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신보 제 1144 호 / 2002년 7월 29일
<시론>
인간복제시대의 예견과 윤리
배광식<본지 집필위원>
미국의 클로네이드사가 6개월 이내에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다고 언명하는 등 인간복제의 실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생명윤리와 생명공학 기술의 충돌이 일어나고, 적절한 규제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7월 11일 복지부는 국무조정실에 배아복제와 이종간 교잡 연구 허용여부를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에서 심의, 결정하는 내용을 담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안’을 제출했다. 이에 앞서 과학기술부는 이미 ‘인간복제금지 및 줄기세포연구 등에 관한 법률’을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바 있다.
‘지놈 프로젝트’ 연구성과를 이용한 바이오 산업 급성장 등 ‘유전자 패권시대’에 뒤지지 않으려면 국가에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산학연의 연계를 통해 범국가적인 역량을 투입하는 등 생명공학 연구를 장려해야 한다.
반면에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무분별한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유전자 풀’"의 파괴 등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복제인간에 대한 꿈이나 우려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우리 고전소설에 생명복제 기술을 발휘한 것은, 영정조 때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옹고집전(雍固執傳)’의 ‘학대사(鶴大師)’이다.
학대사가 허수아비로 허옹가(虛雍家)를 만들어 실옹가의 모든 소유물과 지위를 빼앗아 실제 ‘옹고집’인 실옹가(實雍家)의 못된 성질을 고친다는 내용이다.
서유기에도 손오공이 털을 한 웅큼 뽑은 후 불면 터럭 수만큼 많은 복제 손오공이 생겨난다. 짚단을 이용한 학대사보다 털을 이용한 손오공의 체세포복제가 더 과학적일까? 아니면 템플레이트(template) 없이도 복제하는 학대사가 더 발달된 기술일까?
1932년 올더스 헉슬리(1894.7.26~1963.11.22)가 쓴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에서는 인간의 번식이 임신출산을 통하지 않고, 중앙부화소에서 인구소모율에 따라 인간을 생산해 낸다. 적출된 난소에서 채취된 난자를 정액에 담궈 인공수정 후 돼지 복막에 심어서 유리병 속에서 267일의 영양 및 홀몬 공급 끝에 태어난다.
또한 마치 벌이 양육의 차등을 통해 계급을 가르듯이, 태아양육 과정에서 5개 등급으로 나눈다. 3등급 이하의 인간은 한 개의 수정란을 분할해 8~96개의 복제인간을 만들고, 여러 가지 악조건을 주어 발달을 억제한다.
한 개의 난소에서 난자 생산주기를 단축시켜 짧은 시간에 생산되는 난자 수를 극대화하고, 이를 수정시켜 수정란을 분할해 15,000개 이상의 인간을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두 개의 난소를 지닌 한 사람의 여자의 출산 신기록은 50여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인간복제 문제를 가지고, 생명공학 발전과 바이오 산업편에 서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측이나 생명윤리와 인간존엄성의 훼손을 우려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측이나, 모두 ‘멋진 신세계’를 한 번씩 읽어보고 논의를 한다면 훨씬 진지하고, 분명한 논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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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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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무분별한 복제가 인간존엄성 뿐만 아니라 종교적 측면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미 기술력을 확보한 사람이 욕심을 부린다면 영화'아일랜드'와 같은 사태가 초래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을 듯합니다. 온 인류가 공동으로 지혜를 모아 해결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_()_
부처님 가르침에 따른 현시대에 맞는 새로운 생명윤리가 정립되야 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