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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나에게 허락한 15일의 체류기간은 너무 짧은 시간이다.
이제 남은시간이라고는 달랑 3일... 뭘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시간은 빨리도 지났다.
호텔로 돌아와 호치민 시내투어를 예약했다. 입장료 포함해서 6$...
혼자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남은 날짜도 별로 없고, 피곤하기도 해서 좀 편하게 다니자 싶어 투어를 신청했다.
다음날 아침 역시, 변함없이 30분 늦은시간에 난 시내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다른 여행사에서 모집된 여행자들과 함께 16인승 밴에 올라 '호치민'시내투어를 시작했다.
처음 방문한 곳은 전쟁박물관... 원래 전쟁박물관에는 흥미가 없는데... 투어를 신청했으니...
난 오늘 선택의 자유를 안락함과 바꿨다. 군말없이 따라다녀야지 마음먹고 내리는데...
가이드가 입장권을 각자 구입해야 한다고 한다.
난 차에서 내려, 가이드에게 난 어제 입장료가 모두 포함된 조건에 투어티켓을 구입했다고 얘길했다.
가이드는 내 티켓영수증을 보더니... 자기는 queen cafe 소속이고, 난 tmbrothers 티켓을 구입했단다.
양쪽에서 투어 적정인원이 안되니 두팀을 묶어서 투어를 운영한 것이다.
그런데 양쪽 여행사의 투어조건이 다른다. 그것도 금전문제에 있어서...
queen은 입장료대신 점심이 포함되어있고, tm은 입장료가 포함된 대신 점심이 빠졌다.
내가 보기에는 queen이 조금 더 영악하다. 점심이야 15000동이면 해결할 수 있지만, 입장료는 30000동이다.
나와같이 tm을 통해서 투어에 참가한 인원은 나를 포함해서 7명이고, 저쪽팀은 8명이다.
가이드는 이런 내용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시작부터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결국 가이드가 제시한 해결책은 입장료는 우리가 지불하는 대신 점심을 제공하는 조건이다.
더 시간을 끌수도 없는 상황이고, 큰 금액도 아니고 하여, 그렇게 합의를 하고 투어를 시작했다.
전쟁박물관을 돌아보며, 한가지 다행스러웠던 것은,
그나마 월남전 당시 우리나라 군인들의 사진은 딱 2장뿐이였다는 것...
그런데 왜, 모두 일본기자가 찍은 사진이냐... ㅡㅡ;;
이곳에 와서 전쟁의 흉악범들 처럼 걸려져있는 우리나라 군인들의 사진을 보는게 싫었는데...
다행히 거의 전부가 미군과 호주, 프랑스군 사진들이라 안심했다.
'호치민'...
'호지명(湖志明)'이라는 이 베트남의 독립영웅은 베트남인들에게 아직도 'Big Father'로 불리우며 존경받는다.
프랑스에서 공산당원이 되어, 공산당 이론을 공부한 이 사람은 베트남 독립을 위해 투쟁을 하여 결국 독립을 쟁취한다.
우리는 당시의 우리나라 환경에 의하여... 그에 대하여 참으로 한심한 교육을 받아왔다.
요즘들어와 새롭게 재조명되어 '호치민'이라는 사람을 조금씩 알아가고는 있지만...
당시에는 공산주의자요 흔한말로 빨갱이이며, 전쟁광이라고 가르쳤다...
이 사람이 베트남에서의 전쟁을 피하기 위하여 얼마나 애를썼냐면,
당시 베트남의 독립문제로 프랑스와 대립하던 시기에 '호치민'은 프랑스의 한 주로 편입되도 좋다는 제안까지했다.
그가 요구하는 것은 오직 베트남인에의한 베트남의 통치였을 뿐이다.
그러나 욕심많은 프랑스놈들은 그것마저 거부하고, 오직 프랑스에의한 베트남의 통치만을 주장했던 것이다.
