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구 天山 보시게!
그동안의 피로가 풀렸는지 궁금하구나.
아마도 며칠은 가야 할 것 갔는데, 자네 같으면 하룻만에 싹 풀리고
또 다른 뭔가 심산에 숨어있는 그 산약초를 만들러 산을 헤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는
그냥 청정지역 봉화에서 하룻밤 쉬어가는 계획이겠지.
그래도 좋다, 봉화를 간다는데...
주위의 여러 사람들도 흔쾌히 참석하겠다고 한다.
다른 일정 땜에 못가는 사람들은 아쉬워서 발을 구르고...
특히 모 교육청 교육장님은 동문후배 장학사에게
엄나무 술 꼭 한병만 챙겨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는데
분명히 챙겨서 배장학사 줬잖아?
그런데 깜쪽같이 없어진거야.
42℃ 비아그라주가 그냥 남아 남겠어.
그런데 갈 때 한 병 달라고 떼쓰던데 주었나 모르겠네.
청량리 역에서 다른 기차여행팀은 보이는데 우리 산약초 팀은 안보이는거야?
딱 맞춰 오시는 걸 보면...참가자들 모두 시간은 잘 지킨다.
영주역에서 환승하여 승부역에 도착할 때까지
행복해서 흥분에 떠는 아내에게는 진심으로는 미안하기도 했다.
승부역을 둘러싼 싱그러운 산과 앞 냇물로 코와 눈을 씻은 내 마음도 넘 깨끗해 지더라.
조를 나누어 배바위로 가자는 친구들의 꼬임에 그리 간다고 신청할려는데
마음을 접고 -집사람의 강력한 제재를 당함-아내와 한 조신청을 했다네.
-낭떠러지 있다고 나를 걱정해서 그런지...
-자기랑 같이 가야 한다고 그런지...
당귀 체험조에 강제 편입당해 진짜 길도 없는 산비탈을 기어 올라가니
세상에~~~! 당귀밭이 거기 있었다.
꽃피고 열매 맺은 당귀는 피해서 한 봉지는 뜯어 의기양양하게 내려왔다.
모두들 너무 많이 캐더라.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지만....
땅에 떨어져있던 머루는 주워서 그냥 먹고
김박사님이 따주는 머루는 모두 몇 개씩 나누어 먹고
가래목 열매를 많이 주워 담았단다-딸아이 목소리 좀 가다듬어 줄려고
입구의 고목 배나무 겨드랑이에 돋아난 겨우살이는
그냥 내가 몰래 뜯어 차끓여 먹을까 보다. ㅎㅎㅎ
승부역에서 미니버스로 청량산으로 가는 길은
기차 외에는 대안이 없을 정도로
산길과 냇길을 달려야했다.
낭떠러지 냇가에 길이 없으면 산 중턱으로 기어올라 다시 계곡으로 내려 오다 보니
숙소인 청량산휴펜션까지는 1시간 30분이 걸리니
평소 5시에 저녁 먹고 운동하러 가는 나인데
배에서는 꼬르륵거리며 반란이 일어났다.
8시에 청량산휴펜션에 도착하여
그넘의 엄나무술 모두들 두 세잔만 먹어야한다고 공갈을 쳐야지...
몸에 좋다고 선전을 하는 바람에 ...모두들 밥도 안먹고 닭백숙도 안먹고
엄나무 술만 건배를 해대니...먼저 아웃당해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
나중에 들었다 모두 기분좋게 넉다운 되었다고...
다음 날 아침도 술이 덜 깼지만 배가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친구들이 챙겨주는 만삼과 흑삼즙 한잔, 포도쥬스 한잔에 머리가 맑아지고
까치소리 식당에서 아침식사는 송이버섯전골이 끓는 냄새에
소나무 향기가 온몸에 가득하여 마냥 부자가 된 듯 행복했다.
