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빗속에서도 우리는 출발하였읍니다.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이제 강릉까지는 3시간이면 도착
하려니 했는데 선두 신한철로부터 전화가 왔읍니다. 원주에서 교통 두절되었다고. 계속 연락을 주고
받은후 1차 집결지를 남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치악산 휴게소에서 만나기로.
치악산 휴게소에 나타난 사람들을 보면, 홍승표+1, 김진순 ,신한철, 박동호, 황정우, 신재욱 ,윤영진
+3.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냐, 아니면 우회하여 목적지까지갈것이냐 갑론을박하였지만 홍회장
의 한마디 "이미 마음먹고 등산하려고 집을 나섣는데". 이말 한마디에 우리는 각자 운전대를 잡고
다시 빗속을 달려야 했읍니다. 달리는 차안에서 내 딸들이 한마디 했읍니다. "아빠나 아빠 친구들이나
전부 제정신이 아닌것 같아. 앞으로도 노는날이 많을텐데, 웨 이런날 목숨걸고 놀러 가려고
그래" 정말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읍니다. 앞으로 이사람들 무었을 해도 잘 할 것입니다. 왜냐
하면 노느데도 목숨거는데 사업등 자신의 다른 일도 목숨걸고 할테니까. 제천을 거쳐 넘실
대는 누런 황토물의 동강을 옆으로 지나치며, 영월 - 사북 - 태백, 태백에 도착하였을
때가 시계는 저녁 8시 30분을 가리키고 너무도 허기지고 지친 우리는 정동진의 회는 포기하고
대충 찿아 들어간 부일식당이라는 곳에서 정말 맛없는 돼지갈비로 배를 채운 후, 다시 출발
하여 밤 10시 30분에 목적지 무릉 프라자에 도착하였읍니다. 짐을 풀자마자 모텔 앞에 있는
노부부가 하는 음식점으로 달려가 엄청나게 불어난 계곡물을 보면서 무모한 출발을 되세기며
한잔 빨았읍니다.
이틋날 6시 30분에 기상하여 어제 먹었던 집에서 아침을 먹으며, 계속 쏟아 붓는 빗물과 무시
무시하게 불어난 계곡물을 보면서 등산은 도저히 불가능한 것으로 현명한 판단을 하고
재취침 하였읍니다.
등산을 포기하고 맛있는 동해안 음식 먹기 여행으로 변경한 우리는 우선 점심을 묵호항에
있는 태평양수산으로 가서 큼직한 대게를 두당 한마리씩 주문하였고, 평소 조용한 성품이긴
하지만 대게를 먹는 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오로지 먹는 것에만 집중하는 신재욱과
게를 좋아하는 마누라 생각에 목에 걸린다고 운을 띠드니 다리하나 뜻을 때마다 완샷을
외쳐대는 주당 황정우와 게를 뜯는솜씨가 제일 뛰어낫던 김진순과 그리고 손에 뭏히기가
싫어 마누라 없으면 게를 않먹는다며 먹는둥 마는둥 하다가 미역국에 밥말아 먹은 박동호
까지 그동안 자주 보면서도 몰랐던 친구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수 있었읍니다.
제헌절이브인 7월16일 신재욱의 재혼절 때문에 귀경하려는 재욱을 만류하였지만, 재욱은
우리를 버리고 그렇게 출발하였고, 위험한 빗길을 가는 친구를 홀로 보낼수 없다며 의리파
진순이 동행을 자청하여 그 둘은 그렀게 떠났지만 옛노래중에 이런 가사가 있었죠.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딱 그짝이 났는데 사북 근방에서 타이어
펑크가 났고, 보조 타이어 갈아 끼우려 했더니 그것마져 펑크가 나있었고, 마침내는 견인차를
불러 수습을 하여다시출발하였으나 다시펑크, 그 장대비 속에서 황당하고 열받은 두사람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참않되었읍니다. 그래도 무사히 상경하여 귀가 하였다하니 정말 불행중 다행입니다.
남은 9명은 망상해수욕장에 있는 숙박예정인 호텔로 이동하였고, 여기서 부자한테서 부자되는
여러 방법중 한가지를 전수 받을수 있었읍니다. 비가 많이 온다고는 하나 한창 시즌에 돌입한
때였고 그리고 망상에서는 제일 좋은 호텔이었는데, 12만원을 부르는 방값을 얼르고 달래더니
로얄층에 전망이 제일 좋은 방 3개를 빌리는데 8만, 8만, 7만원에 네고를 끝낸 한정현교수님을
통해서 놀고 먹기만 한것이 아니라 깍는 것을 통해서 부자되는 방법을 배우는 그런 교욕적인
시간도 있었읍니다.
