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지역이지만, 74년 2월은 매우 추웠다.
유신정부의 학생들을 솎아내는 녹지계획이라는 것에 엮이어
졸지에 남쪽 창원의 신병 훈련대에 끌려갔다.
대부분 훈련병들은 6주 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지만,
녹지계획에 엮인 나는 4주 특별훈련을 더 받아야 했다.
10주 훈련이 끝나고 출소식을 하는 날이다.
2월의 훈련소 연병장은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추운 날씨인데,
단상의 신병대 훈련소장의 훈시는 끝날 줄 모른다.
화가 치밀 정도의 판에 박은 훈시가 끝나고
마침내 태극기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는 시간이다.
'당신의 사랑스러운 아들들이 각고의 힘든 훈련을 마치고
마침내 자랑스러운 조국을 위해 총을 들었습니다.
제군,
태극기를 향하여 받들어 총'
경쾌한 나팔소리,
연병장 하늘 높이엔 태극기가 펄럭였다.
어느새 엄혹한 시절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사라지고
펄럭이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뭉클해져
난생처음 나는 태극기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내가 태어난 이 땅,
자랑스러운 조국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 바치겠다고 생각했던 날이다.
자랑스러운 조국이라는 말과 펄럭이는 태극기 탓이었을까?
어머니는 일본에서 태어나
19살이 되는 해방 이듬해 귀국하여 아버지를 만났다.
외가 친척들이 대부분 일본에 남았던 탓으로
어릴 적 나의 집안 분위기는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나 거리감이 옅었다.
남쪽 지방에서는
단파 방송의 일본방송을 청취할 수 있었고,
일본 신문과 일본 문예춘추류의 책들
우리말에 서투른 어머니의 억양,
손에 익은 어머니의 일본식 음식도 원인이었을 것이다.
우연히 일본방송에서 듣게 되는 일본의 국가는
정확히 그 곡의 유래와 가사 내용을 알지 못했지만,
붉게 칠해진 일장기의 어두운 분위기와
매우 엄숙하고 바닥으로 깔리는 곡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어린 나이였지만,
집안에서 일본의 국가를 들었을 때 썩 좋지 않았던 느낌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일본방송을 들으면서
교육받고 자란 어릴 적 생각을 하셨는지는
어머니께 여쭈지는 않았다.
모자간이지만 일본 국기와 일본 국가에 대한 생각이 같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미국의 국가를 들어보면 자연스럽게 성조기도 떠오른다.
장엄한 성가처럼 들리기도 하고
가사는 음유시인의 시처럼 보여,
미국 시민이면 펄럭이는 성조기를 떠올리며
당연히 조국에 대한 자긍심으로 뿌듯해질만한 곡이라 생각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었다.
'해변 위에, 짙은 안개속으로..
밤새도록
아직도 휘날리고 있는가..
업무 특성상 중간 간부 시절에 야근과 철야를 많이 했었다.
늦은 시간 지칠 때면 나도 모르게 입안에서 미국 국가를 읊조리기도 했는데,
한참 아래 직원이 대뜸 미국을 동경하시나 봅니다,라고 했었다.
얼마나 화가 났던지...
'요놈 봐라
새까맣게 어린놈이 하늘 같은 상사에게 겁도 없이
태어나 자신이 부끄러웠던 기억 중의 하나다.
홧김에 그 아래 직원을 꼭 찍어서 인사고과에 반영했을까?
이후로 미국 국가를 읊조리는 일은 여태 없지만,
미국 국가가 아름다운 곡이라는 생각은 아직도 한다.
물론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들으면서 뭉클해지고 눈물을 흘리지도 않고.
나는 캐나다 시민이지만,
캐나다 국가의 가사를 전부 외워서 부르지 못한다.
사실 캐나다 국가가 썩 아름다운 곡이라 생각하지도 않고.
딸아이가 오랜 공부를 끝마치는 졸업식이다.
대학 졸업 때는 아내만 참석했기에 항상 미안했었다.
이번엔 아내와 함께 일찍부터 서둘러 졸업식장에 참석했다.
보통 이곳의 행사장과는 달리 식장이 매우 엄숙하다.
전면에는 커다란 캐나다 단풍 국기가 걸려있다.
식이 시작되고
모두 자리에 일어나 캐나다 국가를 부른다.
엉거주춤 일어나 어색한 국가를 따라 불렀다.
