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숙취 해소제 시장
씹거나 빨아먹는 제품 여성에 인기 구매량 남성보다 10% 더 많아
연령별로는 30대-40대-20대 순 온라인 통한 대량 주문도 늘어
이달 1년 전 보다 200% 더 팔려
직장인 최정주(30)씨는 요즘 일주일에 3~4일 저녁 약속 뒤엔 숙취 해소를 위해
이른바 '숙취 캔디'를 꼭 챙겨먹는다.
오랜 지향이 나는 달달한 가탕이지만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강황 추출 성분이 포함됐다.
업무시간 중에도 틈틈이 간식처럼 먹는다.
최씨는 '가끔 숙취 해소 음료를 마셨지만 너무 써서 불편한 속이 더 불편해졌다'며
'요즘은 사탕이나 젤리처럼 달콤하고 맛있는 숙취 해소제가 많이 나와 이를 대량 구매해 사무실에 두고 챙겨 먹는다'고 말했다.
송년회가 잦은 연말을 맞은 숙취 해소제 시장이 신바람이 났다.
지마켓에 따르면 최근 숙취 해소제 판매액(지난달 31일~이달 6일)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0%늘었다.
연령 별로는 30(전체 55%)의 구매가 가장 왕성했고, 40대(30%)와 20대(8%)가 뒤를 이었다.
여성(55%)이 남성(45%)보다 숙취 해소제 구입에 더 적극적이다.
음료 외에도 캔디나 젤리, 환처럼 숙취 해소제 종류가 다양해진 영향이다.
홍순철 이베이코리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쓴 맛 대신 달달한 맛의 제품이 많아지면서
여성 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숙취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원인이다.
국내에서는 콩나물국이나 황태국, 꿀물 등이 숙취를 해소하기 위한 대표적인 '해장'이었다.
해장을 위한 별도의 제품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다.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능력이 있는 원료를 활용한 음료가 출시되면서 숙취 해소제 시장이 형성됐다.
CJ헬스케어가 92년 선보인 '컨디션'이 시초로 꼽힌다.
미배아(쌀눈) 발효 추출물을 넣은 음료다.
콩에서 추출한 성분에 쌀 배아를 함께 발효시켜서 만들었다.
컨딧견은 출시한지 1년2개월 만에 1000만병이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이어 대상(옛 미원)이 콩나물 뿌리에 다량 함유된 아스파라킨산'을 활용한 '아스파'를,
LG생활건강이 칡뿌리 추출물을 넣은 '비전'을 내놨다.
98년엔 그레미가 '여명808'을 내놨다.
오리나무와 마가목 추축물을 넣은 숙취 해소용 천연차다.
2005년 동아제약이 카레의 주성분인 강황을 넣은 '모닝케어'를 선 보였다.
모두 음료 형태다.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현재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컨데션 42%, 여명808 34%, 모닝케어 12%, 헛개파워 4.6%,
레디큐 4.3% 등이 차지하고 있다.
요즘 숙취 해소제는 음료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양으로 변신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짜먹는 겔 형태의 '헛겔'을 내놨다.
스틱형으로, 망고 농축액이 들어 있어 단맛이 난다.
한독약품이 2014년 출시한 '레디큐 츄'도 있다.
강황에서 추출한 커큐민이 주 성분이다.
망고 맛이 나는 젤리 형태다.
피코앤텍이 2014년 첫 선을 보인 '키스립'은 오렌지맛 사탕이다.
지난해 12월 유산균을 첨가해 리뉴얼 제품을 내놓은 이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삼양사가 2013년 12월 출시한 '큐원 상쾌한'은 작은 환 형태다.
효모 추출물과 헛개.산사나무열매 등의 추축물을 농축했다.
이현주 삼양사 식품마켓팅팀 브랜드 담당은 '이달 초 누적판매량 1000만포를 팔릴 만큼 올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간단히 삼킬 수 있고 고농축이라 숙취 해소가 빠르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들도 앞다퉈 숙취 해소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개 이전에 내놓았던 음료에 숙취 해소에 좋은 성분을 첨가하는 형태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지난해 12월 '발효녹즙 3종 크리스마스 윈터 에디션'을 선보였다.
기존 녹즙에 숙취 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거스. 마늘. 부추. 케일 등을 넣었다.
팔도돋 지난해 12월 '비락 식혜'에 헛개 추출물을 넣은 '비락 헛개식혜'를 출시했다.
커피&머핀 전문점 마노핀은 이달 초 커피에 헛개나무 열매 농축액과
쌍화 엑기스, 꿀을 넣은 '해장 커피'를 출시했다. 최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