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K리그의 개막이 멀지 않았습니다. 각 구단들은 새로운 선수들을 맞이하여 따뜻한 해외로 나가 전열을 다졌고, 몇 감독들은 직접 축구강국으로 날아가 선진축구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모두 재미있는 공격축구를 펼치겠다고 밝혔고, 팬들의 '대박'을 향한 기대도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내셔널리그 우승팀이 K리그로 올라온다는 정말 좋은 소식이 있었지만, KB가 돈 때문에 선수들과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점. (이제는 해체 수순까지 밟고 있다니...!) 비록 전후기에서 단일리그로 돌아온 사실은 반갑지만, 6위도 우승이 가능하게 플레이오프를 6강으로 늘려버려 리그의 의미가 더 떨어지게 된 것. 리그는 주말-컵대회는 주중에 열리는 건 좋은데, 컵대회 결승전까지 주중이라는... 몇몇 팬들이 제기해 온 K리그 구단들의 관중 부풀리기 의혹과 불투명한 엿맹의 경영방식도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를 두고 얼마나 많은 유빠들이 K리그를 욕하게 될까요? 유빠들로 가득한 교실에서 난 얼마나 소외될까요? (흑!) 블루아크에도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언제까지 K리그를 TV로만 봐야 할까요? 그걸 볼 시간에 공부를 하라는 말을 얼마나 더 들을까요? 언제까지 K리그 팬들이 비주류에 남아야 하는 걸까요?
과연 우리나라 유빠들 중에서 직접 유럽에 가서 비싼 암표 사고 유럽의 열기를 직접 느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 몇십 인치 TV화면이나 400 X 300 픽셀의 조그만 인터넷 동영상에 흠뻑 취한 사람들이 아닐까요? 피파-FM-위닝에 나오는 선수들의 능력치의 숫자만 믿고, 90점대를 기록하는 유럽축구에 부러움을 나타내고, 상대적으로 낮은 K리그와 한국축구를 깔보는 게 아닐까요? 적어도 제 주변의 유빠들만 봐도 그랬습니다. 거기다 이들은 TV로도 K리그 경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본 적은 있냐고 물으면 대답은 딱 다섯 글자 뿐. "K리그 안 봐." 이게 뭐니, 이게?
이런 사람들에게서 전 오랫동안 한국인의 정신을 지배해 온 '사대주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외국만 좋다고 우리 것은 싸그리 무시하는 풍토. 객관적인 평가도 없이 우리 것은 뒤떨어진 것이라도 믿는 풍토. 전 이게 정말 싫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우리 것을 세계적으로 만들면 안 됩니까? 현대가 그랬고, 삼성이 그랬고, 한글 등 전통문화들이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K리그도 역시 노력하면 세계적인 리그로 발돋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대주의에 빠져서 정신 못 차리면 한국축구의 발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뭘 어찌해야 할까요? 저들의 의식을 바꿔야죠. 집구석이나 술집에 처박혀 조그만 화면의 전자파를 맞으며 유럽축구를 보는 것보다, 눈이 편한 푸른색 잔디밭을 직접 보며 드넓은 축구장에서 바깥공기를 마시고 온몸으로 현지의 열기를 느끼며 K리그를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K리그 욕은 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근본적인 대책은 저도 잘 모릅니다. 저는 아직 고2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생각할 머리가 덜 익었는지도 모릅니다. 언론들은 K리그 경기가 재미있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내게는 원래 재미있는 K리그가 사대주의에 빠져 허둥대는 유빠들에겐 과연 재미있게 보일까요? 구단들이 홍보를 많이 해야 한다고 언론들은 말하는데, 유빠들이 그걸 거들떠보기나 할까요? 누가 어떻게 이들을 K리그 경기장 속에 밀어넣을 수 있을까요?
올해 K리그가 당장 대박이 날 것이라는 기대는 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관중들을 위해 열심히 뛰고 감독과 코치들은 기막힌 전술로 관중들을 매료시키고 경영진들은 한층 더 효율적인 경영을 하며 올해 K리그가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면, 마니아층은 조금 두터워질 것입니다. 매년 K리그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면, 마니아층은 더욱더 두터워질 것입니다. 그렇게 쌓이고 쌓이면, 유럽 부럽지 않은 열기를 한가득 내뿜을 수 있는 K리그가 되지 않을까요?
잠깐 대표팀 바람 타고 확 타오르다 확 식어버리는 K리그는 이제 원하지 않습니다. 멋진 모습으로 조금씩 발전하는 K리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상황이 어렵고 힘들고 절망적이더라도, 미래의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탈리아의 작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을 가슴에 품고 모두 앞으로 나아가자구요!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첫댓글 그래도 세상은 존재할 가치가있다 (누구였더라-_-;;) // 를 신봉하는 사람으로써, 다 끌어안고가야죠 ㅎ
저 한번볼려고 비싼비행기값주고 이탈리아 세리에a밀라노더비갔다가 깔려죽을뻔 표는당연이없고 암표도 원래값에 2밴가3밴가 ㅎㄷㄷ 그에반해 세르비아전 2:0이겼을때 예매했는데 예매가보다 더싸게팔고 사람도없어서 2등석에서 vip인지1등석인지로 체인지 ㅋㅋ 경기보는데 이을룡선수가 스로잉하러 제근처에오자 제가 을룡타화이팅!!이러구 전반끝나고 tv에 제얼굴도나오고 ㅎㅎ
요번에 디카사서 개막전 경기 사진 좀 찍어오려구요. k리그에 관한 사진이라던지 영상물이 많이 올라오면 인식도 차츰 변해나갈거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