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프레데릭 M. 허드슨 지음 『인생은 어떻게 작동되는가』
인생은 순환하며, 계속 변화한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선형적인 과정으로 이해하려 한다. 마치 계단을 오르듯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나아지고 한 번 쌓은 성취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생은 일정한 흐름을 따라 나아가기도 하지만 때때로 멈추고, 후퇴하고,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반복적인 과정 속에 놓여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성인 학습, 리더십 개발, 그리고 코칭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삶의 순환과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는 이 책에서 인생이 단순히 직선적인 발전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가 순환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탐색과 성장, 안정과 성취, 혼란과 쇠퇴, 그리고 재생과 재탄생이라는 과정을 반복하며 성장해 나간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관점은 인생을 보다 넓고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한 번의 성공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높은 목표를 이루었을 때 느끼는 기쁨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그라들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진다. 반대로, 실패나 혼란을 겪을 때는 그 상황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우리는 새로운 방향을 찾고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삶은 끊임없이 변하며 새로운 단계로 이끌어 간다. 이 과정에서 변화는 때로 두렵고 불안하게 다가온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며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인생의 질이 달라진다. 변화가 찾아올 때 지금 내가 어떤 단계에 놓여 있는지를 인식하고 변화 속에서 성장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과 성취, 혼란과 쇠퇴
저자가 말한 인생의 순환적 흐름을 떠올리며 내 삶을 돌아보면 그의 이론과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여러 번의 성장과 안정 그리고 혼란과 재생의 과정을 반복하며 여기까지 왔다. 마치 계절이 순환하듯이 변화와 멈춤, 도전과 후퇴를 겪으며 성장해 왔다. 특히 영어강사를 시작했을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탐색은 나를 흥분시켰고 배움의 과정 자체가 하나의 큰 도전이었다. 매일이 기대와 열정으로 가득 찼고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탐색하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섰다. 더 이상 모든 것이 새롭거나 낯설지 않았고 익숙한 패턴 속에서 일과를 이어갔다. 안정은 편안함을 주었고 나름의 성취도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내면 깊숙이에서 작은 의문이 생겨났다. 이렇게 계속 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성장의 끝은 여기까지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 속에서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 갔다.
그렇게 조금씩 불안감이 스며들었고 결국 나의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은 시기를 맞이했다. 영어를 공부하고 가르침의 자격을 갖추었지만 실제로 내가 이 일을 통해 충분한 의미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과거처럼 열정적으로 움직일 동력을 찾기도 어려웠다. 이 시기는 마치 겨울과 같았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지치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나에게 의미 있는지 다시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열망을 깨달았다. 지금 나는 다시 성장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다르다. 예전처럼 단순한 열정만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신중하고 단단한 느낌이 든다.
3. 40대, 자신의 내면을 챙기기 시작하다
‘40대는 때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기 위해 엎치락뒤치락 좌충우돌하는 다 자란 청년 같을 때가 있다.’ 어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 고개를 든다. 좀 더 어렸을 때는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명확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40대가 되어보니 여전히 불확실한 것투성이다. 때로는 스스로를 시험해 보듯 부딪히고 넘어지기를 반복한다.
이 시기는 내면의 목소리가 점점 더 선명하게 들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더 이상 타인의 시선만을 신경 쓰며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하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사회적 성취와 역할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다면 저자가 주장하듯이 40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기 자신이 되고 싶어 한다.
‘자동차도 가끔 한 번씩 정비를 해주어야 하듯이 우리의 인생도 정비를 해주어야 한다.’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은 내면을 가꾸고 스스로를 정비하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 마치 자동차를 정비할 때 엔진을 점검하고 수명을 다한 부품을 교체하듯이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해야 한다. 억지로 유지하려 애쓰던 관계, 나를 지나치게 소진시키는 목표, 더 이상 내게 의미를 주지 않는 것들을 떠나보내고 진정으로 나를 만족시키는 것들로 채워나가야 한다. 이제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진다. 이 정비의 과정이 지나고 나면, 나는 더 단단하고 균형 잡힌 모습으로 다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책 익는 마을 유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