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술 시리즈 21탄입니다.
어제는 밭에서 힘든 일을 하고 술을 제법 마셨습니다.
술은 곧 수면제로 죽음보다 깊은 잠을 잤습니다
잠 하면 생각나는 분이 한분 계십니다.
무애(无涯) 양주동 박사.
국문학자로 신라 향가 등 한국 고가를 연구하여
초기 국문학계에 큰 업적을 남기신 분으로,
자칭 국보(國寶)라고 당당히 선언을 할 정도로 천재였으며
처음 술을 마신 후 한번도 깨지 않은 김삿갓 버금가는
알아주는 술꾼 이었습니다.
불과 다섯 살 때 술을 배워 선친을 따라 주막에 다녔다고 하니,
좀 일찍 까진 셈입니다.
나는 21살에 배웠는데
어렸을 때부터 총명하여 열한 살 때 이미 서당 원장노릇을 했다는데,
술을 좋아 한다고 원생들이 술을 가져다 주었다고 합니다.
술에 대한 DNA를 타고 난 집안 내력으로,
그의 선친도 유명한 술꾼으로 매일 술을 마셨는데
주막에 갈 때 그의 곁에는 항상 다섯 살짜리 아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3일주 사건”
열 살이 되던 해에 술에 취해 3일간 광에서 잠을 잔
“3일주 사건”이 발생합니다.
모친이 집을 비운 사이 광속에 들어가 큰 사발로 막걸리를 연거푸 마시고
광에 쓰러져 3일을 잔 것 입니다.
아이가 사라졌다고 소동이 벌어졌고?
양박사는 문(文), 산(算), 주(酒)의 3장은 유전이라고 말하면서도
문장은 자신이 감히 선친보다 약간 앞섰다고 주장했습니다.
양 박사의 선친은 한말 개화기에 “산가요초(算家要抄)”라는
산술 전문서적을 저술할 정도로 문에 뛰어났는데
6.25난리 통에 잃어버려 전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선친의 술버릇은 좋지 않았는데
술에 취하면 온 집 안 식구들을 다 모아놓고 야단을 쳤다 합니다.
제 동서 한명도 술만 취하면 세 딸들을 깨워 밤새도록 잔소리를 하는데,
견디지 못한 이화여대 영문과에 다니던 큰 딸이 자살하는 바람에
처형과 이혼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다 대전에서 객사 했습니다.
술버릇 치고는 정말 최악입니다.
나도 군대 있을 때 술에 취해 2일 만에 깨어난 적이 있는데
1주일 동안 온 몸에서 술 냄새가 나더군요.
술이 뭔지?
첫댓글 아고라고라 !앞으로 더욱 조심하셔야 겠어요
술독에 빠지면 안되잖아요? 큰 비극을 당하셨네요
네 조심 하겠습니다
옛날 라듸오 방송
재치문답 시간이 돌아 왔습니다란 멘트로 시작되는 재치문답이란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양주동, 박연숙, 한국남등등 당대 내노라하는 유명인사들이 나와 재담과 끼를 발휘하는 시간 양주동 박사님의 말뻔치는 가히 국보급였습니다.
목소리도 걸걸허시고 웃음도 호탕하셨던 양주동박사님의 걸출한 스토리텔링이 그리워집니다.
아무튼
대단한 머리를 가지신 분 같습니다
@술붕어 머리가 좋은편은 아니고요..
아마 어릴때부터
독서를 많이 한 덕분일껍니다.
동화책 만화책 잡지 신문 가리지 않고
많이 봤어요.
위로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오빠들이 있어
성숙한 문화가 일조^^
60년대 초딩때는 밖에서 뛰어 놀다가도
라듸오 어린이방송 연속방송극할때면 쏜살같이 뛰어 들어와 듣곤 했지요.
잡기에 능했나봅니다^^
무튼 칭찬으로 알고
겸손해지겠습니다.
@자하 ㅎㅎ
그렇군요
자칭 국보라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양주동박사시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니 그 이름 많이 잊혀졌습니다
물론 학계에선 지금도 회자되고 그의 학문에 대한 연구도 하겠지만요
저도 술 하나는 남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왔습니다만 얼마전 제가 올렸던 글(죽을뻔한)
처럼 그런일이 있고난후 절제에 절제를 하다가 지금은 거의 금주상태입니다
그래도 제 아내는 가끔 저의 술버릇을 언급하면서 "글을 쓰면 대하드라마를 쓸수 있다"고 합니다 ㅎ
그리고 동서되셨던 분 참 안타깝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ㅋㅋ
저와 비슷하시군요
당연 이제 절주해야지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