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광불휘라
진정한 고수는 요란하지 않다고
잠안오는 새벽
목소리가 주는 특이한 아우라에
가심을 적셔주던 2분의 DJ
선곡에 있어서도 당시의
시대를 앞선뛰어난 안목이 있던
분들입니다
새벽 세 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백여 일을 고공 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올가을에는 외롭다는 말을 아껴야 겠다구요.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조용히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쉽게 그 외로움을 투정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계시겠죠?
마치 고공 크레인 위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
이 세상에 겨우 겨우 매달려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지난 하루 버틴 분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저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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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아나운서, 정은임.
매일 밤,
책을 읽으면서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
전영혁의 음악세계.
정은임의 영화음악.
시니컬한 목소리로
최소한의 멘트만을 제공하면서
오직 음악으로 승부했던
DJ 전영혁.
감미로운 목소리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영화와 함께 승부했던
아나운서 정은임.
2003년 가을.
개편과 함께 영화음악을 떠났던
그녀가 돌아왔다!
2000년대의 새로운 정은임과의 만남.
물론 그녀는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왔지만
내게는 분명 새로운 경험이었고,
동시에 경이로움이었다.
특히,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는 이라면
누구나가 빼 놓지 않고 얘기하는
바로 그것,
오프닝 멘트!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얘기는 기본이었고,
나를 더 미치게 만들었던 것은
아무리 바빠도 직접 챙긴다는
바로 그 오프닝 멘트였다.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상,
하지만 그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동시대의 또 다른 사람들.
그들의 아픔에 대한
그녀만의 따스한 시선과 연민.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진정성!
아직 군사정권과 문민독재가 자행되던 시절,
어느 철거민의 편지에
프롤레타리아 혁명가인 인터네셔널가를 선곡 했고,
5월 광주의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선곡하는 식으로.
그렇게 정은임 아나운서를 만나면서
시간이 될 때 마다 극장에 다니고
어둠의 경로로 옛 영화들을 찾아보면서
나름의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그 행복은 얼마 못 갔다.
짧은 행복의 대가치고는
혹독하다 싶을 정도로 큰 슬픔을 안겨줬다.
정은임 아나운서의 컴백 6개월 만에 영화음악 폐지.
이듬해인 2004년 7월 22일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그리고 비 내리던 8월 4일,
홀연히 떠나고 만다.
운명의 가혹한 장난 하나.
7월 22일은 휴가를 앞둔 마지막 출근 이었다고 한다.
그 휴가의 일정이 단 하루만 빨랐더라면...
사람들은 얘기한다.
그녀를 가리켜서 우리 시대의 마지막 라디오 스타였다고.
나는 얘기한다.
그녀는 나의 첫 천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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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5일로 21년간의 음악세계의 막을내린 디스크자키 전영혁님의 마지막 멘트
음악이 가진 진정한 즐거움,
음악이 가진 매력,
인생을 바꿀수도 있는 음악의 힘을
느끼게 해주신 분이다.
음악세계의 마지막 종방 멘트
< BGM : E-605(Fur Mich)
" 죄가 많은 아이로 태어나 평생 깊은 잠을 자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제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 깊은 잠을 자보고 싶습니다.
애청자 여러분 부디 건강하시고 좋은일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음악세계 목표였던 30년, 채워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저를 다시한번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음악세계를 듣기위해 늘 수면부족으로 건강을 해치셨던 여러분들도 숙면하셔서 건강을
되찾으시기를 바랍니다.여러분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떠납니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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