청량사 가는 길, 청량사의 청량함,
청량한 하늘은 청량한 좌우의 산들이 갈라서 하늘에 세모로만 보여
아~! 하늘이 세모다 하니 옆의 어느 아주머니도 그러네요 하더라.
어릴 적 광산촌 태백에 살던 기억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재산중 옆 벌판에서의 승마!
나는 청량산에 올라 승마를 하고 싶었는데
아내를 위한 여행이니 아내를 위해 그곳 초보자 승마에 내렸다. ㅠㅠ
잘생긴 말이 몇 바퀴 따박따박 걷기만 하길래
더 타라는 예쁘고 건강미 넘치는 승마조교 아가씨의 권유에도 사양하고
다른 분들게 양보했다.
야!! 친구야!! 그 승마조교 아가씨 엄청 건강하더라. 난 기가 죽던데...자넨 못 봤지??
승마장 옆 고추밭에는 정말 고추농사 잘되었더라.
얼마나 많은 빨갛게 익은 고추가 달렸는지.. 따는 것도 문제인데
두 노부부께서 따가운 햇볕아래 고추를 따고 계신거야.
말없이 밭으로 들어가 고추를 따도 힐끗 보기만 하시며 하던 일을 계속하시는거야.
재산면 박정규 아냐고? 안다고? 그 손님들이라고? 고맙다고?
아마 한 푸대는 따 드렸을거야. 참 고마워 하시더라.
내친 김에 푸대를 그 집 마당까지 들어다 드렸다. 친찬해주라. ㅎㅎㅎ
갑자기 자네 고향친구가 차를 몰고와 산꼭대기에 달리는 승마하러 가자고 하기에
약간은 답답하던 차에 마누라 버리고 온다간다 소리 없이
전교감과 국정원간부, 나 그렇게 3명의 남자가 올라탔다.
초보승마장을 벗어나 승마장 가는 길은
도저히 승마할수 있는 곳이 없는 골짜기로 데리고 가더라.
야~! 이 친구야! 그게 길이냐?
골짜기에 뭐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산을 넘고 넘어
새차 다 긁혀 가면서 나는 속으로
‘승마장을 사람이 올 수 없는 곳에 만드는 바보아냐?’ 그렇게 의아해 했다.
돌고 돌아 넘고 넘어
그 산꼭대기에 그런 고원이 있을 줄이야.
그걸 이번 여행을 위해 포클레인 사서 보수하고 닦은 네 넘 생각에
나는 연신 미친 넘이라고 탄식을 했다.
청량산 동편 언덕 꼭대기에 너른 평원에서
말안장 없이 워밍업으로 타는 승마는
묘하게 내 거시기와 오장육부까지 비비적거리더라.
안장없이 탄 말은 그 날이 처음이다.
참 기분 묘하데???
아마 여자가 타면 더 오묘할 것 같아...우리 집사람 델꼬 와서 함 태워줄껄....ㅎㅎ
그리고 말 피부는 왜 그리 좋은거야...보드랍고 윤기나고 근육질에...
본격승마! 노련한 마부의 경쾌한 채찍질 소리에 맞춰 달리고 뛰고 걷고....
산 많다던 봉화의 산봉우리는 모두 눈 아래 깔려
마치 신하들이 대전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고
나는 주상의 자리보다 높이 말안장 위에서 호령하는 듯한 쾌감을 느꼈다.
경로당 앞에서의 점심식사!
봉화한우와 송이구이의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특히 김치가 제일이었다고 여인들이 입방아를 찧더라.
나야 뭐 고추냉이 잎에다가 한우 한점, 송이 한 점, 된장 발라서 ...
흐이구~~! 지금도 군침이 돈다.
내가 초대해 가신 그 양반들도 엄청 잘 드시더라...ㅎㅎㅎ
앞으로 같이 앉으면 안되겠어.
