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치거각(予齒去角)
하늘은 어느 동물에게 단단한 이를 주면서 동시에 뿔도 같이 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빨을 주고 동시에 뿔까지 주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 즉 사물이 완전무결한 경우는 없다는 비유의 말이다.
予 : 나 여(亅/3)
齒 : 이빨 치(齒/0)
去 : 갈 거(厶/3)
角 : 뿔 각(角/0)
출전 : 한서漢書) 卷056 동중서전(董仲舒傳)
동중서(董仲舒)는 하북(河北) 광천군(廣川郡) 사람으로 한(漢)나라 때 사상가이자 철학가, 정치가이자 교육가이다.
천자에 즉위한 한무제(漢武帝) 원광(元光) 원년(BC.134)는 현량(賢良)과 문학(文學)의 선비를 천거 받으니 그 수가 100여명을 헤아렸다.
그 중에 동중서(董仲舒)도 현량(賢良)의 자격으로 한무제가 나라를 다스릴 방책을 제시하라는 책문(策問)을 내렸을 때 거현양대책(舉賢良對策)을 올리면서, 천인감응(天人感應)과 대일통(大一統) 학설과 '백가(百家)를 몰아내고 육경(六經)을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무제가 동중서의 대책을 보고 다시 책문을 내렸고, 동중서는 다시 대책을 올렸으며, 이에 한무제가 다시 책문을 내리니 동중서는 다시 대책을 올렸는데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
대저 하늘이 부여해 주는 것도 분수가 있습니다. 이(齒)를 주는 자에게는 뿔(角)을 제거하고, 날개(翼)를 달아준 자에게는 다리(足)를 두 개만 주는 것이니 큰 것을 받은 자는 작은 것을 가질 수가 없는 이치입니다.
夫天亦有所分予, 予之齒者去其角, 傅其翼者兩其足, 是所受大者不得取小也.
옛날에는 녹봉을 받은 자는 힘을 써서 농사를 지음으로서 밥을 먹지 않았고, 또 상업과 같은 말단의 일에도 종사하지 않았습니다. 이 또한 큰 것을 받은 자는 작은 것을 가질 수 없다는 취지로 하늘이 하는 일과 이치가 똑 같은 것입니다.
古之所予祿者, 不食於力, 不動於末, 是亦受大者不得取小, 與天同意者也.
큰 것을 이미 받았는데도 또 작을 것을 가진다면 하늘조차 풍족하게 해결할 수 없거늘 하물며 사람이야 어떠 하겠습니까?
夫已受大, 又取小, 天不能足, 而況人乎.
이것이 백성들이 시끌시끌하게 불만을 터트리면서 넉넉지 못함에 괴로워하는 이유입니다.
此民之所以囂囂苦不足也.
몸은 천자의 총애를 받아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따뜻한 집 안에서 앉아서 후한 녹봉을 받아먹는 처지인데도 한술 더 떠서 부귀로 얻어진 재물과 권력에 힘입어 백성과 더불어 아래에서 이익을 다투니 백성들이 어떻게 저들을 당해낼 수 있겠습니까?
身寵而載高位, 家溫而食厚祿, 因乘富貴之資力, 以與民爭利於下, 民安能如之哉.
(...)
부자들은 사치하게 지냄에도 불구하고 여유가 있는데 반하여 가난한 자들은 곤궁하게 지냄에도 불구하고 걱정하고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富者奢侈羨溢, 貧者窮急愁苦.
곤궁하게 지내며 걱정하고 있지만 윗자리에 있는 자들이 구원해주지 아니하니 백성들은 인생의 즐거움을 구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죽을 수 있는 일조차 피하지 않거늘 하물며 죄 짓는 정도야 어찌 피하겠습니까?
窮急愁苦而不上救, 則民不樂生.
民不樂生, 尚不避死, 安能避罪.
이것이 바로 형벌이 늘어가고 간사한 행위가 막아지지 않는 원인입니다.
此刑罰之所以蕃而奸邪不可勝者也.
