의 사랑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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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은 만일 마크가 한국전에서 전사하면 의사를 그만 두겠다고 합다. 그러나 마크는 "당신은 인간을 고통에서 구하는 숭고한 의술과 자비스런 마음을 잃지 말고 의사직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하고...
드디어 마지막 작별... 마크가 공항에서 이별하기 싫다고 해서 동산에서 두 사람은 이별합니다. 마크는 전쟁 중에도 끊임없이 편지를 보냅니다. 10신, 11신까지... 편지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축복받은 행운인지, 수인이 베풀고 있는 인술이 얼마나 숭고한지...등등 마크의 목소리로 주옥같은 사연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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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지 집에 머물던 수인이 그날도 마아크의 편지를 막 받은 순간, 친구가 신문을 뒤고 숨겨들고 뛰어 들어옵니다.
"마크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실렸어" "부상, 사망?" "사망했대" "거짓말, 여기 이렇게 편지가 왔는데..." 수인은 미처 읽지 못한 편지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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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움켜 쥔 수인은 밖으로 뛰어 나갑니다. 추억이 어린 뒷동산을 향해... 한국전쟁 취재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수인이 기다리겠다던 언덕. 그녀는 마크가 돌아와 언덕에서 기다리는 환상과 환청을 듣습니다.
"Give me your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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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크는 없습니다. 수인은 언덕으로 올라 가서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때 마크의 목소리가 귀에 들립다. "당신은 수많은 인명을 살리는 의사다. 부디 그 사명을 저버리지 말아 달라. 사랑은 찬란하게 아름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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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곡이 합창으로 흐르며 카메라 플래시 백으로 점점 멀어지는 수인의 실루엣...
* 영화 후반부, 한국전쟁을 취재하고 있는 마크, 바로 이 장면 뒤에 포탄이 날아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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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리우드의 쾌남아였던 배우 윌리엄 홀덴(1918-19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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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유복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윌리엄 홀덴은 대학 재학 중 공부는 안하고 유흥에 빠져 놀다가 이런 그의 끼를 유심히 본 영화 관계자의 눈에 띄어 20살 때 영화배우로 데뷔하게 됩니다
그의 첫 영화 데뷔 주연작은 복싱영화 <골든 보이>로 섬세한 음악도이면서 터프한 복싱선수역을 동시에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단번에 헐리우드 영화계의 주목을 받게 되죠.
* <사브리나>에서 오드리 헵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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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골든보이 라는 말이 잘 생기고 멋진 청년이라는 뜻이 내재되어 있는데 이런 조건에 완벽하게 구비된 윌리엄 홀덴은 곧 자신의 데뷔작이 영원한 자신의 닉네임으로 굳혀지며 1940년대를 지나 30대의 나이가 넘어서면서부터 1950년대부턴 최고의 인기를 누리기 시작합니다.
이 당시 그가 출연한 작품이 영화팬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보았던 <모정>, <17 포로수용소>, <사브리나>, <콰이강의 다리>, <피크닉>과 같은 명작들인데, 특히 <제17 포로수용소>로 1954년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외모와 연기 모든 면에서 완벽한 배우로 인정받게 됩니다.
* <기병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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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홀덴은 여성 팬들에겐 섹스 어필하는 매력으로 인기가 많았지만 남성 팬들에게도 상당히 인기가 많은 배우였습니다. 그건 아마도 그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터프함과 배짱 그리고 유머 감각 등이 같은 남성들에게도 어필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실제 영화속의 주인공처럼 여자 관계도 상당히 복잡하였다고 합니다. 1941년도에 결혼한 부인과는 1971년까지 오랫동안 살고 이혼하였지만 결혼 생활 외에 유명 여배우들과 각종 스캔들을 터뜨리며 가십란을 장식하기도 하였죠.
* <제17 포로수용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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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여자를 좋아하였던 윌리엄 홀덴은 결국 술로 인하여 목숨을 잃었는데, 1981년 캘리포니아의 자택에서 술에 만취한 채 그만 넘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을 잃은 후 사망하였고 그가 죽은 지 3일후에 발견되어 많은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 <피크닉>에서 킴 노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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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63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윌리엄 홀덴이었지만 낭만과 풍요로움이 넘치던 1950년대 미국 영화의 대표 주자로서 지금도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고 기억되고 있으며, 영화 속에서 보여준 그의 멋진 미소와 카리스마는 올드팬들에겐 영원히 기억되리라 생각됩니다.
* <와일드 번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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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브리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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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 포로수용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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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크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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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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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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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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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마지막 장면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