먹성이 좀 까다로운 사람들과 앉아서 먹어야 내가 음미를 하면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동행했던 김00 국회의원님, 독도가수 정광태님, KBS前 사장님,
우리 딸 다니는 광운대 대학원장님, 원광대 한방과 김 교수님,
서울의 내노라 하는 사장님들, 고위직님들, 마지막으로 대구교대 동문과 친구들.
봉화군에서는 군수님과 농협조합장님, 노인회장님 이하 얼마나 많은 인사들이 영접을 나오고,
자네 고향 재산면의 모든 어르신들이 동원되어
자랑스런 봉화군의 인재 박정규 친구의 사람됨됨이를 알게 되었다.
원래 내가 알고 있는 거 알제?
울 엄니같은 동네 할머니들이 모두 나서서 차려주신 밥상은 참 따뜻했다.
자네 어머니께는 김의원님이 대표로 인사를 했으니
나는 다음에 다시 인사 제대로 드릴게.
자네 때문에 고향 어르신들이 모두 행복해 하시어
나도 덩달아 내가 한 일인 양 행복했다.
자네가 기차타고 내려갈 때 너거 고향사람들 농산물 안팔아주면
올라갈 때 선물 없다고 해서 내 비자금 15만원 아내 손에 쥐어 주면서
많이 사라고 했더니 진짜 다 샀더라. 그것도 모자랐다고....
청정 고춧가루 2, 더덕2, 된장,..... 또 뭘 샀냐?
내가 봐도 그렇더라. 나도 더 사고 싶었으니까...
오후의 송이체험!
올해는 잘 나지 않아 더 귀한 송이 밭을 내준
자네 친구부부께 정말 감사하고 진한 우정을 느꼈네.
예비면장친구도...이 사람이름이 이학모씨지?, 근식인가?은식인가 하는 친구도...대구사는 키작은 친구 , 안경 쓴 친구, 송이밭 친구 부부...
모두 훌륭하고 자네 칭찬도 많이 하더군...지가 잘하니까 우리도 맘편하다고???좋아한다고...
우리 체험단에게 하나씩은 꼭 주려고 애쓰는 그 부부가 감사하다고 전해 주게나.
그리고 나 개인적으로 자네 고향친구들 말이야.
전교감하고는 니내하면서 말놓고 지내더구먼, 서울에서 술 먹을 때 자주 어울렸나 보지.
왜 나는 안 불렀나? 다음에는 끼워 줄거제??
김기열교수님의 강의도 좋았는데 빡빡한 일정 소화해 내느라 앉아있으니
자꾸 졸음이 오고 꾸벅거리는 거야.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바깥에 잠시 나가서 농협연쇄점에서 커피 하나 사 먹었거든
김교수님께 많이 미안하더라.
우리 집사람은 열심히 들었고 나는 원래 집으로 돌아와 복습을 꼭하는 습관이 있으니
원광디지털대학교 사이트에 꼭 들어가 보겠네.
우리 집사람이 나 한자 많이 안다고(1급인 거 알지?) 거기 들어가라고 옆구리 쑤시는데...
어쩌지? 한자하고 한약초하고 관계가 있나???
“한”字는 한글로는 종씨고, 한자로는 남인데...
선물보따리!
집에와서 펼쳐보니 참 많더라.
만삼, 흑삼, 고추냉이, 음양곽...그 중에 내가 뭘 제일 좋아했게? 흐흐흐 음양곽이지.
우리 집사람에게는 만삼이 좋다고 말했다.
나는 친구를 어제 다시 보았다.
내가 지닌 머리통 속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꺼낼 수 없는 기획과 추진력.
정말 사업하는 사람들은 다 이렇게 머리를 쓸 줄 아는 걸까?
대단하다 대단해. 봉이 김선달의 재현을 보는 것 같았다.
존경스럽다. 아니 스러운게 아니지 존경한다.
그리고 니가 내 친구인게 자랑스럽다.