따라서 녹봉을 받는 집안은 녹봉이나 먹을 뿐이요, 백성들과 생업을 다투는 일이 없어야만 이익을 균등하게 배분할 수가 있고 백성들이 집집마다 풍족하게 지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故受祿之家, 食祿而已, 不與民爭業, 然後利可均布, 而民可家足.
이것이 바로 위에 있는 하늘의 이치이며 또한 태곳적의 도(道)입니다.
此上天之理, 而亦太古之道.
그리고 천자가 마땅히 법으로 제정해야 할 것이며, 대부들이 마땅히 순종하여 시행해야 할 일입니다.
天子之所宜法以為制, 大夫之所當循以為行也.
따라서 공의자(公儀子)가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재상으로 있을 때 집 안에 들어가 아내가 비단 짜는 것을 보고 화를 내며 아내를 내좇았고, 집에서 식사할 때 뜰에 심었던 아욱을 먹게 하자 화를 내며 아욱을 뽑아버렸습니다.
故公儀子相魯, 之其家見織帛, 怒而出其妻, 食於捨而茹葵, 慍而拔其葵.
그리고 말하기를, '내가 이미 녹봉을 받고 있거늘 채소를 심는 농부와 길쌈하는 여인의 이익을 빼앗는단 말이냐?'고 했습니다.
曰: 吾已食祿, 又奪園夫紅女利乎.
이런 저런 벼슬자리에 앉아 있던 옛날의 어진 사람이나 군자들은 모두 이 사람과 같았습니다.
古之賢人君子在列位者皆如是.
그래서 아랫사람들은 그들의 행위를 공경하여 그들의 가르침을 따랐고, 그들의 청렴함에 감화를 받아 탐욕스럽거나 비열하지 않았습니다.
是故下高其行而從其教, 民化其廉而不貪鄙.
(...)
及至周室之衰, 其卿大夫緩於誼而急於利, 亡推讓之風而有爭田之訟.
(漢書/卷056 董仲舒傳)
▶️ 予(나 여/줄 여, 미리 예)는 ❶상형문자로 豫(예)의 속자(俗字)이다. 직기(織機)의 횡사(橫絲)를 끼는 북을 오른편으로 왼편으로 보내는 것을 나타낸다. 좌우(左右)로 건네므로 주다의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나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予자는 '나'나 '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予자는 천을 짜는 직기의 일부를 그린 것이다. 여기에는 실이 감겨있어서 좌우로 교차해 천이 짜이게 했다. 천을 짤 때는 이것을 직기의 좌우로 보내야 했기 때문에 予자는 '주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외에도 '하사하다'나 '승인하다', '허락하다'와 같이 무언가를 주는 것과 관련된 뜻이 파생되어 있다. 다만 予자는 쓰임이 많지는 않고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도 단순히 발음역할만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予(여, 예)는 ①나(=余) ②주다(=與) ③하사하다(下賜--) ④승인하다(承認--) ⑤허락하다(許諾--), 용서하다(容恕--) ⑥인정하다(認定--) ⑦팔다 ⑧매각하다(賣却--) ⑨함께하다 ⑩함께, 그리고 ⓐ미리 (예) ⓑ먼저 (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내게 말하기를 이르는 말을 여왈(予曰), 주는 것과 빼앗는 것을 이르는 말을 여탈(予奪), 얻으려면 먼저 주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욕취선여(欲取先予), 사름들은 다 나는 잘 안다고 한다는 말을 인개여지(人皆予知) 등에 쓰인다.
