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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6살 직장인 여자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연애를 해왔고
3-4년 정도 오랜기간 만난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다 헤어짐이였어요.
대부분 자연스럽게 우연히 만나
사귀게된 케이스들이였구요
2주전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선이란걸 처음 보았습니다.
엄마가 자주가는 단골 식당 사장님이
아는 분의 아들이라더라구요
아무튼 그렇게 그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43살, 저와는 7살차이,
처음 나이를 들었을때 만나기 싫었지만
사실 저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에 대한 조바심이 있는 상태라
일단 만나보자란 마음이였습니다.
첫만남,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머리가 벗겨지고 있는지 숱이 거의 없고
두피가 다 보이는..
그리고 마스크를 벗은 그 분 모습에
많이 우울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
끊임없이 저에 대해 궁금하신걸 물어보셨지만
저는 대답만 할 뿐
그 분에게 저는 질문을 하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제가 상대 외모를 보거나
재력을 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도 잘난게 없으니까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
금전적으로 힘든 사람들도 있었고
외모는 다들 평범했어요.
하지만 이 분은 외모부터
사실 제 스타일이 아니였어요.
그렇게 첫만남이 끝나고
집에와서 너무 우울했어요.
이 사람이 내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나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바로 좋은 인연 만나시라
카톡을 보내려했지만
매우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란
말을 들었던터라
그래.. 외모는 다가 아니고
이게 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으니
몇번 더 만나보자..
그리고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외모가 내 스타일이 아니면 뭐 어때
착하고 돈만 잘벌면 이 사람한테 가자..
더 만나보자 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안가니 연락오는것도
너무 부담스럽고
늦게 답을 주게 되더라구요.
두번째 만남을 가지기 전
저에게 뭐가 먹고 싶냐고
카톡으로 물어보시길래
아무거나 먹자고 하니
아무거나는 없다고해서
오리고기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1번 오리고기 2번 샤브샤브라며
각 메뉴판 사진을 보내더군요.
가격이 나와있는,
오리고기는 한판 5만원
샤브샤브는 무한리필로 1인 만오천원 정도
그래서 저는 야채를 안 좋아해서
오리고기로 먹자고하니
샤브샤브에 소고기가 있다며
소고기는 불포화지방이라
살이 안찐다더군요.
그래서 제가
오리고기도 불포화지방이라고 하고
오빠 드시고 싶은거 드시죠하니
그럼 제가 먹고싶은 오리 먹자더군요.
그리고 제가 휴가를 내고
곧 제주도를 혼자 여행갈 예정이라고하니
자기도 같이 갈까요?
근데 비행기값이 얼마나하냐며
비행기는 신혼여행 갈 때 탈거라
아직 한번도 안타봤다더라구요.
뭔가 돈돈거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 느낌일 수도 있지만요.
그리고
그렇게 두번째 만남을 오늘 가졌습니다.
참.. 같이 있는 시간이 너무 지루하고
대화가 뚝뚝 끊기고
집에가고 싶단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낭비할거 없이
대놓고 물어야겠다 싶었어요.
그분에게 바로 여쭤보았습니다.
"한달에 적금 얼마씩 하시나요?"
그분의 대답은
43년동안 적금을 한번도 든 적 없다 였어요.
그래서 그럼 지금 벌어둔게 없으시겠네요
하니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뒤에 하시는 말이
모친이 일을 오래해서
부자는 아니지만 먹고살만하다고
이 분이 지인과 동업을 하시는데
2년전 동업을 할 때
모친에게 1억5천을 빌려서
차렸다고하더라구요.
그걸 지금 갚고 있다고 하고
그래서 한달에 얼마정도 버냐고하니
매달 다르지만
평균 300이고
300이 안되는 달도 많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보험료가 많이 나가서
적금을 못든다데요.
제 글에 욕하시는 분들도 많을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저요..
저보다 나이도 7살이나 많은데
머리도 없고 인물도 없고 대화도 안통하고
이 모든걸 사실 나보다 200만 더 벌면
다 감수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 월급과도 비슷하게 벌고
모아둔 돈도 없고
이럼 정말 더이상 이 사람을
만날 필요가 없다 싶었어요.
순간 그 자리에 단 1초도 있고싶지않아서
아프다고하고 집에와서
인연이 아닌것같다고
좋은 분 만나시라 카톡으로 말했어요.
두시간정도 읽씹하더니
본인이 적금도 없고 벌어둔 돈이 없어서
이러는거냐며 묻더라구요.
그건 아니라고 했어요.
사실 외모가 좀 괜찮고
대화가 잘통했다면
전 이러지 않았을거에요..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렸어요.
만나기전에 설레임도 하나 없고
만나면 지루하고 집에가고싶어진다구요.
둘다 시간낭비인것같아서
더이상의 만남도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했네요.
제가 아직 철이 없는건가요?
돈 많은 사람을 찾는게 아니에요.
잘생긴 사람을 찾는게 아니에요.
그래도 저분을 두번까지 만난건
결혼을 못할까봐하는 조바심에
외모는 정말 아니지만
돈이라도 좀 있으면 만나보자라고
제 스스로와 타협을 본건데..
물론 나쁜년일 수도 있죠 이런 게..
언제쯤 인연이 나타날까요
추가 )
댓글들이 엄청 많네요 ㅠㅠ
우선 저는 연애를
오랫동안 안한게 아니에요
작년에 6살 연하랑 2년 사귀다가 헤어지고
6개월만에 엄마 성화에 선을 본거에요
그리고 엄마는 이런 사람인 줄 몰랐냐
라는 댓글이 많은데
네 모르셨어요..
주선자분이 자기 사업을 하고 있고
집에 돈이 좀 있다
그리고 착실하고 착하다였습니다
저는 그리 잘난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도 지방에서는 좀 알아주는
4년제는 나왔지만
그냥 평범한 중소기업에
연봉은 4천정도 됩니다.
졸업 후 꾸준히 적금도하고
현재 모은돈은 1억2천정도 있어요
할부 끝난 자차도 있고
용돈벌이 목적으로 작은 오피스텔 한칸
경매로 올라온거 좋은 가격에 매입해
월세를 주고 있어요
제 외모요?
타인에겐 미인이란 말은 듣는 편이에요
다만 제가 키가174고 63키로 정도
나가다보니 조금 세 보이긴할거에요
연애는 정말 쉼없이 해왔습니다
잠시 스치거나 사귀진 않아도
썸이거나 그리고 사귄거까지 포함하면
제 나이만큼의 사람이 지나갔을 거에요
그사람이 첫만남부터 싫었는데
왜 두번째까지 만났냐
지금까지 많은 연애를 했지만
저는 사람을 보는 안목이 없어서
늘 제 연애는 실패했어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연애를 해오다 보니
나를 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편하단걸 깨달앗어요
그래서 이 사람이 싫어도 내가 좋다고하니
돈이라도 좀 잘벌면 가야겠다란
안일한 생각이였습니다
암튼 댓글들 감사합니다
다 각자 자기 나이가 자기한테 청춘인건데 대머리에 이입한 한남들 나이갖고 존나 후려치네 글쓴이가 무슨 10살 연하남 만나겠다고 한것도 아니고ㅋㅋㅋㅋ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