갑자기 준비한 행사로 알고 갔지만 나는 잠시 황제가 되어 황제여행을 꿈꾸듯 다녀왔다.
내 친구의 힘찬 생기와 우정들도 나를 돌아보게 하였고,
산으로 향하는 모든 참가자님들은 어쩜 그리도 마음이 넓고 넉넉하신지...
좋은 사람들 모임에 함께한 난 행운아였음을 행복해 한다.
친구야~!
건강 조심하라고 끝인사도 필요 없을 것 같아.
어제 그리 20년은 젊은 패기로 뛰어다니는 자네 모습을 보면....
그냥 시간 조금 남거들랑 우리 또 만나자.
한잔 하자.
울 마누라 있는데서 얼굴 뚜껍게 이런 거 묻지 마라
"서더나?"
"함핸나??"
울 마누라 있는 데서는 묻지마라. 부끄러워하잖아>>>
내가 알아서 잘 하고 있는 중이다. ㅎㅎㅎㅎ
별 걸 다 챙겨주는 넌 내 친구맞제?
야! 그리고 제안한다. -이걸 젊잖게 “여보게! 천산! 내가 하나 제안하네” 이렇게 말하면 자네가 편하겠나??
너의 그 원색적인 언어들이 마음에 든다.
나답지 못하게 선생이 되어 표준말만 듣고 사용하다가
욕을 섞어 가며 높은 분, 낮은 분 안가리고 씨부렁대며 얘기 하는
네 말들이 구수한 숭늉같고, 고향같더라.
국회의원님도 꼼짝 못하게 하는 네 말들을
제2 표준어로 제정하자.
ㅎㅎㅎㅎ
입소문이 퍼져 다시 그런 행사 없냐고 묻는 이웃들이 많다.
다시는 없을 거라고 얘기했다.
내 친구 밑지고 봉사하는 꼴 못보겠다.
그런데 누가 벌써 뭘 구할 수없냐고 전화했다며???
내 허락도 없이 내 친구에게 전화한 넘 누구야?
앞으로 공휴일이나 방학하면 불러만 준다면
만사 젖히고 달려가서 노가다든, 잡일이든, 시다든 할테니까
빈 방 하나 마련해 주라.
그리고 이번에 참가한 대구교대 동문들, 누구누구인지 알제?
박명*교장, 최기*교장, 전인*교감, 이은*교감, 심일*교감, 최봉*교감, 이형*교감,
김정*부장, 배 장학사, 김포 남자 후배,....다가?... 더 이상은 모르겠다.
우리 17년넘들은
니가 있어 우린 더욱 빛나고 행복하다.
함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 보자꾸나.
와 이리 살 맛이 나는 지 모르겠다. ??????
첫댓글 선배님들! 17회 심일교입니다. 선배님들을 가까이서 모시지 못하고 경기도에서 달구벌인으로 견뎌가기가 사실은 참 힘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잠수중입니다만 곧 상륙작전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 시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어여삐 봐주시길 간곡히 청하옵니다.
위 글은 티나라를 운영하던 17회 박정규 친구가 산약초에 미쳐 자신의 시한부 간암을 이기고 심마니로 살아가면서 벌린 프로젝트 사업입니다. 그 친구 부친 췌장암도 산약초로 치료하고 지금 봉화 재산면에서 농사짓고 계시더라구요.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저도 갈등했지만 이번 여행을 하며 참 좋은 친구를 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산은 전 kbs 사장 현 광운대 정보콘텐츠대학원 원장 김성호 문학박사님께서 심사숙고해서 9개의 호를 지어 그 중에 이 天山이 박정규의 호로 간택되었음을 테마열차 안에서 모두에게 공표한 이름입니다.
아! 부럽다. 좋은 거 있으면 같이 하자. 우리 대구교대 동문 아이가!!
아니 바삐 살다가~~~ 잘 다녀왔구먼. 귀농페스티벌에서 먼발치로만 보고 남해버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