평생,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죽으면서 유언으로 자신을 화장해달고 했으나...
그의 추종자들은 그를 미이라로 만들어 그 시선을 영구 보존하고 있다.
통일이후에 미국에 협조했던 많은 사람이 핍박도 있었고,
반대로 자신의 편에서 싸웠던 많은 전쟁영웅들에 대한 보상도 있었다.
그 전력이 얼마전까지도 사회적 입지에 영향을 미쳐왔고, 지금도 영향을 주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사후에 진행된 일들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베트남의 통일을 보지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만약 그가 살아있는체로 베트남이 통일되었다면... 베트남의 현재는 어떻게 변했을까...???
어쨌든 베트남의 모든 국민은 그를 존경한다. 해방의 영웅으로, 나라의 국부로...
전쟁박물관을 나와 이동한 곳은 대통령궁이였던 곳으로 지금은 독립기념관이 되어, 통일궁으로 불린다.
이곳도 15000동의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섰다.
건물은 호화의 극치다. 지금이야 별것 아니지만 지금부터 50여년전에 이런 정도의 건물이라면, 상상을 초월한다.
개인 영화관에, 무도회장에... '호치민'과 비교되어 당시 '티우'정권의 부패와 타락이 비교되어진다.
한쪽은 옛 지배국의 임자잃은 총독관저마저 사양하고, 그 옆의 관리인 숙소를 이용하였고...
한쪽은 초호화건물을 지어 마치 왕처럼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다. 이런데서 승패는 이미 정해졌던것이 아닐까...??
독립궁에다 그 옛날 '티우'를 비웃는 의미로 내 담배꽁초를 남기기 위하여... 담배를 한대 꺼냈다.
함깨 투어중인 호주부부가 다가와 대단한 건물 아니냐고 묻는다. 그렇게 생각된다고 했다.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바로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 물어온다.
우리는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더니...
자기 생각에는 북한이 실수하는 것이란다. 그렇게 했다가는 지구상에서 사라질꺼라나...
살짝 피곤해져서, 아무 대꾸없이 대화를 끝내고, 차에 올랐다.
북한의 핵문제나 정치상황문제를 외국인에게 듣는건 별로 유쾌하지 않다.
우리는 저가의 단체투어를 한다면, 한번쯤은 예의상 들려줘야하는 쇼핑센터로 이동했다.
고맙게 손부채를 하나씩 손에 쥐어준다. 여기는 자개를 이용한 수공예품을 만드는 곳이다.
그런데 그 모든 직원들이 장애우들이다. 좋은 의미로 운영되는 곳이라면, 정말 좋은 곳이지만,
단지 값싼 노동력만을 노리는 거라면... 그렇지 않아도 싼 베트남의 노동력을 감안할때 욕나오는 일이다.
어차피 쇼핑을 할생각도 없어서 일찌감치 나와 담배를 피우려고 하는데...
아까의 그 호주부부도 나온다. 흡연가들은 다 똑같다. 내가 흡연가이기에 이들과 또 얼굴을 마주하게되었다.
가능하면, 질문을 받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리고 있는데, 이 아저씨 또 열받는 소릴한다.
한국도 베트남처럼 거리에 이렇게 오토바이가 많이 돌아다니냐고 묻는다.
한국에는 저렇게 많은 오토바이가 도로를 점령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영국의 유배자출신인 백호주의자 영감탱이 부부다...
난 인종차별주의자...ㅡㅡ;; 당신도 새로이 명단에 올려주지...
중국인 시장과 베트남 불교사원을 둘러보고, 4시경에 시내투어를 끝마쳤다.
나는 어제 갔었던 카페에가서 아이스커피를 한잔 주문하고, 노천에 나와있는 테이블에 그냥 자리를 잡았다.
어제 그 예쁜매니저가 다시 옆에 와 앉는다.