▶️ 齒(이 치)는 ❶형성문자로 歯(치)의 본자(本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止(지, 치)와 이를 물고 있거나 잘 움직여 씹거나 함을 나타내는 나머지 글자의 합자(合字)로 이를 뜻한다. 이는 생장(生長)과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나이의 뜻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齒자는 '이빨'이나 '어금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齒자를 보면 크게 벌린 입과 이빨이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止(발 지)자가 더해지면서 입이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했다. 齒자는 이렇게 이빨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지만 때로는 '나이'나 '순서'를 뜻하기도 한다. 이빨이 가지런히 나열된 모습이 '순서'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齒(치)는 ①이(=齒) ②나이 ③어금니 ④연령(年齡) ⑤나란히 서다 ⑥병렬(竝列)하다 ⑦벌이다 ⑧언급(言及)하다 ⑨제기(提起)하다 ⑩동류(同類)로 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나이가 많고 덕행이 높음을 치덕(齒德), 나이의 차례를 치서(齒序), 이의 점잖은 일컬음을 치아(齒牙), 이가 박혀 있는 상하 턱뼈의 구멍을 치조(齒槽), 齒根 치근이의 치조 속에 있는 부분을 치근(齒根), 이의 속에 있는 빈 곳을 치강(齒腔), 이촉을 싸고 있는 살을 치경(齒莖), 이를 전문으로 치료하고 연구하는 의학의 한 분과를 치과(齒科), 잇몸이 튼튼하지 못하여 잘 붓고 피가 모이는 증세를 치담(齒痰), 이의 표면 특히 이의 안쪽 밑동 부분에 침에서 분비된 석회분이 부착해 굳어진 물질을 치석(齒石), 이를 닦는 데 쓰는 약을 치약(齒藥), 잇몸이 부어서 곪는 병을 치옹(齒癰), 이뿌리를 둘러싸고 있는 살을 치육(齒肉), 이가 쑤시거나 몹시 아픈 증상을 치통(齒痛), 희고 깨끗한 이를 백치(白齒), 벌레먹은 이를 충치(蟲齒), 희고 깨끗한 이를 호치(皓齒), 늙은이의 이를 노치(老齒), 만들어 박은 이를 의치(義齒), 같은 연령을 동치(同齒), 늘 싫어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옹치(雍齒), 소리를 내며 이를 갊을 교치(咬齒), 새해가 되어 나이를 더 먹음을 가치(加齒), 사람이나 생물이 세상에 난 뒤에 살아온 햇수를 연치(年齒), 이를 닦고 입안을 가셔 내는 일을 양치(養齒), 입술과 이로 서로 이해 관계가 밀접함을 순치(脣齒), 어금니와 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아치(牙齒), 나이가 한 살 더함을 첨치(添齒), 이를 꽉 물다라는 뜻으로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합치(合齒), 이를 튼튼하게 하는 일을 고치(固齒), 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 있다는 뜻으로 강한 자는 망하기 쉽고 유연한 자는 오래 존속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치망설존(齒亡舌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있던 것이 없어져서 불편하더라도 없는 대로 참고 살아간다는 말을 치망순역지(齒亡脣亦支), 배냇니를 다 갈지 못하고 머리는 다박머리라는 뜻으로 아직 나이가 어림을 이르는 말을 치발부장(齒髮不長),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의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순망치한(脣亡齒寒), 붉은 입술과 하얀 이란 뜻으로 여자의 아름다운 얼굴을 이르는 말을 단순호치(丹脣皓齒),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이다는 뜻으로 대단히 분하게 여기고 마음을 썩임을 일컫는 말을 절치부심(切齒腐心), 붉은 입술과 흰 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이르는 말을 주순호치(朱脣皓齒), 이를 갈고 팔을 걷어올리며 주먹을 꽉 진다는 뜻으로 매우 분하여 벼르는 모습을 이르는 말을 절치액완(切齒扼腕), 뿔이 있는 놈은 이가 없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모든 복을 겸하지는 못함을 이르는 말을 각자무치(角者無齒), 입술과 이나 수레의 덧방나무와 바퀴처럼 따로 떨어지거나 협력하지 않으면 일이 성취하기 어려운 관계를 이르는 말을 순치보거(脣齒輔車), 붉은 입술과 흰 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호치단순(皓齒丹脣), 입술과 이의 관계처럼 이해 관계가 밀접한 나라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순치지국(脣齒之國), 붉은 입술에 흰 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주순백치(朱脣白齒), 죽은 자식 나이 세기라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망자계치(亡子計齒),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치(犬馬之齒), 맑은 눈동자와 흰 이라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명모호치(明眸皓齒) 등에 쓰인다.
