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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jungle.co.kr/magazine/205054
캘리그라피 작가이자 아트디렉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모은영캘리그라피디자인 모은영 대표는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사)한국미술협회, (사)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캘리그라피디자인그룹 어(語)울림의 회장으로, 한글의 독창성과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캘리그라피 작품 활동 및 디자인 작업,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기업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모은영 대표는 해외에서 한글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튀르키예 이스탄불대학에서 열린 한튀수교 65주년 기념 한-튀 국제미술 교류전 오픈식에서 한글 캘리그라피 시연 행사를 진행,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봉사활동에도 빠지지 않는다. 매년 작업실 제자들과 함께 여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는 5월 5일 어린이날에 어린이대공원 행사와, 2016년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장기기증의날 기념 캘리그라피 초상화 전시를 계기로 캘리그라피 홍보대사로 위촉,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에 캘리그라피 행사 봉사를 하고 있다.
그녀가 캘리그라피를 시작한 건 캘리그라피의 매력 때문이었다. 20여 년의 직장생활 중 마지막 직장이었던 산돌커뮤니케이션에서 온라인사업부 웹디자이너와 아트디렉터로 근무하던 그녀는 폰트, 한글, 타이포그래피와 같은 글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졌다. 디지털 작업이 많은 업무를 수행하던 그녀는 평소 아날로그 작업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었고, 그렇게 접하게 된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빠져 캘리그라피 작가로 전향하게 됐다.
그녀가 이사로 몸담고 있는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회장 김성태)는 캘리그라피의 저변 확대와 캘리그라피 예술의 발전, 캘리그라피 작가들의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2008년에 창립된 단체다.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캘리그라피 협회 중 하나인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는 회원들의 전문성과 예술성을 증진시키며 캘리그라피 예술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Green: 더 푸르게'를 주제로 한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모은영 대표로부터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이번 전시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번 전시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우리 협회는 해마다 사회 이슈 문제, 예를 들면 6.25전쟁 70주년 기념, 3.1 운동 100주년 기념, 위드코로나(with corona)와 같은 주제로 정기회원전을 해왔습니다. 올해는 환경 문제, 기업의 ESG 활동과 같이 기후변화와 지구환경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메시지를 담아 'Green: 더 푸르게'라는 주제로 전시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 보호, 올바른 관심과 작은 실천의 의지와 활동의 필요성을 전파하고자 했습니다.
'Green: 더 푸르게'를 주제로 삼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COVID-19 팬데믹 시대를 통과하며 우리는 환경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습니다. 단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을 넘어서 장기적으로 지구의 미래 세대는 더욱 불확실해졌습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려는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자 전시 주제로 삼았습니다.
어떤 작품들이 전시됐나요?
'Green: 더 푸르게'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글자체, 색상, 소재 등을 활용한 독창적인 작품 150여 점이 인사동 백악미술관 1~3층 전관에서 전시됐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의 특성에서 비롯된 전통에 기반한 작품, 해체주의적 표현의 작품, 화선지와 먹에서 벗어난 소재를 사용한 작품 등이 전시됐고, 작가들 저마다의 개성과 다양한 작품세계를 비롯해 현 국내 캘리그라피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가 구성됐습니다.
캘리그라피에는 어떤 가치가 있나요?
캘리그라피는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이나 기법을 의미합니다. 글자를 쓰는 것 이상으로 글자에 생명력과 감성을 불어넣어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움직임과 균형을 갖추는 예술입니다. 캘리그라피가 일상화됐고 더불어 손 글씨 붐까지 일고 있지만, 예술적 장르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독특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아름다운 방법으로, 인간의 미적인 감성을 자극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그 형태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예술, 문화, 교육 등의 분야에서 큰 가치를 지닙니다.
또한 캘리그라피는 글씨 쓰기를 통해 내면의 평화와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요즘같이 바쁜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요즘 많은 사람이 캘리그라피를 취미로 삼고 있는데요, 캘리그라피에 대해 갖는 오해, 혹은 캘리그라피에 대해 다시 인식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요즘 캘리그라피가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직접 손으로 글씨를 쓰고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캘리그라피는 예쁜 손 글씨, 단순히 아름다운 글씨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 사람들은 캘리그라피에 대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취미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까다로우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만약 악필 교정이나 소통을 위한 글씨 쓰기에 목적이 있다면 괜찮지만, 캘리그라피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글자의 구성, 선질의 구현, 레이아웃, 색상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특정한 기술과 기법을 익혀야 하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통해 점차 발전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제품 패키지를 비롯해 영화 및 광고 포스터, TV 타이틀, 책 표지, 슬로건 등 일상에서 많이 접하고 있는 캘리그라피는 디자인 측면의 상업 캘리그라피입니다. 소비자와 대면해 어필해야 하는 상업 캘리그라피는 단어가 주는 의미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제품이나 매체의 특성을 파악하고, 소비자의 성별이나 연령 등 주요 타깃층의 분석도 필요하며, 기업이 원하는 마케팅 전략과 디자인 요소까지 고려해 표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의뢰한 클라이언트에게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다른 차별화 요소를 제공하게 됩니다.
