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촐한 시집 기념행사
채인숙
최근 성기조박사님께서 '꽃과 사람'이라는
시집을 발간하셨다.
우린 일주일에 한번씩 강의를 경청하는 입장에서
선생님의 시집을 사 드리기로 마음을 먹고
어제 강의때 나누어 드렸다.
오늘도 선생님의 훌륭한 강의소식을 듣고
새로 두분이 강의실을 찾아 오셨다.
박사님의 명강의는 우리들의 정신을 깨이게 하고
역사적 사실과 논리 정연한 강의를 듣고 난 후
'꽃과 사람' 시집을 받으시고 원하시는 분에게
박사님의 사인회를 하기로 했다.
한분 한분 나오셔서 선생님의 육필을 받는 학생을 바라보다가
조촐하나마, 그 뜻을 살려 출간식을 겸한다는 의사를 밝히자
모두는 찬성의 눈빛을 보내왔다.
급히 떠 오른 지혜 한 가닥 부여잡고 강의실 분위기를 이끌어 가기로 했다.
우선 칠판에 '꽃과 사람' 이라는 시 제목을 썼다.
사인회에 이어, 시집을 한분 한분 일어나 발간을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꼐
20여명이 한 분도 빠짐없이 박사님 시를 한편씩 골라 낭송을 하였다.
낭송 할 때마다 우뢰와 같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예정에 계획이 없던 출간식이라
박사님의 얼굴이 달처럼 환하게 베여 있었다.
이장우 시인께서 가곡 '선구자'를 축가로 불렀으며
김선희씨가 즉흥 시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모두는 환희의 순간으로 몰고 가는데 큰 역활을 하였다.
만인에게 존경받으시는 박사님께 강의를 받는것도 대단한 행운이지만,
일사분란한 배움과 정열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표현하는
시인들의 진심의 마음들이 있다는 것이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후 박사님께 질문을 하였다.
"시집 출간식을 모두에게 알리고 거창하게 하셔야 할텐데
어찌 소리없이 시집을 내십니까,"
하자, 선생님은
"그럴필요가 없다" 면서
겸손하신 선생님의 말씀이
"시집을 처음내면 그렇게 하지만 여러차례 내는 것이니까"
라고 하셨다.
지난 번 한국문학상을 타신 성기조 박사님의 '시전집'도
내가 알기로는 출간식도 없이 문학상을 타시는 것을 보고
박사님은 인류의 장부라고 생각했다.
박사님의 심성에서 베여나오는 그 기품에
단지 우리 제자들 로써 송구 할 뿐
하지만, 주 중에 한번이라도 만나뵙고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감사 할 따름이고 황송했다.
오늘도 청하 성기조 박사님의 어깨는 무거운 짐을 잔뜩 지고
후배양성에 몸을 아끼지 않습니다.
언제나 함께 할 수 있지 만은 않겠지만, 그 정열과 힘을
따라 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지고 지순한 문학가의 삶이 우리 가슴 속에
파동 쳐 한국문인들의 피와 땀이 되고 계십니다.
다시한번, 성기조 박사님의 시집 '꽃과 사람' 출간을 축원드리오며
이만 줄입니다.
첫댓글 조촐하면서도 의미있는 시집 기념행사였어요. 처음 간 날 그런 행운을 함께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안녕하세요, 푸른비님, 그날 그렇게 밖에 못한 제자입장에 너무 죄송했지만 그래도 감짝파티에 좋아하시는 선생님 얼굴 보기 좋앗지요.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밝은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