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눈팅을 하는 사람이고 글 재주도 부족한 사람이라.. 내용이 다소 보잘것 없다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몇 자 적습니다..
90년대 중반의 농구 대잔치 세대, 그리고 지난 세기말과 뉴 밀레니엄 초반의 정훈, 김동우, 송영진 이후 대학농구와 멀어졌던 제게 어느날 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고려대와 경희대의 경기에서 뉴스로만 접하던,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의 훅슛을 옆에서 헬프 들어와 파리채로 날려버린 조금 삭아보이는(?) 한 선수가요..^^;
고대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불스를 연상 시키는 붉은 유니폼도 멋졌고 철-철 듀오와 현주엽, 신기성의 산만해 보이지만 호쾌하고 터프한 플레이를.. 90년대 농구를 즐기던 남학생들의 로망이었던.. 하지만, 연대 및 기아에 밀려 농대 우승은 못한 정말 아쉬웠던 고대.. 현주엽 이후 제 관심에서 사라졌던 고대..
그런 고대의 오랜만에 지켜본 경기에서 저를 놀라게 한 No.8의 포워드.. 바로 차재영이었습니다.. 그동안 아마농구에도 좋은 탄력과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들은 적잖이 나왔습니다. 무릎 부상이전의 현주엽, 윤영필, 황인성의 휘문고 덩크맨들과 정훈, 김동우, 송영진.. 그리고 한 때 정말 기대했던 전병석까지(02년? 존스배의 에이스 모드였던).. 하지만 그들은 부상과 성장부족으로 인한 프로적응 실패로 하나하나 그 엄청난 능력을 잃어버리죠.. 물론 전병석과 정훈의 신체능력은 아직도 대단하지만..ㅜㅜ
위에 언급한 이들에 비해 차재영은 엄청난 전투적인 근성과 승부욕에서 그 차이를 느꼈더랬습니다..(96년 MBC대회 연대전에서 김택훈의 턴어라운드 골밑슛을 사이드라인으로 쳐냈던 현주엽 이후 가장 멋진 블락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후 관심을 갖고 고대의 경기만 있으면 녹화해서 차재의 경기를 보았고, 농게에서도 지노짱님, 토루오님 등 많은 고수분들의 아마 농구 관련글을 눈팅했었습니다..
저는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좋아합니다..투수의 빠른 속구를 던지는 능력처럼 농구선수의 점프력과 순발력은 하늘이 주신 재능이라고 생각하구요..그래서 뛰어난 투수의 선천적인 스터프와 후천적인 노력이 만들어낸 제구력, 경기운영 능력처럼 운동능력과 슈팅, BQ의 밸런스가 잘 조화된 농구선수의 -허재와, 휘문고~고대 4학년의 현주엽 이후 제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한국 농구에서 이 모든걸 갖춘 도미넌트한 스코어러의- 출현을 고대하였구요.. 차재 역시 그러한 싹이 조금이나마 있다고 생각했기에 차재의 빠른 성장과 국대에서의 멋진 모습을 바랐습니다..
차재는.. 제가 생각했던 그러한 성장을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어떨때는 엄청난 가능성이 보이다가도 가끔 보이는 어이없는 플레이로 저를 헷갈리게 만들죠.. 부상없이 대학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면.. 골밑 백업이 아닌, 처음부터 2-3번에서 가르쳤다면.. 고대에 좋은 포가가 있었더라면.. 무의미한 가정만 하면서 아쉬움만 더해지게 만드는..
07년 대만에서의 차재는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미국전에서의 풋백덩크를 비롯한 덩크 2방, 대만전 3대 1속공 상황에서 상대의 레이업을 제자리에서 뛰어 블록한 것.. 일본전에서 양희종의 어시를 받아 터트린 투핸드 슬램.. 많은 시간을 뛰지는 않았지만 차재영의 플레이는 보는 사람을 놀라게, 즐겁게 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작년 드랲에서 차재는 삼성에 지명됩니다.. 그의 오리온스 행을 바랐던 저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한편으로 삼성의 좋은 가드들과 업템포 게임을 통한 차재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도 있었죠.. 몇 경기에서 보여준 놀라운 득점력과 덩크슛 등이 있었지만 부상과 적응 부족으로 기대에 비해 아쉬운 그의 루키시즌..
대학 때 비해서 정말 좋아졌다고 느끼는 슛터치, 레더나 헤인즈와의 2대2 플레이에서 나오는 롤해 들어가는 빅맨에 대한 패스.. 속공 전개 및 마무리, 의외의 킬패스는 차재의 가능성에 설레임을 갖게 하지만, 어이없는 레이업 마무리 실패 및 실책, 플로어 밸런스에서의 아쉬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공격시 스윙할 때 이상하게 필요없는 곳으로 돌아다닐 때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따금씩 보이는 하드파울과 수비 당할 때의 시뮬레이션 액션은 그 희망에 회의(?)를 갖게 하는..
하지만 아직 어린 선수이고 많은 분들이 언급하셨듯이, 특유의 성실성과 투지는 그에게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허락할거라 생각합니다..수요일 경기에서 그는 3쿼터에만 10점을 올립니다.. 아직 안정성이 부족해서 풀타임 주전으로 뛰기에는 미약하지만, 좋은 득점능력이 있고 뛰어난 선배들이 있기에 더 성장해서 앞으로 리그 및 국대에서 좋은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두서없는 글 밤에 몇 자 끄적거렸습니다.. (ㅡㅡ) (_ _)
사족을 붙이자면..