오늘은 뭘 했냐고 묻는다. 난 시내투어를 한 이야기를 하고,
밤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다운타운을 구경하고싶다고 했더니, 내 지도를 펼치고, 위치를 알려준다.
이 아가씨의 이름은 '하(Ha)'라고 한다. 자기이름의 의미가 강이라는 걸 봐서는 아마도 한자로 '河'인것 같다.
나이는 25세이다. 아버지는 8년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단다.
위로 3명의 언니가 있고, 남동생이 한명 있으며, 지금 이 식당은 언니네 가족들과 함께 운영한단다.
이곳 '사이공'토박이다. '호치민'대학을 나왔는데 베트남에서 취업을 못한건지, 안한건지...
사이고 토박이라면, 출신성분에서 북쪽출신들에게 많이 밀렸을게다...
실력외적인 면으로 손해를 보게된 이 아가씨는 어정쩡한 직장을 다니는 것보다. 자기사업을 시작했나보다.
그녀와 그녀의 언니, 그리고 형부와 조카들까지 어울려 내 카메라에 있는 사진들을 돌려보며,
내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느라고 시간가는 줄 몰랐다.
날이 어두워지고, 난 다운타운 구경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시내로 발길을 돌렸다.
여행자거리를 가로질러 시내로 향하던 도중, 어제 메콩투어에서 만났던 일본처자를 만났다.
이 아가씨 가게도 아닌 얼핏보기에 주류도매상 같아 보이는 곳에서 캔맥주를 사서 마시고 있다.
날 보더니 맥주 마시겠냐고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니, 캔맥주를 하나 권한다.
이 기약없는 여행을 하고있는 일본처자는 올해 나이가 29살인 '아끼꼬'라는 이름의 아가씨이다.
'사이따마'가 집이라는 '아끼꼬'는 말레이시아를 경유하여,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으로 넘어왔다.
여행을 시작할때 집에서... 특히, 아버지가 엄청나게 화를 내셨다고 한다.
그런건 우리나라나 니네 나라나 똑같구나...ㅡㅡ;;
'아끼꼬'는 3베드룸을 3$에 얻었단다. 아침포함해서... 음~!!!! 무쟈게 싸게 묵고있군...ㅡㅡ;;
일본에서 만들어진 가이드북은 정말 쓸모가 많다. 알게모르게 자기들만의 정보로 꽉 채워져 있는걸 알수있다.
맥주를 마시고, '아끼꼬'에게 난 지금 다운타운을 가려는 중인데 같이가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녀가 밤이 늦었는데... 괜찮냐고 물어본다. 잘모르겠지만, 나와 함께 간다면,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않겠냐고 했다.
그래서 '아끼꼬'와 함께 시내구경을 나섰다. 그런데 얘는 평범한 일본인답게 영어가 엉성하다. ㅡㅡ;;
그러다보니... 대화가 일본어에 영어를 섞어서 진행되었다.
그녀의 직업은 피부미용사란다. 지금은 그만두고 여행중이고...
얘기가 무르익자 그녀는 간단한 한국어까지 구사한다.
그런데 그 한국어가... '오빠' '괜찮아요''좋아요'...등이다.
조금 어감이 이상한 것도 같고...얘가 왜, 이런 한국어를 알고있는거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끼꼬'왈... 대학때 클럽 (우리나라의 룸살롱쯤 되겠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단다.
그때 마담이 정말 예쁜 한국인이였는데 그 마담이 가르쳐준 한국어란다... ㅡㅡ;;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길을 걷는데...
갑자기 오토바이 한대가 쏜살같이 지나가면서 그녀의 백을 낚어챈다.
다행히 그녀의 백은 어깨에 단단히 걸려있었지만, 그 바람에 그녀는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져버렸다.
백을 강탈하는데 실패한 녀석은 바람처럼 달아나 버리고, 난 그녀늘 일으켜세웠다.
