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화석이 나뒹구는 바로비별
불별의 방문을 마치고 바로비별을 방문했다. 바로비별은 죽음의 화석이 즐비하게 나뒹구는 별이었다. 바로비별을 방문했을 때, 우선 거대한 모래사막들과 수천 미터에 달하는 바위산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는 삭막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고, 공기나 물이나 풀 한 포기 같은 생명체의 모습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왠지 을씨년스런 기분만 가득히 잠겨오는 세상이기도 했다.
아니는 바로비별에 도착해서 맨 먼저 안내한 곳이 죽음의 호수였다. 옛날에 바다였던 장소이고 공중에서 보면 넓고 큰 웅덩이처럼 보이는 곳이었는데, 그 죽음의 호수에는 수많은 생명체의 화석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호수의 가장자리에는 물이 고여 침식된 흔적들이 뚜렷하고, 희미하게나마 식물의 부식물 같은 흔적들이 남아 있기도 했다.
죽음의 호수에서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큰 동물이나 인류의 것으로 추정되는 화석들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인류의 화석을 발견하고는 슬픈 생각이 무겁게 밀려왔다.
생명체의 화석들은 바로비별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만큼 바로비별에는 과거에 다양한 생명체들과 다양한 자연의 생태계가 존재했다는 증거였을 것이다.
바로비별의 그러한 참담한 현상들을 살펴보면서 슬프고 착잡한 목소리로 아니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과거에 인류의 종말이 이곳에도 있었군요?"
아니도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요. 바로비별에는 인류의 종말이라고 하는 비운의 역사가 뚜렷한 모습으로 새겨져 있지요. 낮은 곳과 높은 곳 모든 장소에서 그 슬픈 흔적들이 눈에 띄고 있으니까요.”
“바로비별은 어쩌다 이런 슬프고 처참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을까요?"
“과거에 이곳을 지배하고 살았던 인류들이 자업자득으로 얻은 우주의 재앙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답니다. 즉 아오시별에서 목격했던 종말의 현상과는 다른 내용이지요."
"바로비별의 슬픈 운명은 과거에 바로비별에서 살았던 인류들의 잘못으로 빚어진 결과였다는 뜻이오?"
"그렇답니다."
“그러한 증거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소?"
“바로비별의 땅속을 탐사해 보면 텅텅 비어 있는 현상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어요. 그만큼 땅속에 묻혀 있는 자원들을 씨를 말릴 만큼 소비하고 탕진해 버렸다는 의미이지요. 그리고 바로비별을 감싸고 있는 엷은 기층의 성분들을 분석해 보면 땅속의 자원들이 에너지로 소멸되면서 남긴 흔적들로 가득하다는 사실들도 파악할 수 있지요. 그러한 증거만 가지고도 바로비별에서 살고 있던 마지막 인류들이 얼마만큼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고 물질들을 탕진하고 자연을 황폐화시키며 살아왔는지 짐작하고 남음이 있답니다."
"결국 바로비별의 마지막 주인공들은 저주의 종말이라고 하는 무서운 재앙을 스스로 자초해 왔던 셈이군요?
“그렇지요. 그들은 스스로 저주의 함정을 팠던 셈이지요."
“결국 죽음의 별에 내린 재앙이 인류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재앙이라면, 그 인류들은 무엇 때문에 이런 비참한 종말을 자초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하오? 바로비별의 종말은 하루아침에 다가오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오."
"그럼요. 바로비별의 종말은 하루아침에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다가오는 저주의 그림자를 바라보면서도 그들은 잘못된 삶을 뉘우치기에 너무 시간이 늦어 있었어요. 그 원인은 한마디로 탐욕과 이기주의의 만연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라고 생각할 수 있답니다. 개인의 부귀영화와 개인의 욕심만 추구하다보니 사치와 향락과 정신파탄의 도가니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고, 자신들이 타고 있는 배가 난파선이 된 줄도 모르고 광분하며 즐기다가 결국은 비참한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인간들의 탐욕과 향락주의는 결국 이처럼 비참한 세상의 종말을 불러올 수도 있군요?"
