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이지만 봄내음이 느껴지는
일요일오후.. 손숙님이 출연한다는 <아내들의 외출> 공연을 보러
나도 오랜만에 외출을 했습니다.
공연장은 신당역에 인근에 있는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였구요
대학로소극장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규모나 여러환경이 좋네요.
30분전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분들이, 특히 중년의 여성들이 많이
보였구요. 딸들과 함께 온듯보이는 모녀의 모습이
정겨워보이고 부럽기까지 하더군요..
엄마와 딸, 며느리가 미국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를 놓쳐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며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인생을 엿보게되는 감동과 공감으로 고개를 끄덕이게하는 그런 따스한 연극입니다
치매가 시작된 60대후반의 어머니..
남편의 바람때문에 평생 속을 썩으며 자식들을 번듯하게 키워내지만 여전히 남편과
남편의 애인이였던 여자에 대한 질투로 몰래 술과 담배로
자신의 아픔을 위로하며 살아온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이지만
자신도 가냘픈 여자였음을 남편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그져 여자입니다.
소극적이고 자신감없는 딸은 모든면에 항상 주눅들어있고
열등감에 사로잡혀있는 우울증을 안고있는 딸..
또 며느리는 자신감넘치고 모든일을 척척해결해나가는 그야말로 모든것이
완벽한 수퍼우먼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모든것을 다 해내야한다는
강박감때문에 힘들어하고있는 여자이지요.
이렇게 세명의 여자들이 공항대합실에서
불안해하며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그려낸 모습은 바로 우리 여인들의 모습.. 그대로인것이더라구요..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철이없어지고
여자들은 나이들수록 마음이 없어진다"는 엄마의 독백과
"내가 인생을 선택한것이 아니라 인생이 날 선택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기를 써도 어쩔수 없이 여기까지 흘러왔어요"라는 딸의
대사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어머니와 딸..그리고 며느리..
바로 내자신, 우리 자신의 모습이였습니다.
공연을 통해 마음의 치료가 된듯한 이느낌...은
나만 느낀건 아닐꺼란 생각이 듭니다.
공연내내 열연해주신 엄마역의 손숙님, 딸역에 이선주님,
며느리역의 소희정님.. 다역의 강일님까지..
정말 멋진공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