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news.nate.com/view/20230307n02945?mid=m03
"6시20분부터 와있지. 물가도 많이 올라서 밥 얻어먹으러 나온 거야. 지금은 어디 가서 취직도 못 하고 돈이 없으니 사장도 못 하고, 웬만한 거 시작하려면 돈이나 까먹을 것 같아. 그냥 이렇게 돌아다니는 게 제일 행복한 거야. 일단은 건강하다는 거니까"(박철민 할아버지·78·가명·경기 의정부 거주)
6일 오전 7시30분께 찾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좌측 인도. 언제부턴가 이곳에는 사람은 없고 종이박스만 길게 놓인 줄이 생기고 있다.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노인들이 자신의 순서를 매겨놓은 박스를 놓고 가는 것이다. '신월동 41', '외대 42', '쌍문동 43' 등 지역명과 번호를 적어놓은 박스가 있는가 하면 자신을 표시할 수 있는 '박 기사', '차씨' 등을 적어놓은 경우도 있다. 출근길로 바삐 발걸음을 옮기던 시민들도 궁금한지 박스를 놓는 노인에게 "이게 무슨 줄이에요"라며 물어보기도 했다. 바로 옆 도로에 세워진 관광버스에 탑승하던 외국인들은 버스에 오르는 것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김광석 할아버지(80·서울 강서구)는 "오전 6시에 화곡동에서 나와서 19번 박스를 놓았다"며 "여기서 도시락을 주면 저녁에 집에 가서 먹는다"고 말했다.
박스로 자리를 선점한 노인들은 탑골공원 뒤편으로 모인다. 오전 8시40분께 원각사에서 주는 아침 주먹밥을 받기 위해서다. 노인들은 하루에 두 끼 정도를 이곳에서 해결한다. 주먹밥과 미역국을 받은 박 할아버지는 다시 '28번 의정부' 박스로 돌아와서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이름을 묻자 그는 "아이들은 내가 여기 나오는 것을 몰라서 알면 난리난다"면서 "아이들이 못 나오게 할까 봐 서울에 나갔다 오겠다고 얘기하고 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러 차례 이름 밝히는 것을 거절했다.
이곳에 나온 노인 중에는 박 할아버지처럼 끼니를 때우기 위해 경기, 인천, 멀게는 강원도 춘천에서 오는 경우도 있다. 이곳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너무 멀리서 오는 거 아니냐'는 물음에 "노인은 지하철이 무료이기 때문에 밥 한 끼를 먹으러 멀리서 오는 것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심명우 할머니(70·경기 남양주)의 하루는 오전 4시부터 시작됐다. 오전 5시께 있는 첫차를 타고 덕소에서 이곳까지 6시에는 도착하기 위해서다. 집에서부터 지하철역이 멀어 중간중간 쉬면서 오다 보면 금세 시간이 간다고 설명했다. 오늘은 12번째로 박스를 깔았다는 심 할머니는 "애들 아빠와 같이 살고 있는데, 몸이 많이 좋지 않아 지난해 9월부터 나 혼자 나와서 도시락을 받아 간다"고 전했다.
늦잠이라도 자는 날엔 공치기 일쑤다. 평소 나와 있던 친구가 오지 않자 김광석 할아버지는 전화를 걸어 "이제 일어났어? 그래 끊어"라고 하더니 "집에서 오는데 1시간30분 걸리는데 얘는 못 오겠다"고 주변 할아버지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오전 11시30분께 박스 주인들은 자리를 찾아 앉았지만, 늦게 온 김말수 할아버지(76)는 배식이 이뤄질 때까지 서서 대기하다가 도시락은 받지 못하고 건빵과 물만 받았다. 이 시각쯤 받은 번호표는 210번대였다. 김말수 할아버지는 "오늘은 날이 좋아 사람이 많이 나왔나 보다"며 "인상이 좋으니 잘 될 거야"라는 덕담을 슬쩍 건네고는 서둘러 다른 무료급식소를 찾아 나섰다.
첫댓글 "인상이 좋으니 잘 될 거야"라는 덕담을 슬쩍 건네고는 << 이 얘기가 왜이렇게 슬프냐,...
탑골공원 쪽으로 학원 다니는데 기분 진짜 이상하더라..ㅜㅜ
아... 남일 아니야 진짜..
다른것도 아니고 밥인데 넉넉하게 준비해드리면 안되나ㅠㅠ 우리나라 복지 진짜 심각하다..
진짜 자식들있는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부양만 잘해도 70프로는 저기 안계실듯...에휴
이게 나라냐 ㅠㅠ
우리나라는 진짜 본인들은 안 늙을줄 아나봐 참담하다...
밥얻어먹으러 가는 노인들 그거마저 뺏고싶어서 젊은이들은 자기 출근하는데 불편하다고 노인 복지 줄이라고 지랄지랄 진짜 헬조선 그자체인듯
남일 아니야 노인복지진짜 문제있어
자식있고 폰비 있어도 컨텐츠가 없는거야 나와서 활동하려면 전부 돈이고 그렇게 쓸 돈은 없고 할일이 없고 갈데도 없으니 새벽부터 나와서 줄서서 낮익은 얼굴보고 말한마디 하고 밥먹고 하는거지
몸이아파 거동못하시는분들은 어쩐담... 에휴
하 진짜 노인복지 심각한데 한편으로는 너무 답답해
본인들을 절벽에 내모는게 누군지 좀 알았으면 좋겠어 맨날 찌라시나 믿으면서 눈막귀막하는데 너무 답답해
선동하는 놈들이 제일 쓰레기인데 휩쓸리는 사람한테도 이제는 화가 나
그리고 이제 100세시대인데 60살은 일할곳이없어 그나마건물청소 이런거?
밖에없고 일본은 노인일자리 많다고
하던데 ㅠ
실제로 저 한끼가 간절한 노인들도 많겠지만 그냥저냥 먹어도 안먹어도 그만인 노인들도 있는것같아. 노인들이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보낼 장소가 마땅치않으니 공짜로 밥도 먹고 사람도 사귀고 눈치 안보이는 저런곳으로 몰리는듯 ㅠㅠ 참 씁쓸하고 슬퍼
내 미래같애 진짜 어쩜좋냐 노인복지 미쳤다..
아 속상해 진짜..........
너무 슬프다 현실이
속상하다..
슬프다ㅠㅠㅠㅠ노인복지.... 우리 미래인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