▶️ 去(갈 거)는 ❶상형문자로 厺(거)는 본자(本字)이다. 본디 마늘 모(厶; 나, 사사롭다, 마늘 모양)部라 쓰고 밥을 담는 우묵한 그릇이나, 안에 틀어 박혀 나오지 않다의 뜻이다. 글자 윗부분의 土(토)는 흙이 아니고 吉(길)의 윗부분 같이 뚜껑을 나타낸다. 우묵하다, 틀어 박히다의 뜻에서 전진(前進)에 대하여 퇴거(退去)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❷회의문자로 去자는 '가다'나 '지나다', '내몰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去자는 土(흙 토)자와 厶(사사 사)자가 함께 결합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去자는 大(큰 대)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것이었다. 去자의 갑골문을 보면 팔을 벌린 사람 아래로 口자가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口자는 '입'이 아닌 '문'을 뜻한다. 갑골문에서의 去자는 사람이 문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떠나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모양이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去(거)는 지난의 뜻으로 ①가다 ②버리다, 돌보지 아니하다 ③내몰다, 내쫓다 ④물리치다 ⑤덜다, 덜어 버리다, 덜어 없애다 ⑥거두어 들이다 ⑦매었던 것을 풀다 ⑧피하다 ⑨죽이다 ⑩지나간 세월(歲月), 과거(過去) ⑪거성(四聲)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갈 왕(往), 갈 서(逝),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올 래/내(來), 머무를 류/유(留)이다. 용례로는 금전을 서로 대차하거나 물건을 매매하는 일을 거래(去來), 물러감과 나아감을 거취(去就), 지난해를 거년(去年) 또는 거세(去歲), 지난번을 거번(去番) 또는 거반(去般), 제거함을 거세(去勢), 떠남과 머묾을 거류(去留), 뿌리를 없앰을 거근(去根), 버림과 취함을 거취(去取), 가는 길을 거로(去路), 지나간 뒤에 그 사람을 사모함을 거사(去思), 머리와 꼬리를 잘라 버린다는 뜻으로 앞뒤의 잔사설을 빼놓고 요점만을 말함 또는 앞뒤를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감을 일컫는 말을 거두절미(去頭截尾), 헤어진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을 거자필반(去者必返),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말을 거기지엽(去其枝葉), 갈수록 더 심함을 일컫는 말을 거거익심(去去益甚), 연한이 차서 퇴직할 차례라는 말을 거관당차(去官當次),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을 거익태산(去益泰山), 떠나간 사람은 날로 소원해진다는 뜻으로 평소에는 친밀한 사이라도 죽어서 이 세상을 떠나면 점점 서로의 정이 멀어짐을 이르는 말을 거자일소(去者日疎), 가야 할지 머물러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르는 말을 거주양난(去住兩難), 올 때는 갈 때의 일을 모른다는 뜻으로 양면을 다 알지는 못함을 이르는 말을 내부지거(來不知去), 벽을 깨고 날아갔다는 뜻으로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출세함을 이르는 말을 파벽비거(破壁飛去), 눈썹이 가고 눈이 온다는 뜻으로 서로 미소를 보냄을 이르는 말을 미거안래(眉去眼來), 지극히 도리에 맞는 말을 말없는 가운데 있음을 이르는 말을 지언거언(至言去言) 등에 쓰인다.
