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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의 것들 스크랩 사향고양이 똥으로 커피를 만든다
노적가리 추천 0 조회 123 08.08.05 23:4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사향고양이 똥으로 커피를 만든다
  

「다람쥐 똥 커피」

.만일 원숭이와 고양이, 다람쥐 같은 동물의 배설물로 사람이 마시는 커피를 만든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믿어지지 않는 이 황당한 얘기는 사실이다. 물론 배설물 자체가 아니라 배설물 속에 포함된 커피 열매로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동물의 배설물에 섞여 나오는 커피콩의 씨앗을 가공하여 독특한 맛의 커피를 만든다. 인도네시아의 「사향커피」다. 수마트라, 자바 등에서 야생으로 사는 「루왁」이라 불리는 사향고양이의 똥에서, 커피원두를 찾아내 깨끗이 씻은 후 볶아 낸 것이다.
  
  사향고양이의 똥을 커피 재료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인간의 불편함 때문이다. 커피는 커피나무 열매의 씨를 갈아서 만든다. 커피 열매를 따서 일일이 껍질을 벗겨 내고 씨를 빼내는 작업은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다. 그런 번거로움을 사향고양이가 한꺼번에 해결한 것이다.
  
  사향고양이는 원래 곤충, 작은 동물, 열매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잡식성 동물이지만, 그중에서 잘 익은 커피 열매를 좋아한다. 사향고양이가 열매를 삼키면 겉껍질과 내용물은 소화되고 딱딱한 씨만 소화되지 않은 채 배설물에 섞여 나온다. 주민들은 이 똥더미를 보고 무릎을 쳤다. 이것을 주워서 원료로 하면 힘들이지 않고 커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향고양이 몸속에서 소화되는 과정에서 침·위액 등과 섞여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나온 커피 열매의 씨는 독특한 맛과 향을 갖고 있다. 커피전문가들은 『사향고양이 체내의 효소분해 과정에서 많은 아미노산이 분해되면서 쓴맛이 첨가되어 커피에 특유의 맛을 더 했다』고 분석한다.
  
  사향고양이의 배설물로 만든 최고급 커피의 이름은 「코피 루왁」이다. 동물들이 그저 잘 익은 커피 열매를 따먹고 배설한 똥으로 만든 이 커피는, 세계적으로 1년에 500kg 정도 소량만 생산돼 상당히 비싸다.
  
  예멘에서는 「원숭이 똥 커피」가, 베트남에서는 「다람쥐 똥 커피」가 생산된다.
  
  베트남産(산) 「다람쥐 똥 커피」는 베트남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고, 주로 외국 귀빈에게 선물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듣기엔 거북한 이름이지만, 사람들이 수확한 것보다 훨씬 맛이 좋다. 베트남 고산지대에서는 커피 수확기에 열대 다람쥐들을 방목한다. 사향고양이와 마찬가지로 다람쥐가 농장의 커피 열매를 따먹고 배설하면 그 똥을 모아 상품화한다. 물에 띄웠다가 말렸다가 다시 물에 띄우고 말리는 가공 과정을 반복해서 냄새 등은 전혀 없다.
  
  
  중국 「모기눈알 요리」, 박쥐 배설물 이용
  
  박쥐는 알고 보면 우리 인간에게 유익한 동물이다. 동물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흡혈 동물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1000여 종의 박쥐가 있는데, 3종만이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다.
  
  철봉 선수처럼 거꾸로 매달려 똥을 누는 인도왕박쥐는 과일을 먹기 때문에 똥에서 과일향이 난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박쥐들은 곤충을 먹이로 하여 살아간다. 곤충 중에서 주로 모기를 잡아먹는다. 박쥐 한 마리가 여름날 하룻밤에 잡아먹는 모기는 3000~6000마리에 이른다. 이 정도면 박쥐를 우리 곁에서 쫓아낼 것이 아니라 좀더 가까이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디 그뿐인가. 박쥐 똥은 훌륭한 거름이어서 비싼 값에 팔린다. 박쥐 똥에는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질소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식물의 비료로 안성맞춤이다.
  
  중국에서는 박쥐 똥을 채취해 「모기눈알 요리」라는 진귀한 음식을 만든다. 모기눈알 요리는 동굴의 모기만을 먹고 사는 박쥐의 똥 속에서 모기눈알만 건져내 만든 음식이다. 매우 작은 모기눈알을 수집해 음식을 만드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 희귀한 재료를 얻기 위해 기상천외의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박쥐의 똥이다.
  
  중국 쓰촨성(四川省) 동부에 있는 충칭(重慶)에는 동굴이 많아 박쥐가 많이 서식한다. 모기를 잡아먹는 박쥐의 똥에는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된 모기의 눈알이 들어 있다. 모기 몸은 소화 과정에서 모두 소화가 되나, 눈알은 딱딱한 키틴질이어서 소화가 되지 않는다.
  
  모기눈알이 섞인 박쥐 똥을 모아 명주실로 짠 보자기에 담아서, 흙에서 사금을 추려내듯 물에 담가 씻어 낸다. 씻어 내기를 거듭하면 마지막에 검은깨보다 더 작은 알갱이가 보자기 천에 달라붙어 남게 된다. 이 까만 알갱이가 전날 밤 박쥐들이 밤하늘을 날면서 잡아먹은 모기떼의 소화되지 않은 눈알이다.
  
