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매서운 이 겨울, 꽁꽁언 대지를 녹이는 뜨거운 자연미술 공동체 작업이 대성리 화랑포 강변에서 펼쳐진다. 22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바깥미술>은 고립된 제도권 미술의 틀을 박차고 나와, 자연과 함께 하는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바깥으로 나오게 된 근본적인 당위성은 그 곳에 아직 더럽혀지지 않은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곳에서 자연의 울림을 듣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며, 인간-자신 내부로부터 끊임없이 샘솟는 생명의 소리와 겸허함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연은 우리의 안과 밖에서 동시에 공존하며 공명하고 있음을 조금씩 배워온 것이다.
자생적 생태공동체를 지향하는 <바깥미술>의 올해 주제는 "共存하는 삶! 共鳴하는 예술!"이다. 점차 이데올로기화되어 가는 문명에 의한 양적 팽창과 경쟁으로서가 아닌 진정한 삶의 질적 가치를 위하여, 공존적이며 자주적인 공동체적 삶의 지향이 이들의 목표이다. 안과 밖의 자연은 단절되지 않고 공명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현재적 삶과 예술 역시 서로를 고립시키지 않고 공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본래 다른 곳에서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자연은 이 모든 전체이면서 끊임없이 삶의 생명력을 산출하는 공명의 근원지임을 이들은 말하고자 한다. 자연의 생명력을 다시금 삶 속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그래서 인간의 삶과 공명할 수 있는 예술 작업이 필요하다. 작품은 단지 거기에 있음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갈되지 않는 샘처럼 솟아나는 자연의 울림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들의 작업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의 삶과 더불어 공명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하에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작업도 눈에 띈다. 설치, 퍼포먼스, 풍물, 공동작업, 세미나 등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전시라기보다는 자연과 인간을 예술행위를 통해 화해시키는 하나의 참여적 공동체 놀이로서의 볼거리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