▶️ 角(뿔 각, 사람 이름 록/녹, 꿩 우는 소리 곡)은 ❶상형문자로 짐승의 뿔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뿔, 모서리를 뜻한다. 술을 담거나 되로 삼아 물건을 되거나 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角자는 '뿔'이나 '모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角자는 짐승의 뿔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角자를 보면 뾰족한 짐승의 뿔과 주름이 잘 묘사되어 있었다. 고대부터 짐승의 뿔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角자에 '술잔'이라는 뜻이 있는 것도 고대에는 소의 뿔을 술잔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뿔은 짐승의 머리에서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어서 角자에는 '모나다'나 '각지다'라는 뜻이 생겼고 또 동물들이 뿔로 힘겨루기를 한다는 의미에서 '겨루다'나 '경쟁하다'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角자와 결합하는 글자들은 대부분이 '뿔의 용도'나 '뿔의 동작'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角(각, 록, 꿩 곡)은 (1)모 (2)한 점에서 나간 두 개의 반직선(半直線)이 이루는 도형(圖形), 둔각(鈍角), 예각(銳角) 따위 (3)각도(角度) (4)각성(角星) (5)동양(東洋) 음악(音樂)의 오음(五音) 중(中)의 셋째 음. 장조(長調)의 '미'에 해당함 (6)뿔처럼 만든 나팔. 은(銀)이나 나무로 만드는데 군대(軍隊)를 호령(號令)할 때나 또는 궁중(宮中)의 아악(雅樂)을 연주(演奏)할 때에 쓰던 악기(樂器). 그 크기와 모양에 따라 대각(大角), 중각(中角), 소각(小角)으로 나눔 (7)일부 명사(名詞) 앞에 붙어 뿔로 만든, 뿔의 뜻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뿔, 짐승의 뿔 ②곤충(昆蟲)의 촉각 ③모, 모진 데 ④구석, 모퉁이 ⑤각도(角度) ⑥총각(總角) ⑦상투(장가든 남자가 머리털을 끌어 올려 정수리 위에 틀어 감아 맨 것) ⑧술잔 ⑨짐승, 금수(禽獸) ⑩콩깎지 ⑪뿔피리(뿔로 만든 피리) ⑫별의 이름 ⑬뿔을 잡다 ⑭겨루다, 경쟁하다 ⑮다투다 ⑯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비교하다 ⑰시험하다 ⑱닿다, 접촉하다 ⑲뛰다 그리고 ⓐ사람의 이름(록) 그리고 ㉠꿩 우는 소리(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날 릉(稜)이다. 용례로는 각의 크기로 일이 전개되는 방면이나 면모나 관점을 각도(角度), 눈의 겉을 싼 투명한 막을 각막(角膜), 힘을 겨룸을 각력(角力), 네모지게 다듬은 나무를 각목(角木), 네모지게 켜 낸 재목을 각재(角材), 서로 버티어 늘어섬을 각렬(角列), 각이 진 모양을 각형(角形), 짐승의 뿔 같은 형체를 각상(角狀), 짐승의 뿔로 만든 잔을 각배(角杯), 승부를 겨룸을 각승(角勝), 깍지로 열 손가락을 서로 엇갈리게 바짝 맞추어 잡은 상태를 각지(角指), 뛰어남 또는 맞버티어 굴복하지 않음을 각립(角立), 도안이나 무늬로 쓰이는 네모반듯한 글자를 각자(角字), 분침으로 시계의 분을 가리키는 바늘을 각침(角針), 엽전이나 동전 등의 잔돈을 각전(角錢), 무엇을 보는 각도나 보거나 생각하는 방향을 시각(視角), 한 귀퉁이를 일각(一角), 이마를 땅에 대고 절을 함을 궐각(厥角), 뼈와 뿔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골각(骨角), 활을 만드는데 쓰이는 황소의 뿔을 궁각(弓角), 짐승 따위의 머리에 있는 뿔로 뛰어난 학식이나 재능을 두각(頭角), 상투를 틀지 않은 남자란 뜻으로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이르는 말을 총각(總角), 거리의 한 모서리를 가각(街角), 수평선과 수직선이 이루는 각을 직각(直角), 직각보다 작은 각을 예각(銳角), 1직각 보다 크고 2직각 보다 작은 각을 둔각(鈍角), 서로 대립하여 겨루고 대항함을 일컫는 말을 각립대좌(角立對坐), 뿔이 있는 놈은 이가 없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모든 복을 겸하지는 못한다는 말을 각자무치(角者無齒),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침을 일컫는 말을 교각살우(矯角殺牛), 달팽이의 촉각 위에서 싸운다는 뜻으로 작은 나라끼리의 싸움이나 하찮은 일로 승강이하는 짓을 이르는 말을 와각지쟁(蝸角之爭), 무른 오동나무가 견고한 뿔을 자른다는 뜻으로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동단각(梧桐斷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