아이가 큰 키의 서양인들 틈에 유달리 작게 보인다.
'얘야,
그래 고생했다.
그만 뭉클해져 눈물이 났다.
아내도 젖은 눈시울을 손수건으로 훔쳤다.
74년 추운 겨울날,
훈련소 연병장의 태극기 앞에서 뭉클해져 눈물이 났던 때처럼.
조국을 위해 한 목숨 바치겠다는 자랑스러운 눈물과 같은 감정이었을까?
개인적인 감상에 젖은 탓 이었을 것이지만,
어쨌든 나는 오랜만에 눈물을 흘렸다.
문득
푸른 하늘 위로 높다랗게 걸려 펄럭이는 태극기가 생각난다.
태극기와 애국가,
갈고 닭아 길이 보존해야 할 우리의 의무이고 책무다.
** 아래 성조기~라는 글을 읽고
몇 가지 생각이 떠올라 적어 보았다.
사족으로 태극기 꼭 흔들어야 할 때는 태극기만 흔들어야지
제발 성조기는 같이 흔들지 말았으면 좋겠고.
또 언찮다며 태클 달리지 모르겠다.
사족으로 달았지만, 눈치 빠른 분은 알다시피 오늘 제글의 요점이다.
미국,
큰 나라이긴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언제까지 그들의 성조기를 흔들어야 되겠는가....
첫댓글 태극기를 보며 눈물을 흘리시는 님의 모습에서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봅니다..
태극기를 들고 성조기를 흔드는 이유를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동족상잔의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먹을 것 없는 배고팟던 보릿고개 시절에
그들의 원조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고
그들의 도움으로
윈조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으로 발돋움하게 된 작금에
같은 동족이면서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나눠져
철천지 원수처럼 여기면서
툭하면 핵으로 서울 불바다 운운하며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으로 부터 피땀흘려 이루어낸 우리의 번영과 생존권을 보호 받으려는 간절함이 깔려있지 않을까요..
젊은 때의 일입니다
생각하니 무척 오래전이네요, 그래도 기억은 생생하구요
성조기, 저도 그렇게 이해하지요
그러나 바깥에서 남의 나라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 오랜 우리들의 숙제인것 같아요
@단풍들것네 민족생존을 위협하는 북 독재집단의 핵으로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는 한
핵이 없는 우리들의 생존을 위한 절체절명의 숙제임이 틀림없습니다
동감입니다 사람은 은혜를 잊지않는 동물입니다
냄비처럼 금방 끓었다가 금방 식는 일은 없어야합니다
물론 우방이라도 건건마다 시시비비는 가려야겠지만 위의 형광등등님의 글에서 보듯
우리가 북한정권에 적화되지않고 지금 이렇게 살고잇는건 그들 우방의 덕분임은 잊지말아야합니다
처음에 단풍들것네의 글을 볼때는
좀 거친듯이 보였는데 나중에 태극기와 애극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시는 장면에 숙연해 지며
님의 애국심에 놀랍니다. 하하 지금도 변함이 없겠지요.
고맙습니다
누구나 겪었던 젊은때의 일이지요,
지금은 태극기를 보고 울기에는 시간이 많이 흐른것 같습니다, ㅎㅎ 뭉클은 하지요
국가와 국기는 나라
를 사랑하는 애국심을
부릅니다.
동감합니다.
카나다에서 열심히
사시고 계신 글을 잘
보았습니다.
따님의 졸업식에서도
카나다 국기에 대한
감상도 동감합니다.
애국가와 국기를 저도
사랑합니다.
거리에서 미국 국빈을
환영하는 것도 아닌데
성조기를 흔드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의 도리
가 아닐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행복한 하루가 되세요.
고마워요
약은 엇저녁에 잘 챙겨 드셨습니까. 좋은 휴일 맞으시길요
근데 아직까진 태클 없어 다행이라 여깁니다. ㅎ
@단풍들것네 단풍들것네님 고맙습니다.
아침밥 먹고 약을
먹어야지유.
여러 가지 약을 여러
차례 먹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아직도 성조기는 낯섭니다.
마국 국가도 그렇구요.
여전히 한국이 내나라 지요.
애국 하는건 하나도 없으면서 ...ㅎㅎ
따님의 졸업 축하해요,
치과 의사라 했던것 같은데...
제 딸은 올해 다시 수의대 갑니다.
늦은 나이에 ....