“그렇답니다. 우주에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어떤 우주 어떤 인류의 시대에도 종말의 현상들은 수없이 나타났으며, 그때마다 원흉은 반드시 인류의 잘못된 정신세계인 탐욕과 향락주의에 의해서 파생되고 있답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진정하고 영원한 행복을 바란다면 육체의 쾌락을 추구하지 않고 정신세계의 아름다운 이상을 추구해야 한답니다."
"바로비별의 슬픈 운명은 우리 지구 인류들에게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오."
"바로비별의 종말은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에게도 큰 교훈이 되고 있답니다. 마찬가지로 지구 인류들에게도 큰 교훈이 되었으면 해요. 지구 인류들이 바로비별의 슬픈 운명을 직접 확인해 볼 수는 없겠지만, 샤르앙이 간접적인 역할을 담당해 줬으면 좋겠어요."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소."
바로비별은 지구의 다섯 배 정도 달하는 큰 별이었다. 사방에 우뚝우뚝 솟아 있는 바위산들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모래사막의 평원들, 그리고 긴 강줄기와 넓은 바다의 형태를 지닌 지표의 흔적들이 슬픈 환상처럼 시야에 스쳐왔다.
과거에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자연세계를 뽐내고 있었을 바로비별에서 생명의 흔적이 사라진 역사는 얼마나 되었을 지 궁금했다.
사방에 죽음의 화석으로 변해서 나뒹굴고 있는 흔적들은 수억 년의 세월이 스쳐간 표식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수억 년 후에 나타날 지구의 운명이 신기루의 유령으로 나타나 눈앞에 전개되는 모습 같기도 했다. 슬프고 슬픈 감정이 끝없이 밀려왔다.
끝없는 눈물이 나의 두 눈에서 흘러내렸다.
바로비별 탐사를 마치고 아니와 나는 서둘러 UFO 분체를 타고 본체로 돌아왔다. 우주여행을 하는 동안에 가장 기분이 착잡하고 우울한 체험을 바로비별에서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이곳저곳 살펴볼 시간도 있었지만 서둘러 바로비별의 방문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바로비별을 방문하고 돌아와서 정신적인 충격 탓인지 심하게 피곤함을 느꼈고, 아니에게 규시아 향료수를 달라고 부탁했다. 규시아 한 잔을 마시고 나니 시원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 갔고 시들해지던 기운이 생생하게 되살아나 다시 기분이 상쾌해지기 시작했다.
규시아를 마시면서 우주식품 우스시어도 한 알 삼켰더니 넘치는 활력이 샘솟고 생명의 기운이 불별의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다.
선실의 목욕실로 들어간 아니와 나는 옷을 벗어 제친 채 풀장의 물속에 뛰어들어 물장난을 시작했고, 필요 없는 고민과 잡념을 잊은 채 물놀이에 열중했다.
풀장의 물은 따뜻한 온도로 조절할 수도 있고 시원한 온도로 조절할
수도 있었는데, 물장난을 치고 놀 때는 시원한 물이 더 좋은 것 같았다. 목욕을 마친 아니와 나는 침실로 들어와 함께 단잠을 청했는데, 침실에서는 반드시 옷을 벗은 채 잠을 청하는 것이 외계인들의 습관이었다. 침실의 침대에는 자면서 덮는 이부자리도 없었는데, 침대에 눕기만 하면 푹신한 침대 속으로 몸이 가라앉아 이불을 덮지 않아도 따뜻하게 단잠을 청할 수 있었다. 침대에 누우면 곧바로 잔잔한 자장가 음악이 귓가에 들리는데, 깊은 수면으로 유도하는 좋은 묘약이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3 <4차원 문명세계를 향한 UFO 여행기> - 박천수著
첫댓글 현재 지구의 운명 같아서. 슬프네요. 지구인 대다수가 변하지. 않으니 종점 에 다다른거 같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르네요.
그렇군요
네 지구는 큰빛과 고운영혼들이 변화시킬겁니다 ..
@그릿 네 감사합니다 ~
@니디기오스 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