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페시픽그룹 신사옥 마무리 단장...한강변 새 랜드마크로
'세상의 아름다움 담는 달항아리' 서경배 회장의 찰학 그대로 구현
선대 회장이 처음 사옥 세운 곳 30층까지 높일 수 있었지만 주변과 조화 위해 22층만 지어
3층까진 소통위한 공용 문화공간 5.11.17층엔 한옥식 정원 꾸며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용산역 건너편에 하얀 밫깔의 정육면체 형태의 건물이 보였다.
건물 중간을 뜷어 만든 초록빛 정원도 있었다.
오는 20일 개장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신사옥이다.
건물 주변에선 막바지 정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회백색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한 외벽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했다.
'절제된 아름다음을 지니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달항아리의 느낌을 살렸다'는
건축가 영국 데이비드 치퍼필드(Chippetfield)의 말 그대로였다.
61년 전 용산 첫 사옥 터에 세워
아모레퍼시픽의 신사옥은 1945년 개성에서 아모레퍼시픽을 창업한 서성환 선대 회장이 1956년 사옥을 세워
사업 기틀을 닦은 바로 그 자리에 지었다.
아모레퍼시픽은 1976년 용산 사옥 신관을 세우고 고속 성장을 지속해 'K 뷰티' 대표 기업이 됐다.
같은 자리에 세 번째 사옥을 건립한 서 회장은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美의 전당'이 될
이곳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품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신사옥은 '서경배 빌딩'으로 불린다.
서 회장의 꿈과 비전이 담겨 있다는 뜻에서다.
신 회장은 지난 2011년 4월 임직원들에게 '백자 달항아리를 보면 한국의 미가 떠오른다.
여러분이 세계인과 소통하고 끊임없이 아이디어와 지혜를 나눌 때
신사옥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담는 달항아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7년 뒤 서울의 새 도심으로 부상하는 용산 한강대로에 '백자항아리'를 콘셉트로 건설한 신사옥이 문을 연 것이다.
지하 7층, 지상 22층으로, 연면적 18만8902m2(약 5만7150평) 공간에 임직원 7000여 명이 둥지를 튼다.
공사비로 총 6000여 억원이 투입됐다.
단아하고 간결한 외관...연결.소통 강조한 내부 설계
아모레퍼시픽은 '신사옥을 관통하는 콘셉트는 '연결(Connectivity)''이라고 강조했다.
자연과 지역, 회사와 고객, 임직원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이 이뤄지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30층 높이까지 지을 수 있겠지만 22층에 그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권성혜 과장은 '서울역에서 한강대교로 이어지는 한강대로를 따라 주변 공간과 조화를 위해 스스로를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지역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공용 문화 공간을 꾸몄다.
상업 시설을 최소화하고 문화 소통 공간을 늘려 공익성을 높였다.
1층 로비는 3층 천장까지 15.9m 높이로 탁 트이게 만들었다.
건물 어느 쪽에서도 오가는 시민들이 들어오고 나갈 수 있도록 했다.
2층에는 고객들이 브랜드 제품을 체험하는 공간도 있다.
빨간색 좌석 450개를 설치한 2~3층 대강당에선 멀리 용산공원이 보인다.
지하에는 신진 작가 전시회를 개최할 미술관도 들어선다.
용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대 모아
아모레퍼시픽의 신사옥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간은 옥상 정원 형태의 중정(中庭)이다.
건물 한가운데를 뻥 뚫어 만든 개방 공간으로 건물 5층과 11층, 17층 등 3곳에 있다.
특히 5층 중정은 청단풍 10여 그루를 심어 고즈넉한 정원 분위기를 갈렸다.
주변 풍경을 빌리는 한옥의 '차경(借景)' 방식을 도입해 멀리 용산공원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6층부터 21층까지 사무공간은 임직원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사무실 칸막이를 없앴다.
건물 어느 자리에서도 자연 채광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사옥 주변에서는 '랜드마크급 대형 건물이 들어서 지역 발전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미군기지가 공원으로 바끨 예정인 가운데, 최근 용산역 주변에 대형 호텔과 면세점이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채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