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강림
"요!"
"어~? 여~신~~~"
"이것 좀 놔줄래?"
"아.. 화난거야? 화났어? 미야내애~"
아니, 썩 화난 건 아닌데 말이야, 얘들아.
너희들이 이런식으로 목을 조르면 내가 아침에 오기 싫은 거 겨우겨우 일어나서 오게 된 보람도 없이 죽을까봐서 그런거야.
그러니까....
제발 좀 놓으라고 강치현, 최연서!!!!!!!
"이런식으로 사람을 죽이려 들다니. 지능적인 놈들."
응?
아, 이강림!
"어제 고마웠다."
"고마우면 커피."
"커피? 그래! 까짓거. 매점가자. 할 얘기도 있고."
"에에~ 신아,신아. 림이는 스타*스 커피 아니면, 악!!!"
"가자, 매점."
어쩐지 톡 끼어들어 말하던 능력자, 그러니까 치현이의 정수리를 주먹으로 내리친 강림이 놈이 소매를 끄는 바람에 끌려가긴 했는
데...
안죽었겠지, 강치현? 죽었을라나? 소리가 장난이 아니던데.
음....... 아, 시체는 보기 싫은데.
* * *
"할 얘기 있다고? 뭔데?"
"야, 그냥 매점에서 얘기해도 되는데. 종 칠거 아냐."
"1교시 수학이야. 우리 없다고 절대 궁금해하거나 캐물을 사람 아니야. 아니, 어쩌면 우리가 없는지도 모를거야, 그 양반."
"누군데?"
"담임."
아.....
담임인데..... 담당 반 학생이 수업에 없어도 신경 안쓰는 건가.
아하하하하.
그나저나, 그렇다는 건 다음 시간 제끼자는......?
"그래. 째자고. 나도, 너도 할얘기가 좀 많잖아?"
꺅!
독심술?!
"독심술 그런거 쓸 줄 모른다."
맞잖아!! 뭐야, 이 귀신같은 놈!
"혼자 헛생각 하지말고 말해. 아니, 내가 말해야 하나?"
"아냐! 내가 물을게."
"물어봐라."
"너 어떻게 나 알아?"
"니 17년 인생 초반에 내가 끼어 있었거든."
"그럼 어릴 때 알았단......?"
"그래. 다음."
"그, 그래. 몇 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날 기억하고, 날 찾아다녔단거야?"
"누가 그러디? 널 찾았다고."
"치현이랑 연서가."
"그 바보들 입을 재봉틀로 미리미리 박아 놨어야 하는건데. 안일했군."
".....내가 알면 안되는 거였어? 왜?"
"질문시간 끝. 이제 내차례야."
"야!"
"너, 왜 날 기억 못하냐?"
".......나도 궁금해. 왜 니 기억을 찾으려 되짚으면 검은 구덩이에 툭 떨어지는 느낌인지."
"희미하지도 못하든? 내 기억이?"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 니 기억이 없어. 근데 더 어이없는건, 니 기억뿐만이 아니라는거야."
"........"
"하나도 없어. 몇 살때인지 그 이후는 분명히 기억이 나는데, 그 이전 기억은 없어. 내가 그 때 살아 존재했는지 조차 모호할 정도
로, 깔끔하게."
".....후......"
"내가..... 미안해야 하는건가?"
"아니. 썩 니 잘못은 아니다. 자, 나도 질문 끝. 이제 뭐할래? 수업 시작한지 딱 8분 지나서 들어가기도 뭐해."
멍하니 하늘만 보는 녀석의 옆모습을 나도 멍하니 보다가 문득 안주머니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툭 손을 대보니 네모난게 만져진다.
오호라, 이게 있었구만.
"야..... 이거라도 할래?"
* * *
"뭐야, 이놈들. 왜 점심시간이 되도 안내려 오는거지?"
"그러니까!! 강림이 연락도 안돼!! 신이는 아예 연락처를 모른다구!!"
"무슨 일 난건가?"
"꺅! 아냐!! 연서, 너어! 그런 말 하지마아!!"
"그래. 아닐거야. 일이 났으면 우리한테도 연락이 왔을건데...."
[뾰로롱 꼬마마녀 열두살난 마법 마법의 천사-]
"누구야?"
"림이야!! 잠깐만! 여보세요? 너 어디야!"
