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봄 어린이 문학 쏙 02
내 창문 밖의 별
온잘리 Q. 라우프 글 | 피파 커닉 그림 | 정회성 옮김
⦁ 발행일 2022년 3월 25일 ⦁ 가 격 15,800원
⦁ 판 형 139*209(양장제본) ⦁ 쪽 수 380쪽
⦁ ISBN 979-11-92148-04-5 73840 ⦁ 분 야 아동>어린이문학>해외 창작
데뷔작 《교실 뒤의 소년》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주목받은
온잘리 Q. 라우프의 두 번째 작품
절망에 지지 않는 아이들만의 놀라운 힘을 노래하다
“저 별은 우리 엄마의 심장을 갖고 태어났어!
그런데 다른 이름을 붙이겠다고?
그럴 수는 없어!
어떻게든 막아 낼 거야!”
■ 책 소개
희망이란 ‘별’을 간절히 찾고 있는 모두를 위한 응원
상상조차 하지 못한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아빠와 엄마가 하루아침에 사라졌고, 애니야는 남동생 노아와 위탁 가정에 맡겨졌다. 애니야는 그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날의 충격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낯선 공간에서의 생활은 긴장의 연속이지만 하늘의 별이 된 엄마가 자신과 노아를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어렵게 버텨 나간다. 가장 크고 밝은 심장을 가진 사람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다고 했던 엄마의 말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천문학계를 뒤흔드는 새로운 별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애니야는 이 새로운 별이 엄마의 심장을 갖고 태어난 별이며, 드디어 엄마가 자신들을 찾아온 것이라 확신하며 반긴다. 하지만 새로운 별의 이름을 정하는 행사가 크게 열린다는 소식에 애니야는 다시 슬픔에 잠긴다. 엄마의 심장을 갖고 있는 별인데, 엄마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애니야는 공모전이 마감되고 새로운 이름이 발표되기 전에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결심하고, 행사가 열리는 그리니치 천문대로 갈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위탁 가정에 함께 살고 있는 또 다른 위탁 아동 벤과 트래비스가 애니야의 사정을 듣고는 이른바 ‘별 사냥꾼 원정’에 합류하겠다며 나선 것. 애니야의 엄마 별이 아이들 모두의 엄마 별로 바뀌면서 꾸려진 별 사냥꾼 원정대는 드디어 할로윈 데이 밤에 모험을 떠난다. 과연 ‘별 사냥꾼 원정대’는 험난한 원정길을 무사히 통과해 엄마 별의 이름을 지킬 수 있을까.
상처 입은 마음끼리의 연대와 새로운 이름의 가족 맺기
《내 창문 밖의 별》은 난민 소년 아흐메트와 친구들의 순수한 우정으로 만들어 낸 기적 같은 이야기 《교실 뒤의 소년》으로 주목받은 온잘리 Q. 라우프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특별히 가정이 붕괴하면서 아픔과 상처를 입은 아이들끼리의 우정과 연대를,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 맺기를 통해 슬픔과 두려움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위탁 가정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만난 벤과 트래비스는 말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애니야에게 계속 말을 시키고, 무엇이든 먹을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 터무니없이 들리는 애니야의 엄마 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하고, 엄마 별이 실린 신문을 몰래 가져다주고, 자신들의 용돈을 몽땅 내놓으며 ‘별 사냥꾼 원정대원’이 되어 함께 모험을 떠나기로 한다. 위탁 엄마 이우추쿠 부인에게 걸리면 거짓말을 한 벌로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입양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왜 애니야를 돕는 걸까?
“그런데 너희들은 왜 나를 돕는 건데?”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위탁 아동이고 위탁 아동은 서로를 도와야 하니까. 그게 이 세계의 법칙이지. 그것이 아니라도 엄마를 찾는 아이가 있다면 도와야 해. 그 엄마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도 말이지.” (본문 중에서)
슬픔은 슬픔을 알아본다. 위탁 가정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모인 이들 모두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가 있었다. 가족의 괴롭힘으로 말을 더듬는 트래비스, 자신을 버린 아빠와의 추억이 깃든 후드 점퍼에 애착을 갖는 벤, 자신이 받는 사랑을 빼앗길까 봐 다른 위탁 아동들을 괴롭혀 온 소피, 그리고 위탁 엄마 이우추쿠 부인마저 위탁 가정에서 지낸 사연이 있다. 같은 상처를 가진 이들의 응원과 위로는 굳게 닫혔던 애니야의 마음을 서서히 열게 만들고 다시 희망을 찾아 좇을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엄마를 잃은 슬픔은 어떻게 반짝이는 별이 되었을까
아이들의 상상은 희망을 만든다!
엄마의 심장이 별이 되어 나타났다는 열 살 소녀 애니야의 순수한 믿음은 엄마를 다시 볼 수 없다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하늘의 별로 자신들 곁에서 머무르게 하면서 영원히 이별하지 않겠다는 간절한 다짐으로도 보인다. 애니야와 친구들은 캄캄한 어둠과도 같은 절망의 상황에서 구해 줄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별을 선택했다. 절박한 아이들의 선택에 논리와 합리적인 근거란 있을 수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다. 이것에 동의가 되기에 되레 이 아이들의 선택과 위험천만한 모험을 따라가며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왜 저 별을 엄마라고 부른 거지?”
