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진보의 가치를 신봉하는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윤여준이 말한 진보와 보수의 구분보다 합리성과 상식 이 원칙이 더 마음에 끌린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 합리성과 상식에 판단근거가 되는 나의 가치기준의 근거는 진보일 것이다.
얼마전 장하성과 장하성펀드에 대한 자게내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나는 과연 미권스 회원들이 장하성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갖고 있으며
그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자신의 판단이 합리적인지 판단해 볼 수 있는 예를 들어보자
장하성이 (안철수,문재인)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에 합류를 했더라도
나는 지금과 같이 장하성을 (옹호/반대) 하겠다.
나는 주주자본주의를 반대한다.
그래서 나는 (장하성,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똑같이 비판한다.
사실 장하성의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은 작년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론을 공통화두로 삼고 있는
진보 또는 진보성향이라 평가되는 대표적인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재벌개혁의 구체적인 방법론에 이견을 보이다가
박정희 체제에서 양극화 해법까지 한국경제 성격논쟁으로 까지 번지게 된
장하준,정승일,이종태3인이 함께 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책이 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반박으로 정태인 원장, 김상조 교수, “사실상 재벌 프렌들리한 그들(장하준 등 3인)의 복지국가론”이라 비판을 제기한 이병천 교수 등의 반론이 제기된다.
관련기사.
재벌개혁이냐 재벌활용이냐…진보의 백가쟁명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35150.html
“이건희와 삼성 구별 못하나” “수구적 진보”…재벌개혁 논쟁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35121.html
지금 우리는 경제민주화니 복지국가가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우리시대의 화두가 되어버린 세상속에 살고 있지만
한참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을 시기인 2005년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서
신자유주의를 금융자본의 지배체제로 파악하고 그 파괴적 효과와 위험에 대해 질타한 이후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터지고 그 위기가 세계화 되며 금융과두제와 양극화에 항의해
‘월가점령’운동까지 전개된 결과를 봤을 때
경제학자로서 장하준이라는 이름이 갖는 세계적 명성이 과연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장하준이 좌파 신자유주의의 핵심으로 파악하는 주주자본주의는
역설적으로 진보정권이라 표명되는 김대중,노무현 민주정권 시기에 만개를 하게 된다.
장하성의 소액주주운동을 주주자본주의로 공격할 경우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의 주주자본주의를 같은 논리로 공격을 해야한다.
만약 자신은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주체라고 생각한다면
장하준의 좌파 신자유주의 공격의 대상을 장하성,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같은 선상에 놓고 봐야한다.
나는 나의 경제학적 지식이 짧아 위에 이들 전문 경제학자들의 견해중 어떤 것이 올바른 해답을 내놓고 있는지
아직 판단을 못내리겠다. 양쪽 의견이 모두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은 우리나라의 경제민주화,복지국가 같은 진보적 가치에 실천방법으로서
특히 재벌개혁에 대한 방법론적인 시각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것은 장하준 교수의 이견에 반대편쪽 인사라 할 수 있는 정태인 원장, 김상조 교수는
안철수의 경제정책에 대해서 후한 평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 국민경제비서관 출신의 정태인 원장은 안철수에 대하여
“정책면에선 노무현 대통령 마저 훨씬 능가” 한다고 극찬을 한다.
(미권스의 안비판 회원이 들으면 펄쩍 뛸 소리기에 인용한다.ㅋㅋ 정태인이 누군지 궁금하면 찾아보시라)
재벌 개혁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을 예로 들며 “평생 정책만 다룬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훌륭하다” 고 치켜세우며
안철수를 진보파 일부그룹보다 더 왼쪽에 가있다고 규정한다.
관련기사 - 정태인 “안철수,정책면에선 노무현 훨씬 능가”
http://news.donga.com/3/all/20120725/48040178/1
정태인의 안철수에 대한 평가중 사실 내가 안철수에게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거는 결정적인 사실이 하나가 있다.
“그의 생각이 진보적이라 하더라도 색깔공세에 시달릴 우려가 전혀 없다.”며
“그의 삶 어느 편린에도 책 속의 어떤 낱말 하나에도 붉은 색을 덧칠할만한 구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새누리를 위시한 보수세력의 지배전략중 핵심이 되는 두 기제가 바로 지역주의와 반공이다.
그런데 안철수는 색깔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진보이면서 색깔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야당이 탄생한다면
분명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정체성의 야당이 탄생하는 것이다.
김상조 교수 또한 안철수에 대하여
“정치인의 잣대로 평가하면 그 정도 정리했으면 충분히 공부했다고 생각한다.” 라고 호의적인 평가를 보여준다.