  이처럼 진귀한 모기눈알을 한 숟갈 정도 모으는 데는 대두 한 말 정도의 박쥐 똥이 필요하다. 비록 과정은 위생적이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완성된 요리는 최상의 진미로, 부르는 게 값이다. 강장·강정 효과가 탁월한 모기눈알 요리는 중국의 4대 희귀 요리 중 하나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피임약은 악어 똥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는 방법은 줄곧 인류의 관심사였다. 피임이란 일종의 수태 조절을 위한 수단으로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지 않도록, 또는 수정란이 자궁 안에 착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예방 조치다. 원하지 않은 임신은 비극일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임신은 둘 사이의 즐거웠던 순간에 대한 책임일 수밖에 없다. 임신을 막기 위해 현대와 같은 피임 방법이 없었을 과거에는 어떻게 피임을 했을까?
  
  동물들 중에 유일하게 인간만이 하고 있는 행위 중의 하나가 피임이다. 피임은 나름대로 재미있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악어 똥에서부터 레몬 격막에 이르기까지, 또 질을 틀어막던 황금 구슬에서 백금 링에 이르기까지 현대의 발달된 피임기구와 유사한 것들이 고대에도 있었다. 고대 사람들은 양의 창자나 정성 들여 수놓은 가죽으로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현대의 콘돔처럼 사용했다.
  
  그 주머니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성병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피임법 문헌은 기원전 1850년 고대 이집트의 페트리 파피루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파피루스를 보면 악어 똥, 꿀, 탄산나트륨 등으로 만든 고약을 질 위에 붙였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이집트인은 악어 똥에 아교질을 섞어 질 안에 넣으면 정자가 죽는다고 믿었다.
  
  그래서 임신을 막기 위해 악어 똥과 아교 같은 물질을 배합하거나, 질을 자극하는 모종의 물질에 벌꿀과 탄산나트륨을 배합하거나, 기름진 물질에 접착성이 좋은 껌 같은 물질을 배합해 이를 성교 전에 질 내에 삽입했다. 즉 정자를 죽이는 「화약」을 만들어 질 안에 넣었는데, 성공률은 50%를 넘지 못했다. 과학적으로는 타당성 있는 방법이 아니지만, 당시에도 임신을 피해 보려는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악어 똥은 약알칼리성으로 오히려 정충의 운동성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정자를 죽이려는 배설물이 정자의 힘을 더 북돋워 준 셈이다. 반면 끈끈한 벌꿀은 정충의 운동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고, 배합된 아교성 물질이나 기름진 물질은 기계적 차단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
  
  이 피임약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어 똥 대신 코끼리 똥으로 바뀌었고, 그 후 3000년에 걸쳐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었다. 이슬람 문헌에서는 13세기까지 코끼리 똥을 질에 넣어 피임을 하도록 권했다.
  
  
  코끼리 똥은 질 좋은 종이 재료
  
  동물의 배설물은 종이 재료로 이용된다.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은 코끼리다. 코끼리는 하루에 보통 400kg 이상의 먹이를 먹어치운다. 많이 들어가는 만큼 나오는 양이 어마어마하다. 어른 주먹보다 더 큰 코끼리 똥을 본 아이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어른 코끼리가 하루에 누는 똥은 평균 100~200kg. 하루의 오줌으로 연못 하나 만들기쯤은 식은 죽 먹기다. 배설 역시 코끼리답다.
  
  이렇게 넘쳐나는 코끼리 똥더미는 주체하지 못하는 고민거리다. 그런데 이 처치 곤란의 똥이 이모저모 쓸모 있는 귀한 존재로 둔갑했다. 코끼리 똥을 종이로 만들어 상품화한 것이다. 어떻게 냄새나는 똥을 종이로 둔갑시킬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코끼리 똥에 가득한 섬유질에 있다. 아프리카의 케냐에서는 쏟아 내는 코끼리의 똥 처리에 고심하던 끝에, 코끼리 똥은 소화가 거의 되지 않고 섬유질이 많은 상태로 배설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종이로 만들어 냈다. 놀랍고 획기적인 기술이다.
  
  우선 코끼리 똥을 열심히 모아 섬유질만 남을 때까지 헹군다. 향균제를 첨가하면서 계속 헹군다. 끓이고 헹구고, 끓이고 또 헹구면 소위 똥물이 빠지면서 상당히 강하고 좋은 섬유질만 남게 되고, 이것을 잘게 자르면 희뿌연 종이죽처럼 된다. 여기에 염료를 첨가해 태양빛 아래에서 바짝 말리면 우리가 쓰는 일반종이와 똑같은 종이가 만들어진다.
  
  제지과정에서 원료를 끓여서 박테리아를 철저히 살균하고 소독하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 여러 번 처리 과정을 거치므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는 편지지나 편지봉투로 주로 쓰인다.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아 수출품으로 한몫 한다.
  
  호주에서는 캥거루 똥으로 종이를 만든다. 정식 캥거루 배설물로 만든 종이 관련 상품의 이름은 캥거루 배설물 종이를 상징하는 「루루페이퍼」이다. 약 25kg의 캥거루 배설물로 400장의 A4 용지를 생산해 낸다. 이 종이는 고급 선물 포장지와 카드, 앨범 용지, 수채화 도화지 등으로 사용된다. 똥으로 만든 종이라는 그 특이함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종이를 만드는 데는 막대한 양의 나무가 사용된다. 이제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되고 캥거루 배설물을 치우느라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니 인류에겐 일거양득이다. 한낱 골칫덩이에 지나지 않던 동물들의 배설물을 실생활에 접목한 환경친화적 아이디어이다.

: 金亨子 과학칼럼니스트
1960년 서울 출생. 중앙大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졸업. 계몽사에서 17년간 근무하면서 월간과학 「Newton」 기자로 활동. 저서 「너랑 나랑 짝꿍 할래?」, 「수탉은 새벽마다 왜 햇님을 불러 낼까요?」, 「지구의 비밀」, 「한국을 빛낸 과학자들」, 「풀벌레의 한살이」, 「네가 있어 내가 좋아」 외 다수.

출처 : 월간조선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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