“우리 엄마는 특별한 심장을 가지고 있어. 아주 밝은 심장이지. 심장이 밝은 사람은 세상을 떠날 때 심장이 몸에서 빠져나와 별이 되는 거야. 그렇게 만들어진 별은 모두를 지켜볼 수 있어. 남겨 두고 떠날 수밖에 없지만 결코 그 곁을 떠나고 싶지 않은 모든 사람을 말이야.” (본문 중에서)
애니야의 엄마 별이 어느새 벤과 트래비스에게도 지켜야 할 공동의 희망이 되면서, 애니야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을 믿고 도와주며 기댈 수 있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 모두는 너를 도우려고 여기에 있는 거야”
작가는 《내 창문 밖의 별》을 통해 가정 폭력의 피해 아이들의 상처 난 마음과 상실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망을 심어 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폭력을 직접 드러내지 않으며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 섬세하게 묘사한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풀어내려고 애쓴 흔적은 이야기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애니야의 조각난 기억을 빌려 가정 내의 폭력을 집안의 가구를 옮기는 것으로,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치는 상황을 아빠로부터 숨는 숨바꼭질 놀이로 표현한다.
무채색의 농담처럼 잔혹한 현실이 벌어진 지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애니야를 둘러싼 생동감 넘치는 등장인물, 노아, 벤, 트래비스로 인해 이야기는 전혀 무겁게 않게, 오히려 유쾌하게 흘러간다. 아이들 사이에 교류하는 감정과 끈끈한 우정과 연대의 장면은 투명한 유리알처럼 순수하고 찬란하게 빛나며 어둠을 몰아낸다.
작가는 이처럼 ‘별 사냥꾼 원정대’를 꾸리고 용기 있게 모험을 감행하는 아이들을 소중한 것을 스스로 지켜 내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 그려 낸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 켠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것은 벤과 트래비스, 애니야, 소피, 노아 모두 어른들의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유약한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는 물론이고 모든 사회의 약자가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청할 용기를 반드시 내길 바란다고, 우리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작가는 마지막까지 당부한다.
■ 책 속에서
그 별을 발견한 순간 알아볼 것이다. 엄마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가장 크고 가장 밝은 심장을 가졌으니까. 나는 가장 크고 가장 밝은 심장을 가진 사람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믿는다. 단지 하늘로 올라갈 뿐이다. _22쪽
내가 함께 있었더라면 엄마는 그렇게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엄마 별에 엄마의 이름을 붙이게 해서 세상 모든 사람에게 엄마가 누구인지 알리고, 그럼으로써 엄마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_138쪽
세상에 얼마나 많은 위탁 아동과 위탁 부모와 위탁 가정이 있을까? 그리고 왜 나는 위탁 아동이 되어 위탁 가정에 살게 되기 전에는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는 걸까? 모든 것이 궁금했다. _241~242쪽
벤과 트래비스는 어느 누구도 내게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나를 도왔다. 둘은 나를 돕는 일로 곤경에 처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 벤과 트래비스 없이 그리니치 천문대의 별 사냥꾼들에게 가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나는 눈을 감고 엄마 별에게 간절히 빌었다. 제발 벤과 트래비스를 다시 찾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_267쪽
엄마가 학교에서 우리를 데리고 나와 호텔 같지 않은 호텔로 도망쳤을 때, 엄마는 아빠가 우리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숨는 쪽이었고, 아빠는 찾는 쪽이었다. 아빠와 우리는 여태까지 누구도 하지 못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숨바꼭질 놀이를 해야만 했다. _347~348쪽
■ 차례
1. 별 지도
2. 위탁 가정의 규칙
3. 새롭게 나타난 별
4. 엄마 별
5. 은하계 최대의 공모 대회
6. 시간의 장난
7. 비밀 탐정
8. 일급비밀 한밤중 임무
9. 훼방꾼
10. 시간의 할아버지가 화난 걸까?
11. 호랑이와 옷장과 마녀
12. 그다지 비밀스럽지 않은 탈출
13. 옥스퍼드로 가는 머나먼 길
14. 네 가지 이야기의 밤
15. 수상쩍은 물건
16. 뉴스 속보
17. 런던의 안과 밖
18. 오른쪽으로!
19. 아슬아슬한 곡예
20. 미치광이
21.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22. 한 생명을 훔친 도둑
23. 일곱 자매
24. 창밖의 별
이야기에 등장하는 별들 |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하여 | 지은이의 말
■ 저자 소개
지은이 _ 온잘리 Q. 라우프
여성들이 평등하고 안전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메이킹 허스토리(Making Herstory)’를 설립하고 이끌고 있다. 특별히 학대와 인신매매로 고통받는 여성과 아동들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이들을 위한 책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작가는 책의 인세 수입의 일부를 메이킹 허스토리에 기부하고 있다. 2020 세계 책의 날 작가로 선정되었고 2022년 문학과 여성 권리 부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 훈장 MBE(Memb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교실 뒤의 소년》 《야간 버스 영웅》 등이 있다.
옮긴이 _ 정회성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공부했으며 지금은 인하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번역을 가르치는 한편, 번역과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2012년에 《피그맨》으로 IBBY(국제아동도서협의회) 어너리스트(Honor List) 번역 부분에 선정되었다. 옮긴 책으로 《레몬첼로 도서관 탈출 게임》 《가장 완전하게 다시 만든 앨리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첫사랑의 이름》 《위대한 개츠비》 《1984》 《온 뷰티》 《런던 NW》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친구》 《작은 영웅 이크발 마시》 《책 읽어 주는 로봇》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