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영(榮) 8치(恥)
베이징 한 담장에 게시된 8榮8恥를 메모했다. 이 메모가 생각난 것은 돌아가는 일이 요상하고 역겹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피켓 들고 서있기, 잡쓰레기 줍기, 하던 자영업 폐업하고 신고해 용돈 타기, 횡단보도에서 깃발 들고 오가는 사람 훔쳐보기, 이런 일거리도 일자리 상황판에는 성과라고 자찬한다는데 한 칼럼니스트는 ‘쓰레기 일자리’라고 비꼬았다. 어리바리한 자들은 머리띠 띠고 주먹질 해대면 제 편으로 알지만, 정권을 쥘 때는 동지들이 필요하지만, 쥔 정권의 유지는 고급두뇌로 지킨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개혁개방으로 간판을 규격화하고, 교통도덕을 준수하고 고급인력을 뽑아 썼다. 그들 장래는 국가에서 보장하고 맡은 책무는 최선을 다하도록 했다.
중국에서 만난 가이드는 조선족 대학생이다. 그는 “여기 사는 중국 사람들도 중국 명승지를 다 본 사람 없고, 중국 음식 다 먹어본 사람 없고, 중국 글자를 다 배운 사람이 없는 차이나 중국이니 이번 여행도 과욕은 금물이라고…
얼핏 들으면 이해하지만 언중유골이다. 나대지 말라는 말인데 불쾌했다. 해외여행이야 이왕 나선 김에 그 나라 명승지도 더 보고, 맛난 음식도 먹어보고, 한자나 간자도 읽어도 보면 그게 왜 잘못인지
중국은 문자혁명으로 획수가 많은 자를 간자로 만들어 쓰고 있다. 그 간자가 모르자 또 구시렁거리며 투덜댄다. 참말로 심성이 별나고 고약타. 가이드는 이런 자들을 말한 것 같았다
이 참에 베이징 담 벽에서 메모한 8영 8치를 다시 들추면
熱愛祖國之榮. 服務人民之榮. 崇尙科學之榮. 誠實守信之榮.
辛勤勞動之榮. 團結互相之榮. 遵紀守法之榮. 艱苦奮鬪之榮
危害祖國之恥. 背離人民之恥. 愚昧無知之恥. 見利忘義之恥
好逸惡勞之恥. 損人利己之恥. 違法亂紀之恥. 驕奢淫逸之恥
우리 현실에서 대한민국은 사랑 하나. 인민 말고 국민을 위하나. 과학을 숭상하나. 성실과 믿음으로 최선을 다하라. 이 모든 게 옳고 행하면 그는 영예롭고.
조국 대한민국을 저해하고, 국민을 인민으로 대하고, 무지몽매로 의리 없고, 이기적이고 기강을 문란케 하고, 교태, 사치, 음란, 안일을 즐기면 그건 다 치사하다.
요즘 들어 베이징에서 메모한 8영8치가 왜 자꾸 투영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