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봄 청소년 문학 톡 02
블루 4호
파스칼 마레 지음 | 장한라 옮김
⦁ 발행일 2022년 3월 25일 ⦁ 가 격 12,000원
⦁ 판 형 140*205(무선제본) ⦁ 쪽 수 136쪽
⦁ ISBN 979-11-92148-05-2 43860 ⦁ 분 야 청소년>청소년 문학>해외 창작
굳게 믿었던 세상이 모두 거짓임이 밝혀지는 순간,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진짜 ‘나’를 찾아가는 시간,
온전한 ‘나’로 바로 서는 시간이 펼쳐진다!
“우리가 사는 것은 위대한 설계자 덕분이라고만 했다.
우리가 왜 태어났는지,
우리가 존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나는 하나도 알지 못했다.”
■ 책 소개
인간의 생명 연장을 위해 태어난 복제인간 블루 4호의 가짜 세상 극복기
살아야겠다! 복제인간 ‘블루 4호’가 아닌, 온전한 ‘인간’으로!
감성을 톡! 상상을 톡! 나를 톡! 깨우는 다봄 청소년 문학 톡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열두 살 블루 4호는 바깥세상과 단절된 구역에서만 살았다. 평온하고 행복한 생활에 만족했지만, 성장기에 이르자 알 수 없는 불안과 낯선 감정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알게 된 청천벽력과 같은 진실! 자신을 비롯해 구역 안의 모든 이들은 복제인간이었다. 원본이 장기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언제든지 희생될 수 있는 부품에 불과하다는 사실, 위대한 설계자에 의해 실리콘 주머니에서 만들어진 복제인간과는 달리 바깥세상의 생명 탄생은 부모의 사랑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블루 4호는 낯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지금 내가 처음 느끼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구역 바깥은 어떤 세상이며 원본이 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가는데 답은 보이지 않아 혼란만 계속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블루 4호의 원본 생명이 위험해지면서 블루 4호가 바깥세상으로 불려갈 위기에 처하자, 자신을 돌보며 이 모든 진실을 알려준 앙드레의 도움을 받아 구역을 탈출하기로 한다.
태어나 자랐던 구역을 열두 살이 되어 홀로 벗어난 블루 4호는 어떤 세상을 마주하게 될까. ‘복제인간’의 굴레를 벗어나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머릿속을 가득 채운 ‘나’와 ‘세상’에 관한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왜 존재하는 거예요?
나를 사랑해 주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알고 있었던 세상이 전부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떨까? 게다가 자신의 존재마저 부인하고 싶을 만큼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블루 4호》는 내가 믿고 의지했던 세상이 자신 안에서 무너져 버린 소년이 절망을 딛고 새로운 세상을 열고 진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블루 4호는 열두 살이 감당하기 힘든 충격적인 진실 앞에서 처음에는 분노하고 원망한다. 그러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냉철한 머릿속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 존재 이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이 끊임없이 자리 잡는다.
나는 누구지?
나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났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블루 4호의 질문은 복제인간이 아니더라도,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살아가면서 수없이 되묻지만 답을 찾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이 때문에 복제인간 블루 4호의 고민은 독자의 것으로 자연스레 옮겨지고, 어느새 블루 4호가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길에 동행하고 있는 독자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위대한 설계자가 우리를 왜 만들었는지, 우리가 존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하나도 알지 못했다. 또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건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았다. 바깥세상 사람들도 보통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른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
주저앉을 것인가 일어설 것인가
익숙한 곳에 머무를 것인가 새로운 세상으로 뚫고 나갈 것인가
혼돈 속의 갈등과 선택, 그리고 오롯이 홀로 서는 ‘나’
예상치 못한 진실,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은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파괴력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딛고 일어서는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어서는 데 성공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데는 장애물이 있으며 계획대로 일이 풀리지도 않을 때도 있다.
블루 4호도 구역을 벗어나는 데는 성공하지만 도움을 청해야 할 샘의 집 주소가 적힌 메모지와 탑승 카드를 소매치기당하면서 세상에 내몰린다. 블루 4호는 낯선 공간을 헤매야 했고, 처음으로 자신의 손으로 굶주린 배를 채워야 했고, 안전한 잠자리를 찾아다녀야 했다.모든 것이 엉클어진 상황. 다행히 우연히 만난 소녀 알라야가 조력자가 되어 주면서 블루 4호는 희망을 붙잡을 수 있게 된다.
복제인간으로 통제와 철저한 관리 시스템 아래에서 편히 지냈던 블루 4호는, 갇혔던 구역을 벗어나 세상에 뛰어든 이후 비로소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일 용기를 얻는다. 그렇게 ‘인간’을 알아가고 자신 안에 인간을 채워 나간다.
