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오늘의 아침메뉴는 은여울표 카레덮밥.
이번주부터 내가 살림당번.
장점은 메뉴를 내가 정한다는 것!
내일도 카레~ 모레도 카레~
"모래의 내일도 카레~ 모레의 모레도 카레~ 좋아, 완벽해!!"
"카레도 그 정도되면 질리지 않냐?"
"노우~ 노~ 나에게 있어 '카레'와 '질린다'는
절대 연관될 수 없는.... 그거야, 평행선 두개."
"이야, 카레사랑도 그 정도면 무섭다, 야."
쉬는시간이 되기가 무섭게 내 책상앞에 다리를 꼬고 앉아
무심한 표정으로 과자를 먹는 이여자.
-와작. 와그작!
쉴새없이 입안으로 집어넣은 이한서양.
머리가 길어서 위로 높이 올려묶어도 길게 늘어뜨려지는게 너무 부럽다.
지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건 내 동경의 대상인데,
그 땜에 한서는 내가 꿈꾸는 이상형이 되고 말았다.
아, '이상형'이라는거 '내가 되고 싶어하는 외형' 맞지?
내가 되고 싶어하는 '모습'이지, 결코 '한서'처럼 되고싶지는 않다.
외모와 딴판인 '한서'는 쉬는 시간마다, 아니 언제나..
그래, 언제나!!!(내가 단어선택을 너무너무 잘한것 같아 기분이 좋다)
간식을 먹는다.
내가 딱히 과자라고 꼬집지 않는 이유는
과자라고 하기엔 종류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언제나지만 담담이가 불쌍해진다."
저거저거.
'담담이' 재담이를 부르는 그녀가 지은 애칭.(재담이는 무지하게 싫어한다)
애칭을 만드는 건 일종의 습관이랄까.
나 역시 친해지자마자 얻었다.
'여우'... 정식명칭은 '다람여우'
'다람쥐' + '여우' 다.
다람쥐가 딱 맞는데 여우는 빼고싶지않다며 합체시켜버린 한서.
기억난다, 기억나.
때는 1학년 초기.
당시 160CM도 안되던 키의 나는(정확히말해 지금도 간당간당)
주번이 되어 칠판을 낑낑대며 지우고 있었는데..
누군가 칠판지우개를 터억 빼았더니
어디서 들고왔는지 커다란 물양동이를 통째로 들이부어버렸다.
그 당시 멋모르던 난 한서가,
뒤에서 후광이 번쩍번쩍할 정도로 멋져보였고,
그날부로 한서는 나만의 '멋쟁이'였다. 그당시엔..
이 환상이 금가기 시작한건.. 그때인가.
끙끙앓나싶더니 결국 털어놓은게 나의 애칭문제였고,
그 애칭으로 '다람여우'가 적합하다는 그녀의 의견이 문제였지.
아아, 인생(?)은 빈껍데기, 오리무중, 새옹지마가 다 맞는말이지, 암.
"조만간 녀석이 카레카루를 숨길 것 같아=ㅅ=."
"무리도 아니지. 집들이 파티는 언제하니?"
"마음내키는대로."
"오늘이 딱 제격이긴하다. 나 오늘 기분 좋거든~"
"아, 어쩐지 새우깡이라 했지."
이럴 땐
'우리집 집들이가 왜 네 기분과 연관지어지는건데'라고
해야 제격이겠지만 이미 이상한 정도를 넘어선 한서와의 대화의 상식선은
그저 저멀리 버뮤다삼각지대 미스터리 취급해버리기로
오래전에 다짐했으므로 그냥 PASS -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시에스타◈ 그와 그녀 # 5
선샤인♬
추천 0
조회 11
07.02.26 11:11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