[옥상이다. 올라와라. 뚜뚜뚜....]
"뭐래?"
"옥상이다. 올라와라. 뚜뚜뚜-"
"그게 다야?"
"응! 올라가보자."
* * *
겔겔겔......
아이쿠- 우리 강림이 또 졌쪄요옹~!!
"꺄하하하하하하!!!"
"........씨발...."
"야, 넌 나한테 안된다- 지금 벌써 몇판째야? 너 한 번도 못이겼잖아~ 겔겔겔겔겔"
"한 판 더해. 씨발, 이대론 절대 못 끝낸다."
"애들 불렀잖아. 우리도 밥먹으러 가야지."
"시끄러. 밥, 그딴거 내가 풀코스로 사줄테니까 닥치고 앉아."
강림아? 이강림?
너의 아름다운 눈이 지금 도박꾼의 그것과 매우 비슷해졌잖아.
어머, 다크써클.
"야, 잘못했어. 내가 졌으니까 그만하자. 손가락 닳겠어!!"
"너 잘못한거 없고, 진 적도 없어. 앉아라."
"야, 그만해~!!"
"앉.아."
.....네.
"마지막 한 판이야."
"그래."
"이판 끝나면 남자답게 딱- 알았지?"
"알았다. 패돌려라."
착착착착---- 짝!
"........씨발......"
"............."
이건 내 생각인데, 이강림 니놈은 절대 게임을 못하는 게 아니야.
단지, 운이 개버러지일 뿐.
어떻게 약 3~40판중에 2~30판이 첫뻑이지?
보통 그정도면 쓰리뻑으로 이기던데, 왜 니놈은 뻑아니면 흔들기냐.
"얘들아!!!!! 얼마나 걱정했다고!!!!"
"도대체 둘이서 옥상에서 뭐하고 있었던 거야?!"
익숙한 목소리가 끼익-하는 옥상 문소리와 함께 나타났다.
너희들이구나. 제발 이 놈 좀 끌어가라.
내 사랑스런 오돌토돌 빨강이들이 까칠한 아스팔트에 쓸려 트럼프 카드가 될 지경이야.
"얘들아......ㅜㅜ"
"설마 너 강림이랑 맞고 치고 있었던거야? 야! 강림이랑 맞고 칠 수 있는 사람인 강치현 뿐이야!!"
연서가 내 등짝을 쫙 때리며 뭔가 이상한 소리를 했다.
팔든? 뭐라고?
"왜.... 강림이랑....?"
"휴..... 이강림 이새끼 평소엔 그렇게 운빨 작렬하다가 화투패만 잡으면 그 운이 다 어디로 갔는지 소멸해 버린다고. 그래서 이 놈
은 치현이 밖에 상대 못해. 치현이는
맞고를 칠 줄 몰라서 우연히 지가 이기고도 빵쩜이야- 하면서 강림이가 계산할 새도 없이 패 뒤집으며 울어버리니까, 강림이는 그
런줄 안다고!"
"어떻게 말리는데? 난 저 놈 귀신들린거 같아서 이제 무서울 지경이라고!!!!"
"간단하지. 치현아, 눌러."
"예압!!!"
눌러. 라는 명령에 강림이 놈한테 안겨든 치현이가 무시무시한 얼굴을 한 이강림을 무시하고 생글대며 다리로는 은근슬쩍 판을 엎
었다.
"강림아, 배 안고파?"
"안고프다. 비켜라."
"나 배고픈데?"
"어쩌라고. 비켜라."
"밥먹으러 가자~ 응?"
"안먹는다. 비켜라."
"자꾸 이러면!! 누나한테 전화한다!"
뚝.
'누나'란 단어에 강림이가 치현이를 밀치고 벌떡 일어났다.
"가자. 밥먹으러."
뭐야, 이강림 안드로이드 뭐 그런거야?
도박 악귀 빙의 해제 코드(?)가 '누나' 라던가......?
*************
너무 오랜만이라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허허
개인적으로 개학하고 수학여행가랴 체육대회에 동아리 이것저것 너무 바빠서 컴퓨터 켤 겨를 도 없었어요ㅜㅜ
너그럽게 이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주부턴 성실연재 할게요!!
첫댓글 재밌게 봤습니다~담편 기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