한편으로 일반적인 서예는 주로 정해진 서법에 따라 글자를 쓰는 반면, 캘리그라피는 서법을 자유롭게 변형하여 글씨의 미적 요소와 감성적인 느낌을 강조하여 창의적으로 작업합니다. 서예에 뿌리가 있지만 디자인과 접목된 이 분야는 서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디지털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소재를 달리해 현재에 맞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예술입니다.
대표님의 작업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캘리그라피 감성으로 소통하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산돌커뮤니케이션에서 근무한 8여 년 동안 산돌투어링 담당자로서 운영과 진행을 맡았습니다. 산돌투어링은 폰트와 타이포그라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나 디자이너 단체가 방문해 산돌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알아보고, 폰트 만드는 과정, 만드는 사람들, 작업 공간들을 보며 영감을 얻어가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세부 프로그램 중 산돌커뮤니케이션 창립자인 석금호 대표님의 ‘한글로 한국을 마케팅하다!’라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강의는 매번 들을 때마다 저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했습니다.
그때의 영향으로 한글에 대한 영감을 받아, 한글 글자가 가지는 아름다움을 작품에 반영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한글 문자를 주로 쓰는 입장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한글문화를 후대에 어떻게 남길 것인지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식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산돌커뮤니케이션을 퇴사 후 손글씨 폰트를 개발한 경험이 있습니다. 폰트 디자인을 나노 타이포그래피라고도 합니다. 쉐입의 미세한 차이, 속공간, 자소의 배치에 따라 글꼴의 개성과 특성을 달리하게 되죠. 타이포그래피 해체주의의 선구자인 데이비드 카슨은 ‘타입은 스스로 말한다’라고 했습니다. 캘리그라피에서 글자가 가지는 힘, 필선이 가지는 힘을 믿습니다.
또한, 전통 기법을 존중합니다. 캘리그라피를 접한 후 전통 서예도 수년간 배우고 쓰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서예 기법과 디자이너로서 감각을 접목하여 선에서 힘이 느껴지면서 감각적인 작품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는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는 캘리그라피 작가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전통적인 캘리그라피 예술부터 현대적인 캘리그라피 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국내외에서 전시를 개최하고 참여하며,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K-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다른 문자와 구별되는 독특한 미학을 지닌 한글 캘리그라피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외에서 많은 전시회와 문화 교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는 이러한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이어 나가면서 한글 캘리그라피 예술을 국내외에 알리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협회는 앞으로 어떻게 활동을 전개할 계획인가요?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는 분기마다 실시하는 자격증 시험을 통해 우수한 캘리그라퍼를 배출하고, 디자인단체와 학술단체, 갤러리 등과 긴밀한 협력과 협조를 통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문호를 넓히며, 각계 전문가를 초빙하여 세미나를 개최하고 임원 워크숍을 열어 협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또한, 전국 규모의 공모전과 국제 교류전 등을 통해 K-컬처의 선두적인 단체로 나아가기 위해 앞장설 계획입니다.
대표님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저 또한 기존 활동 영역에서 더욱 활발히 움직이며, 고유한 미학과 전통 기법을 보존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기회가 닿는 대로 해외 활동도 넓혀갈 계획입니다.
제가 캘리그라피를 시작한 지 14년 차입니다. 지금까지 국내외 여러 그룹전에 참여해 왔는데, 첫 개인전이 올해 11월 말에 인사동 갤러리인사1010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개인전을 좀 일찍 할 걸 하는 후회가 있습니다. 저 스스로도 눈이 높아져 버려 부담이 많이 큽니다. 주어진 주제 안에서의 표현이 아닌 저 만의 컨셉과 작품세계를 보여드리고 관람하시는 분들에게 감흥을 주는 전시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모은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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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협회도 있구나 !!! 한글을 사람들이 예술로 접할 수 있게 하시다니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