소화도 시킬겸 바닷가 긑까지 걷고, 물속에서 조개도 잡고, 분위기 좋은 piano라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젊은 애들 놀고있는 모습을 보며 잠시 옛날로 돌아가 추엌에 잠기기도 하며,
그렇게 휴식을 취한후 드디어 오후 5시. 짬짜탕(짬뽕+짜장면+탕수육)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외치며 근방에서 먹자고 독불장군 같은 박동호를 무시하고 정동진 집필횟집으로 출발 하였읍니다.
밀복회에 자연산 게르치까지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고, 함께하지 못한 우리 육산회 회원들께
이 말을 전하는 것조차 미안하게 먹고 또 먹고, 홍회장이 가져온 양주 1병은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내었고, 그리고 쏘주를 붓고 또붓고 그렇게 즐겁게 마셨는데, 66회가 배출한 걸출한 스타,
짬짜탕을 외치던 동호는 스팸을 가져다 먹는 기행을 하였읍니다.(내가 보기엔) 만나면 항상 즐거운
얘기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곤 하던 동호가 그때 만큼은 너무 무시무시하여 횟갑을 나누어
내자고 말도 못꺼내고, 그냥 회장과 총무가 반분하여 지불 하였읍니다. 그런데 박동호 제발!!!!!!!!
또그러면 니가 작명하여 선사한 별명 "우김"과 삐짐" 다 너에게 돌려준다. 아뭏튼 다음번 산행들
중에서꼭 한번만은 하산주 안주로 동호의 작명 걸작 "짬짜탕"을 먹을 것을 회원들께 건의합니다.
망상으로 돌아와 이어지는 노래방에서 맥주를(참석자: 박동호 황정우 윤영진) 마시며, 노래 솜씨로
맥주값 내기를 겨루었는데, 웬걸 전부 100점이라 공술도 못먹고, 동호의 신곡 열창만 감상하였읍니다.
또 호텔 스카이라운지로 자리를 옮겨 양주 1병(황정우 & 윤영진). 이제 오늘 하루도 또 그렇게 끝나
가는데, 술병이 나서 농약먹은 병아리처럼 빌빌대며 잠을 자던 신한철이 왜 막판 그때에 깨서
나타난거야! 할수없이 맥주를 또 시켜 마지막 잔은 늘 그랬드시 폭탄주 완샷으로 마무리 하여
마침내 평소와 다름없이 밤문화 행사를 끝을 낼수 있었읍니다.
다음날 아침 5시 30분. 영동고속도로가 통행 재개되었다는 회장의 모닝콜에 잽싸게 양치질만 하고
서울 귀경길에 올랐는데, 너무도 다행인 것이 아침 일찍이라 교통 혼잡을 전혀 막지않고 모두
3시간만에 무사히 서울에 도착하여 각자 집으로 귀가 하였읍니다.
여기서 끝이면 산행보고서가 아니겠지요! 오후 1시경 비가 그쳤다는 홍회장의 연락에 2명의
중독 환자는 2시에 과천 보건소 앞에서 만나 미처 못다한 등산을 하였는데, 연주암을 거쳐 산불
감시초소로 하산하는 능선코스를 2시간 40분만에 주파하였읍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등산객을
거의 볼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정상부근에서 많은 증증 환자들을 만났읍니다. 서로
말은 않했지만 속으로는 "미친놈들?" 그랬을 것같읍니다. 하산후 65회 유상현 선배가 합류하여
다음 언젠가 청계산 산행시 하산주 장소로 물색해둔 "감대감 집"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스페어 립"
과 소주 5병을 마시고 이제서야 마침내 산행을 마무리 하였읍니다.
이번 여행의 모든 경비는 회먹은 것은 회장과 총무가 스폰서 하였고, 나머지는 전부 1/n로 분담
하였으며, 대게집에서 더 걷은 49,000원은 통장에 입금하여, 잔액이 \1,409,774에서 \1,458,774
원이 되었읍니다.
이상 마치며, 지긋지긋 계속되는 장마비에 회원들의 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건강에 유의 하시기
바람니다. 끝.
첫댓글 우리모임에 글솜씨 좋고 이렇게 능력있고 훌륭한 총무가 있었다는걸 새삼 이제야 알았으니.. 아무래도 평생 종신 총무가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