관련기사 - “안철수 생각 읽어보니 충분히 공부..김종인 위원장 결국 토사구팽 될 것”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50845.html
미권스에서는 늘 안철수에 대한 논란이 많다.
그가 진보냐 아니냐 야권이냐 아니냐 좀더 지켜보자 등..
안철수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6월21일 좀더 분명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안철수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창립기념 세미나가 그 날 있고
그 세미나에서 정치,경제, 노동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구조개혁이 필요한 아젠다가 제시되고
안철수의 정치비전과 국정운영의 밑그림이 제시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은 안철수를 지지하던지 비판하던지간에 진보,보수, 적군,아군
이런 이분법적인 진영논리에 갇혀 합리적인 사고를 잃지 않고 안철수를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과연 장하준,정승일의 경제해법이 옳은가?
정태인,김상조,장하성의 경제해법이 옳은가?
누구를 지지하던 그것은 당신의 몫이다.
첫댓글 잘 아시는군요. ^^ 6월 22일 부터 안철수에 대한 분석 글 좀 부탁드립니다.
저한텐...너무 어렵네요~ㅎ
저도 잘몰라요 재벌개혁에 대해서 반대적 입장을 보이는 장하준,정태인이 한미FTA에 대해서 한목소리로 반대를하고 노무현정권의 FTA추진을 비판하죠..그런데 한미FTA 반대에 대해서 장하준교수의 주장이 맞는듯해요
한미 FTA, 30년 후 삼성, 현대車는 없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10102150151
될까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미래권력들에서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던 건, 계급 논법을 들어서 안철수가 과연 노동자(서민)편이겠는가?는 공격적인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법은 국내에선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조국광복회로 방점이 찍히는 공산계열 독립운동가들이 '소부르조아 통합론' 내세워 이미 극복을 시도한 구세대 담론입니다. 이게 아직까지도 미래권력들의 비판 논리로 '유효'하다는 게 정말 의아합니다. 사실 이런 식의 화법은(계급 시각으로 따지자면) 한국사회에서 흔히 지배적 보수가 타 계급들의 연대를 막기 위한 내분용 논법이거든요.
사람은 믿는 바를 옹호하려 지식을 모은다고 하나요. 결국 아는 바가 문제가 아니라, 그 아는 바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본인의 태도가 중요하다 봅니다. 불필요한 과격을 배제하고, 정치 생활이 아닌 생활 정치가 되어야 하는데, 미래권력들이 어느 순간부터 드잡이식 명분 싸움이 되는 듯 해 못내 아쉽습니다. 여튼, 달마샨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에도 많은 배움 주시길 바랍니다. ^^
무슨말씀을요 제가 오히려 꼬라박지호님 글에서 많이 배웁니다.
저에게 심정윤리와 책임윤리를 가르쳐 주셨자나요 ㅋㅋ
최장집교수의 발언을 들어보니 책임윤리의 신봉자인듯하니 안철수가 정말 그의 정치브레인으로 잘 모셔온듯 합니다.
달마샨님과 댓글을 주고 받으면 참 재미있습니다. 왜냐면, 저에게 정치적 관점의 출발은 막스베버의 실질정치거든요. 정치에서 권력이 핵심임을 인정하고, 권력의 쟁취와 관료제 장악으로서의 실천까지 모두 정치가의 요건이며 책무이다. 가 중점입니다. 반면, 제가 이해하는 달마샨님의 정치적 태제는 이른바 '왕도 정치'로서 권력을 취함에 있어 정도(正道 )목적성을 중시하는 입장이시거든요. 말씀 나누다 보면 조금 대립되는 측면도 있고 합치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발견할 때 마다 반론을 생각해 보며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거기에 대한 대답은 이전에 정도전의 건국철학에 나오는 답인듯 해요
정치가란 정치적인 것에 헌신하는 인간이다. 정치적인 것이란 곧 권력이다.
권력지향의 인간을 우리는 막연히 나쁜 놈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진정으로 권력에 헌신할 줄 아는 인간을 길러내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권력은 잡는 순간 부패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부패하기 마련인 권력을 어떻게 공적인 가치로 전환시키는가에
대한 탁월한 안목을 지닌 자를 우리는 위대한 정치가라고 부르는 것이다.
도올은 심정윤리와 책임윤리을 다갖춘 위대한 정치가로 정도전을 바라보는 것이고 제가 도올을 조금알았을땐 왕도정치만 알았는데
조금더 도올을 파보니 정치가가 갖춰야할 덕목으로 책임윤리가 또 나오더군요
그리고 사실 공자와 맹자의 유가사상은 현실정치에서 실현을 강조하는 사상이니 유가사상 자체에 책임윤리가 내포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