“왠지 모르게 나를 관찰해 보고 싶었다. 거울에 비친 남자아이는 금발 머리에 구릿빛 피부, 초록색 눈, 조금 큰 입, 똑바로 뻗은 코를 가지고 있었다. 한 마디로 마음에 드는 얼굴이었다. 거울 속 나에게 미소를 지었다.” (본문 중에서)
미래의 복제인간 블루 4호 속에 현재의 내가 보인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인간의 생명 연장의 꿈이 만나면서 ‘복제인간’은 다양한 이야기의 낯익은 소재가 되고 있다. 《블루 4호》 또한 ‘복제인간’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상상으로 지어진 세상 위에 이야기를 세우면서 생명 윤리를 둘러싼 논쟁거리를 곳곳에 배치해 놓았다. 그 결과 독자는 블루 4호가 아닌 바깥세상의 원본이 되어 나는 과연 나의 생명 연장을 위해 복제인간을 이용할 수 있을까, 외모와 DNA가 자신과 완전히 일치하는 복제인간을 과연 사람들은 원할까, 하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희생시키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은 일일까,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자문하게 된다.
작가는 더 나아가 더 근원적으로 미래의 복제인간 블루 4호를 누군가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준비된 부품, 쓸모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는 생명체로 그리면서 현재를 살고 있는 나를, 그리고 인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진짜 인간과 가짜 인간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지,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인간의 삶은 복제인간 블루 4호와 무엇이 다른지 묻기도 한다.
블루 4호가 자신의 원본을 만나고, 원본을 위해 결단을 혼자 힘으로 내릴 때, 독자는 작가가 묻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될 것이다.
■ 책 속에서
그날부터 내 삶은 바뀌어 갔다. 비리앙 바부를 만나고 싶어 오후 훈련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비리앙 바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내게 딱히 이렇다 할 관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눈빛이 마주칠 때면 내게 말을 건넸던 바로 그날과 똑같은 따스함이 전해졌다. 마치 눈길 속에서 조그만 불씨가 피어올라서 무딘 내 영혼을 조금씩 깨우는 것 같았다.
생각에 빠져 있는 시간이 갑자기 늘었다. 낮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머릿속에서는 궁금증이 미치게 맴돌았다. 여기랑 비슷한 다른 구역들도 있을까? 바깥세상은 완전히 다른 곳일까? 바부들과 무나들도 유아원과 청소년의 뜰을 거쳤을까? ― 15쪽
나는 비리앙 바부가 몹시도 원망스러웠다. 내게 진실을 들려준 건 좋았지만, 그 진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화가 치밀다가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아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리고 내 운명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원본이 장기를 교체할 때까지 구역 안에서 마냥 기다리면서 나이를 먹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29쪽
나를 구해줄 사람은 알라야밖에 없었다. 어쩌면 알라야가 일을 잘 처리해서 앙드레와 연락이 닿았을지도 모르고, 아주 만약일 뿐이지만……. 낡은 집, 벅, 알라야의 미소, 앙드레를 떠올리자니 목이 메었다. 나한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설령 큰 탈 없이 수술을 마친다 해도, 절대 도망쳐 나올 수 없는 다른 구역으로 쫓겨날지도 모르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야 하는 생활을 어떻게 다시 견딜 수가 있을까? 이제껏 깨달은 모든 걸 과연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있을까? ― 117~118쪽
그 아이를 향해서 애틋하고, 애처로운 마음이 들었다. 혹시 이런 감정이 사랑인 걸까 싶을 정도였다. 그 아이는 또 하나의 내가 아닌가. 나는 그 애와 쌍둥이나 다름이 없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똑같은 살갗을 가진 존재가 아닌가. ― 122쪽
■ 차례
벨상떼 구역
비리앙 바부
부모님, 개, 마을
믿을 수 없는 진실
비리앙 바부 이야기
도주
구역은 안녕, 세상아 반가워!
가용에서 길을 잃다
초대
알라야와 벅
샘을 찾아서
소풍
납치
늑대 소굴
병원
대면
자유, 우정, 박애
에필로그
■ 저자 소개
지은이 _ 파스칼 마레
현대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다.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다양한 나라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았으며, 지금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결혼 후 아프리카 소녀 두 명, 인도 소년 한 명을 입양해 함께 살고 있다.
옮긴이 _ 장한라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과 불어불문학을 전공했고 인류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에서 그리스·로마 고전을 읽고 비평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교수 및 명예교수의 영어 코치, 국제학술대회 통역과 사회과학 분야 논문 번역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에데나의 세계》 《그림으로 만나는 인간에 대한 모든 이야기》 《버진다움을 찾아서》 《파리지엔의 자존감 수업》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게을러도 괜찮아》(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