언제 졸업하나 ..,?
저는 요즘 한국 드라마
MR. Sunshine 보았습니다.
너무 잘된 드라마 같아 추천하고 싶네요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와
조국애를 그린 .,
그리고 대사들에 명언이 많은듯 하네요.
근데 저랑은 노래도 취향이 다르니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시간이 많다 보니 어휴 ..
같은 자리에 앉으면
5분도 되기전에 아내랑 다투게 됩니다.
그렇게 안보입니까?
삶방 매일 출석해서 주저리 늘어놓는 제꼴을 함 보세요.
아이는-6년전에 졸업했습니다
따님이 좋아하는 일이면, 조금 늦는다 뭔 대수일까요
노래 취향도 엄청 다르니
그 연속극도 제게는 별로라 생각되지만,
아내랑 오손도손 얼굴 맞대고 연속극 보는 일은
다음 저승에서나 가능한 일이라 생각 듭니다. 흑~ 불쌍혀~ 단풍 ~
아참,
빠뜨렸는데요
암만 노래 취향이 틀리다고 하지만
미국 성조기여 영원하라, 정말 괜찮은 곡인데, 진짜로 별로요? 참 이상타~ 님하고 나하고 정말 엄청, 많이 틀리나 보네 . 쩝~~
이병헌은 물론. 김태리 연기에 흠뻑~
탄탄한 스토리
굿입니다 ㅎ
@호가정 ?????????????
전혀 뭔 말씀이신지??
@호가정 그쵸?
주옥같은 대사들 .. 연속극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정말 아껴가며
보았어요.
태극기를 보며 눈물이 나더군요.
@단풍들것네 아녜스님이 말씀하신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얘기한 겁니다
그런데 잘못 달았네요
죄송합니다 ㅎ ^^
태극기와 성조기를 같이 흔드는 것
이해난망이구요 ^^
@호가정 ㅎㅎ 이해했습니다
왠 이병헌 이 나오나 했었지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미안합니다
중구난방, 깊은 생각의 글이 아니라
제목를 먗번 바꾸었습니다.
애국가 가사, 마르고 닳도록
뭔가 쭉 늘어지고 맥이 끊기는 느낌
저도 이해합니다. 관심의 댓글 고마워요
@환타스틱 ㅎㅎ 알갔시오
좀 어려워 집니다. 아무튼 이해합니다 ㅎㅎ
올림픽때 매달리스트가
해외서 우리나라 국기가 올라갈때
감격의 눈물을 쏟을때 모두가 울었습니다
하이고
말해서 뭣 합니까
저도 펑펑 웁니다, 마누라가 이 양반이 미쳤나, 수건 가져다줍니다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가 한참을 미숙하다 여깁니다
어려워요~
조 위의 본문을 한번 더 읽어본 후
댓글에 어울리는 답글 달아야 할것 같아요
제글을 제가 올리고 본문에 달린
댓글내용 파악을 못해서 절절매다니
갑자기
어휴~ 제가 너무 한심스러워요~
쫌 있다 봅시다, 독해 꼼꼼히 한 후에 ㅠㅠ
청컨데 풀어 설명 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구요
@몽당연필 ㅎㅎ 고마워요
풀리ㅡ 완벽하게 이해했습니다,
게의치 말라니, 뭔 또 이리 섭한 말씀을..
님 주신 댓글은 항상 긴장하고.
실수 아니 할려고 힘쓰는 저의 오매불망 입니다~~~~
난 단풍님 마음을 알것 같은데요
그래요 아무리 먼곳에 살어도
태극기나 고향에 먼지 한톨이라도 보면
눈가에 이슬이 맺치죠
단 한가지 전 미국 시민이라서 가 아니고
미국에 복지 는 정말 좋아요
한국에 살면서 자꾸 비교릏 하다보니깐
역시나 미국 하고요
물론 한국이 많이 개선되고 좋아져지만
아직까지는 미국이 ㅎ
그곳에도 이제는 봄이 오고 있지요
봄 바람 봄 향기에 행복하소서 ㅎ
먼지 한톨에도~~~
정확한 말씀, 동감입니다.
오늘 아침 어쩐일로
아내가 미역국을 끓였는데
미역국, 귀한 음식이지요.
하이고오,
이 귀한 음식을..
