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포구에서 서귀포 바다의 역사와 마을 풍경을 만나고
섶섬을 바라보며 이중섭의 예술 세계를 떠올립니다.
여정의 끝에서는 불로초를 찾아 제주에 왔다고 전해지는 서복의 이야기가 기다립니다.
바닷길을 따라 역사와 예술, 설화를 차례로 만나는 서귀포 여행입니다.
🎨 역사와 예술이 흐르는 서귀포 바닷길 🎨
- 법환포구: 범섬을 바라보며 제주 해안마을의 역사를 만나는 포구
- 자구리문화예술공원(자구리공원): 이중섭의 추억과 섶섬 풍경이 어우러진 해안 공원
- 서복전시관: 불로초를 찾아 제주에 왔다는 서복의 설화를 만나는 공간
법환포구
하늘과 현무암, 범섬이 어우러지는 법환포구 해안 풍경
서귀포 남쪽 해안에 자리한 법환포구에 들어서면 검은 현무암 지대와 잔잔한 포구, 바다를 향해 뻗은 방파제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빨간색과 흰색 등대 사이로 작은 어선이 드나들고, 포구 앞바다에는 범섬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문섬과 섶섬은 물론, 서귀포항 쪽의 새섬과 새연교까지 시야에 들어옵니다.
법환포구의 방파제 산책로와 등대
하얀 등대 뒤로 보이는 범섬
법환포구는 제주올레 7코스가 지나는 주요 거점입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거친 현무암과 푸른 바다, 크고 작은 섬이 끊임없이 시선을 붙잡습니다. 해 질 무렵에는 방파제와 등대가 부드러운 노을빛에 물들고 범섬은 짙은 실루엣으로 남아 한층 고요한 풍경을 만듭니다.
테왁과 망사리를 메고 서 있는 제주 해녀상
물고기 모양의 그물망 속에 서 있는 제주 해녀상
포구 주변의 해녀상과 물고기 조형물에서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온 법환마을의 정체성이 드러납니다. 테왁과 망사리를 든 해녀의 모습은 오랜 세월 물질을 이어 온 제주 해녀의 삶을 보여줍니다. 법환어촌계가 운영하는 해녀체험센터도 가까이 있어 법환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해녀 문화를 보다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은 계절과 물때에 따라 운영 일정이 달라지므로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현무암 해안 너머로 보이는 범섬
빨간 등대 옆을 유유히 지나가는 어선
법환포구에는 고려 말, 목호의 난과 관련된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고려 조정은 목호 세력을 토벌하기 위해 최영 장군이 이끄는 군대를 제주에 파견했고 쫓겨난 목호들은 범섬에서 마지막까지 저항했습니다. 포구 인근의 ‘막숙’이라는 지명은 당시 최영의 군대가 이곳에 막사를 치고 머물렀다는 데서 붙여졌다고 전해집니다. 막숙에는 동가름물과 서가름물이라 부르는 용천수도 남아 있습니다. 포구와 용천수, 해녀 문화가 한데 이어지는 풍경에서 제주 해안마을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법환포구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법환동
- 문의: 064-740-6000
자구리문화예술공원(자구리공원)
'자구리' 조형물과 바다 위 섶섬
서귀포 원도심과 바다가 맞닿은 곳에 자구리문화예술공원이 자리합니다. 넓은 잔디밭과 야자수, 해안 산책로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전망대에서는 정면의 섶섬과 오른쪽의 문섬·서귀포항을 함께 조망할 수 있습니다.
자구리 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길
절벽 아래 들어선 자구리 용천수 담수욕장
공원 아래로 내려가면 울창한 소나무와 해안 절벽에 둘러싸인 자구리 담수욕장이 나타납니다. 제주 지하를 흐르다 해안에서 솟아난 차가운 용천수가 바닷물과 만나는 곳입니다. 돌축대로 구획한 담수장은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더위를 식히던 생활 공간이며 지금도 여름철이면 물놀이와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잔디 산책로에서 담수욕장과 검은 갯바위, 푸른 바다를 함께 내려다보는 풍경도 자구리문화예술공원의 매력입니다.
자구리 해안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여행객
정미진 작가의 《게와 아이들-그리다》 작품
자구리 해안은 화가 이중섭의 서귀포 시절과 깊은 인연을 품고 있습니다. 6·25 전쟁 때 가족과 함께 서귀포로 피란 온 이중섭은 부인과 두 아들과 함께 이 바닷가를 거닐고 게를 잡으며 시간을 보냈다고 전해집니다. 가난하고 고단했던 생활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한 자구리 해안의 추억은 아이와 게, 물고기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족에 대한 애정이 담긴 작품 가운데 하나가 《그리운 제주도 풍경》입니다. 이중섭의 이러한 삶과 추억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를 정미진 작가의 《게와 아이들-그리다》가 자이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솟대 바위를 등에 지고 바다로 나아가는 사슴 조형물
서귀포 바다 풍경과 시가 함께 적힌 시화판
바위를 짊어진 사슴 형상의 작품과 말의 윤곽을 단순한 선으로 표현한 작은 조형물, 바다 풍경과 시를 함께 담은 시화판도 산책길을 채웁니다. 각 작품의 의미를 지나치게 규정하기보다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조형물의 형태와 재료를 천천히 살펴보면 자구리문화예술공원만의 개성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자구리문화예술공원(자구리공원)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칠십리로 120-12
- 문의: 064-760-3192
서복전시관
푸른 하늘 아래 단정하게 자리한 서복전시관
정방폭포 인근의 탁 트인 해안 언덕에 들어서면 고즈넉한 서복전시관과 서복공원이 펼쳐집니다. 연못과 나무다리, 부조 담장 등이 어우러진 공원 곳곳에는 은은한 중국풍 정취가 흘러, 전시관의 주제인 서복 설화와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전합니다.
서복 석상을 촬영하는 관람객
불로초를 찾아 항해하는 서복이 그려진 부조
서복은 중국 진나라 시절, 진시황의 명을 받고 불로장생의 약을 찾아 바다 건너 삼신산으로 떠났다고 전해지는 인물입니다. 제주에는 서복이 한라산(영주산)에서 불로초를 구한 뒤 떠나며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徐巿過之, 서불이 이곳을 지나가다)'라는 글을 새겼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흐릅니다. 서복이 서쪽으로 돌아간 포구라는 뜻에서 '서귀포(西歸浦)'라는 지명이 유래했다는 설화도 전해집니다.
진시황의 병마용 모형과 청동마차가 전시된 서복전시관 내부
서복 일행의 항해 모습을 담아낸 벽화
오늘날의 약용식물 표본을 모은 ‘High-Tech 불로초' 전시
전시실에 들어서면 진시황릉의 병마용과 청동마차 등의 정교한 모형이 가장 먼저 반기며 2,200여 년 전의 장대한 항해 이야기 속으로 관람객을 안내합니다. 벽면을 따라 퍼지는 부조와 거센 파도를 헤치는 항해 그림, 오늘날의 생명·건강 문화와 연결한 다채로운 약용식물 표본은 먼 옛날 불로초를 갈망했던 사람들의 수수께끼 같은 열망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서귀포 앞바다와 섶섬이 보이는 전망대
관람을 마친 후에는 서복공원 해안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푸른 서귀포 바다와 섶섬, 기암절벽을 바라보며 신비로운 고대 설화를 겹쳐보는 여운을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서복전시관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칠십리로 156-8
- 운영 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30)
※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문의: 064-760-6361
※ 위 정보는 2026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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