1. 가끔 얘 하는거 보면 동네농구에서 보이는, 탄력도 죽이고 웬만큼 잘하는 듯 하는데 이상하게 쉬운거 잘 놓치고 팀에 그다지 녹아들지 못하는 플레이를 보이는(한창 농구할 때의 제 모습이.. 자랑 쪼~끔 하자면.. 저 한 때 틈나는대로 규격 골대에 덩크 시도했었습니다. 림위로 손목이 한참 넘어갔지만 손이 작아 실패했던.. 제 키 174입니다..^^;)모습이 아쉽네요..
2. 많은 분들이 차재 대학시절에 수비가 정말 좋다고 하셨는데, 프로에서의 모습은 영 아니올시다~라는.. 최근 기사도 그런식으로 많이 나오고.. 제가 잘못 알고 있었나요..?
첫댓글 탄력 장난 아니시네요~ 부럽습니다. 근데 차재영은 대학때도 (경기를 많이는 못봤지만) 그렇고, 요즘도 그렇고 기본기가 좀 부족하다고 할까? 무지막지한 운동능력으로 깜짝 놀라는 블럭과 고공 플레이를 할 때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만, 기본적인 부분이 위협적이질 않습니다. 아시겠지만 동네 은둔 고수들이 힙훕 두려워하지 않는것처럼, 차재영의 그 운동능력도 다른 선수들에게 큰 위협이 되진 않는거 같습니다. 저도 차채영이나 윤호영, 김민수 같은 좋은 신체를 가진 선수들이 선배들에게 많이 배워서 어서빨리 한국프로농구를 책임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정말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잘할땐 진짜 잘하는데 정줄 놓으면 제대로 놓는다는-_-;; 삼성의 더맨으로 자라주길!
탄력 좋으시네요. 전 185인데 이제 링에 손도 안닿아요. T.T 차재영의 경기를 보면 눈에 안보이는 정말 범실이나 그런게 많습니다. 전 그래서 낮게 평가하는데...
차재영 선수 내년부터는 자리를 잡았으면하넹용~ 어차피 삼성은 산드린으로 인해 국내 빅맨들의 자리가 없는 이상 가드와 포워드진에서 어차피 박터질텐뎅~ 그래도 살아남아 삼성의 주역으로 성장햇으면 하네용~
터지는 날에는 마누 모드입니다^^ 지노짱님이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죠. 2학년이었던 2005년 정기전에서 주태수의 부상 이후 "혼자서" 공수 모든 면을 다 커버하면서 역전승을 이끌어 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쉐도우 블락이 워낙 좋은 선수지만, 대인마크로는 웬만한 공격수들을 다 지워버리는 수비력도 가지고 있었죠. 그러나 역시 BQ가 조금 딸려서;; 선배인 김동욱이 안좋은 운동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센스로 모든 것을 커버하고도 남는 것과는 '정반대'죠. 가끔 그 운동능력과 움직임으로 경기를 지배해버리지만, 또 어떤 날은 엉뚱한 타이밍의 슛과 패스, 그리고 파울^^;;
그래도 김동욱과 더불어 삼성의 포워드진을 한층 두텁게 할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갈수록 포워드진의 운동능력과 높이가 높아지는 시점에.. 이규섭 같은 슈터형 포워드보다는 돌파공격을 할 줄 알고, 리바운드 가담이 뛰어난 포워드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KCC와의 맞대결에서는 차재영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하고요.
내년에는 빛을 볼것으로 보입니다.용병 1인 출전제고,코트가 실질적으로 넓어지기때문에 차재영같은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가 빛이 날겁니다.
야구는 롯데, 농구는 삼성인 저로써는 올시즌 차재의 모습을 보면 김주찬이 자꾸 오버랩됩니다. 감으로만 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지요. 차재가 아마 농구를 늦게 시작한걸로 아는데 분명한건 정말 매력적인 선수인거 같습니다. 언제나 기대하게 만드는..
저도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이성이 아닌 야성으로 농구를 하는 느낌이랄까;; 이상민 같은 그런 센스는 없지만, 다른 식의 본능이 있는 선수 같습니다.
정규리그때, 안준호감독이 차재영을 아이솔레이션 시킨 적이 있죠. 매치업 상대가 누군지 기억이 안나지만... 그 때, 차재가 센세이션하게 다가오더군요. 상대가 작은 상대였지만, 정말 여유롭게 상대하는데, 참 멋지게 상대를 박살 내더군요 ㅎㅎ.
김병철이었던걸로 기억-_-;;
아마 오리온스전에서 28점한 경기 말씀하시는건가요? ^^
전정규,김병철이죠..
그때 오리온스 엄청 욕먹었죠. 전정규, 김병철로는 매치업 자체가 되지 않았는데, 완전 미스매치나 마찬가지죠. 차라리 김용우를 붙였으면 했는데, 끝까지 꼬꼬마 라인업 밀고가다 털렸죠.
병처리형~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농구를 늦게 시작해서 기본기가 부족하다는데 맞나요? 이선수 언제부터 농구 시작했었죠? 저도 궁금하네요..
제가 알기로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걸로 압니다. 상당히 늦게 시작했으니 이정도면 엄청난 포텐이죠.ㅎㅎ
174인데 정규림에 손목이 넘어가신다니!! 쩌네요 ㅋㅋ
174cm에 정규림 3m10cm을 것도 손목을 넘는다면 그대는 흑인이시군요 ㅎㅎㅎ
테클은 아니고 정규림은 305cm요^^;
부럽네요~탄력도 엄청 좋으시고,, 저도 대학때에는 농구공 말고 배구공으로는 했었는데, 지금은완전 아저씨가 되었다는. ㅜㅜ
저도 걘적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