이 녀석이 내 고향 남쪽 바다에서 우찌 여기까지 왔능고오~~ 했더니
퉁명스러운 마누라 댓구하는 말좀 들어보세요.
당신 고향에서 왔는지
중국에서 왔는지
일본에서 왔는지
당신이 우찌 그걸 알아요?
하이고오,
정내미 옴팍 떨어졌답니다.
@단풍들것네
가족끼리
드라마 대사 하는거
아니라고 갈차드려도
또하셨네요잉~~
그럴때는
하이고~맛나게도 잘끓였네
고맙습니다~~하시소 ㅋㅋ
@강마을 아하~
절대 늘어지게 말대꾸 하지말고
간단 명료하게,
맞아요 부딪히지 말고,
주면 - 고맙네
안주면 - 좀 주라
배고프면 - 밥 묵자
밤이면 - 자자
ㅎㅎ 굿 아이디어~
미국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는 마치 우리나라 제2의 국가처럼 흔히 듣고 경쾌한 멜로디가 친숙하게 들렸지요
미식축구,야구,복싱등,,중계할때 당대의 탑가수가 자기 개성대로 부르면, 수많은 관중도 함께 하면 감동이지요
미국의 애국심이 여기서 길러지는듯,
특히 헐리욷 영화에 영웅적이고 장엄한 부분에는 어김없이 성조기여 영원하라가 들려오지요 해피 엔딩에^^
미국시민이 국가를 이처럼 자랑스레 써먹는건 부럽고 당연하지만,,
왜 우리 나라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드는건 좀 줏대 없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전 원조 받을때는 도의상 당연하지만,,,지금은 우리도 많이 컷잖아요, 선진국 반열에 당당히 자리 매김하는데^^
미국국가,영국국가(신이여 여왕을 보호하소서),독일 국가(하이든 피아노 협주곡5번 황제에서)프랑스 국가(라 마르세에즈)
이상하게 선진국 국가들이 힘있고,묵직하며,경쾌하네요
그중에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에즈는 들을때 마다 피가 뛰고 정신을 앙양시키네요 한없이 높게 높게~
특히 미레유 마따유것은 아마 최고 일겁니다
지치고 피곤하고 힘들때 기분나쁠 때도 직빵임,,,
이노래 한방 이면 금방 하늘로 높이 치솟습니다!!
저는 프랑스국가를 팝송처럼 자주 듣습니다
강주!!
확실치는 않지만
미국의 국가가 애국심에 큰 역활을 한다는 말씀, 동의 합니다
대단하게 군인들을 영웅시 하는것도 이런 맥락이겠지요
처음으로 프랑스 국가를 들어 보았습니다
합창단이 부르는 곡입니다.
장엄하고 웅장해서
전신의 근육에 힘을 불끈 솟는듯 합니다
이런 국가를 함께 부르면 프랑스 자국민들은 오죽 할까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늦은 밤 편히 쉬십시요
제가 넘 늦게 들어왔네요 ㅎ
아무리 오래 살아도
마음에 있는 내 나라와 남의 나라는
확연히 구분이 됩니다.
편안한 삶에
감사하면서도 언제나 나의 나라(한국)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단풍님도 그러시겠죠
그러나
태극기와 성조기를 같이 흔드는
모습은 정말 창피합니다.
ㅎㅎ
우리 는
남의 나라, 내 나라
이렇게 다들 생각하지요
근데 한국 들어가면,
니, 여기 왜 왔노
저는 오늘 방치했던 가게 들러서 청소 좀 힐려고 합니다.
엉망일텐데. ㅠㅠ
지금도 애국가 들으면 가슴이 뜨거워
지면서 충성에대한 마음이 일어납니다.
시민권 시험을 보러간날. 합격하여
충성맹세를 하는 강당에서 눈물짓는
어느 유럽인을 보았지요.
그 유럽인은 조국에대한 배신감으로
눈물을 흘리는지.
아니면 미국 시민이 된것이 기뻐서 우는.것인지..
지금도 생각하여 봅니다ㅡ
저도 기억합니다
시민권 받으면서 선서하던 날,
이 나라 국가도 부르고
모두 정장차림에
가족들 기념사진 찍고 아주 좋아들 하더군요.
반 바지에 샌들 차림이었던 저는
한쪽에 비껴서서 바라보며
아주 얄굿고 이상한 심정 이었던 그때를 기억합니다.
묘한 광경입니다.
그 유럽인은 정말 어째서 울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