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추와 옥잠화는 사촌처럼 닮았다
잎이 가늘면(비실비실~) 비비추이고
잎이 둥글면(옥동자같이, 옥구슬같이~) 옥잠화라네...
꽃이 보라색이면 비비추, 백옥같이 흰색이면 옥잠화.
연보라색꽃이지만 잎이 둥글어서 옥잠화라고 생각되는데....
출퇴근 길에 자주 들르는 효창공원 곳곳에 보라색 비비추 꽃이 만발해 있습니다.
회사 건물내 작은 정원에서도 비비추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비비추에 길쭉한 꽃이 피기 전 잎모양만 보고는 비비추인지 잘 몰랐더랬습니다.
잎모양은 옥잠화와 매우 비슷하거든요. 작년에 이 두 식물의 이름을 알고
내 나름대로는 외운다고 요령을 부린 게 별 소용에 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비비추와 옥잠화의 뚜렷한 차이점은 꽃의 색깔입니다.
보라빛의 비비추와 달리 옥잠화는 흰색입니다.
기억을 오래 하기 위해 제가 생각해낸 방법은 비비추는 꽃색이 ‘보’라색이고,
옥잠화는 옥(玉)처럼 흰 꽃이 핀다고 머리에 담아두는 식이었습니다.
저한테는 꽤 효과적인 기억 방법이었던 것 같았는데, 꽃이 미처 피기 전엔
별 무소용이더군요. 그만큼 두 식물의 잎모양은 매우 유사합니다. 둘다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니 특성도 비슷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번 기회에 두 식물의 잎을 자세히 살펴보니, 차이가 있더군요.
비비추 잎이 상대적으로 좀 더 길쭉한 모양이고, 옥잠화 잎은 전체적으로 더 크고
둥근 모양에 가깝습니다. 이제 꽃 피기 전이라도 둘을 구분할 수 있을듯합니다.
한성대 언어교육원의 임소영 책임연구원이란 분이 2007년에 쓴 글에 “비비추는 ‘비비 틀면서 나는 풀’이라는 뜻으로 여겨진다”는 대목이 있더군요. 살짝 뒤틀리듯이 올라오는 비비추의 잎 모양을 반영한 것이라며…. 추는 곰취 등 나물 이름의 ‘취’의 변형이고 이는 한자말 채(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곁들여져 있었습니다. 배추가 ‘백채’(白菜·바이차이), 상추가 ‘생채’(生菜·셩차이)에서 변형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얘기였는데,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옥잠화’(玉簪花)는 한자말 그대로 옥비녀꽃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활짝 벌어지기 전의 꽃 모양에서 말미암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비비추도 옥잠화와 닮아서 한자말은 ‘장병옥잠’(長柄玉簪)이라고 한답니다. 곧, 긴자루 옥비녀란 뜻입니다. 인터넷 백과 사전을 뒤져보니 흰색 꽃이 피는 ‘흰비비추’가 따로 있다고 하니, 꽃색깔로 둘을 구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겠더군요. 자연과 식물의 세계는 참으로 다양함을 새삼 실감하게
참고로 옥잠화와 비비추를 비교한 걸 붙여보면........확실해지겠지?
|
비비추 |
옥잠화 |
개화 |
6월부터 |
7-8월 |
꽃색 |
보라색 |
흰색 |
꽃달림 |
꽃대를 따라 이어지듯이 핀다 |
꽃대의 끝에서 모여 핀다 |
잎 |
좁고 길다 |
둥글고 잎맥이 선명 |
크기 |
비비추보다 옥잠화가 잎과 꽃이 크다 |
비비추 잎
옥잠화 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