애가 바들바들 떤다... 말로만 듣던 퍽치기를 여기 '호치민'에서 보다니...
'아끼꼬'는 가방에 자기 전 재산이 들어있는 것 같다.
나도 여행을 다니면서 복대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귀찮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불편해서 도저히 할 수가 없다.
특히 더운나라를 여행할때는... 그런데 '아끼꼬'도 복대를 하지않는단다... ㅡㅡ;;
여자혼자의 여행은 겁먹고 움츠러들 필요는 없지만, 충분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새삼느낀다.
놀란 애를 데리고, 다운타운 구경을 계속하는 것도 그렇고해서 돌아가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중에 '벤탄'시장에서 밤마다 열리는 night market에 들렸다.
싱싱한 해산물이 넘치는데... '아끼꼬'는 아까 너무 놀래서 그런지 입맛이 없단다.
혼자 먹는다는 것도 말도 안되고해서 그냥 구경만 실컷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끼꼬'는 자기를 바래다주고 돌아서는 나에게 미안하단다.
자기때문에 내 저녁스케줄이 즐겁지 않았다고... 그러면서 난 캄보디아를 거쳐서 라오스로 가고,
자기는 중국을 거쳐서 라오스로 가니까... 라오스에서 다시 만나잔다. 그때는 재밌게 놀자나...ㅡㅡ;;
그래 인연이 된다면, 다시 만날수 있겠지...
암튼 오늘 가방 꼭 지켜서 다행이다. 혼자 여행하면서 조심하라고 해주고 돌아왔다.
(여행기간 : 2006년10월17일 ~ 12월09일)
'호치민'전쟁박물관에 걸려있는 한국군 사진...
잔혹한 침략군의 모습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통일궁' 옥상에서 내려다본 모습...
프랑스 식민지시대의 대표적 건축물 노틀담성당.
역시 프랑스식민시대의 건축물인 중앙우체국건물
노틀담교회앞의 이 집시같은 차림새의 여인네는 뭔 생각을 할까...?
베트남 불교사원의 지붕장식...
조금은 조잡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섬세한 조각이다.
베트남 불교사원의 천장에 달린 향불의 모습...
이 불교사원은 여자를 위한 사원이란다.
'사이공'강에 떠있는 가라오케 유람선....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신다.
가수들의 공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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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래도 아끼꼬를 잘 보호한 기사가 되었군요. 항상 조심해야 하지요.
작은거라도 조심해야죠.. 길을 걸을때는 항상 가방을 인도쪽으로 메고, 모르는 사람이 주는거 아무거나 받아먹지 말고... 혼자여행하는 사람들은 늘 마음속에 새겨야지요..ㅡㅡ;;
역시 기사출신이니 가는 곳곳에서 보호해야할 대상이 있구만요
ㅎㅎ... 그렇지만... 전부 대리...라는거...ㅡㅡ;;
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복대 정말 귀찮은데.. -_-
이틀있으면, 출발하시는군요.. ^^;; 일정 잘 짜셔서 편하고 즐거운 여행하세요... 열흘이나 시간이 있으시니까... 설 연휴전에 앙코르왓이나 앙코르톰 반테이스레이같은 큰사원들을 먼저 둘러보세요.. 설 연휴때면, 아마 우리나라 관광객들 엄청나게 몰려서 복잡할 겁니다. 사진찍으면, 사원보다 사람들 머리통만 잔뜩 나올정도로...ㅡㅡ;; 설연휴 감안하셔서 일정 조정하시면, 그렇게 복잡하지 않고, 쾌적하게 다니실수 있을겁니다. 즐거운 여행하고 오세요 ^^ 복대는...정말 무더울때 죽음이지요..땀차고, 걸리적거리고, 심하면, 냄새도 나고... ㅡㅡ;;
감사합니다~ 정말 설 연휴를 고려해야겠네요.. 요즘 하루는 설렜다가 하루는 불안해하고..뭐..그러고 있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