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는 1,700년의 엄청난 역사를 간직한 전통도시이다.
백제가 고구려에 쫒겨 한강 유역에서 내려와 이 곳을 도읍으로 정한 이래,
후기 신라, 고려를 거치면서 금강의 수운교통을 담당했던 충청권 주요 도시로 크게 성장했다.
조선시대엔 충청도 관찰사도 들어왔을 정도로 예로부터 굉장히 크고 번화했던 대도시였다.
하지만 일제가 호남선 철도를 부설하면서 공주가 아닌 대전으로 향하게 하는 바람에,
공주는 새로운 신 교통의 혜택에서 소외되어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1895년 충청도가 남과 북으로 나뉠 당시만 해도 충남도청이 공주에 설치되었지만,
결국 충남도청을 대전에게 내어주게 되고 조그만 촌락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2003년에는 천안논산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약 100여년 만에 '호남대로'가 공주로 다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
공주시는 다시금 전통적인 의미를 찾으면서 조금씩 순항하고 잇다.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서천-공주간 고속도로, 당진-대전간 고속도로를 한꺼번에 공사중이고,
인근에 행정복합도시까지 설치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호남선이 대전을 경유하면서 순식간에 교통의 오지로 전락했던 공주가,
실질적인 도로교통의 중심으로 다시 재부상하는 중이다.
예전부터 충청도 서부권의 모든 물류가 모여들었던 가장 큰 도시였다는 역사성에 걸맞게,
속속들이 생겨나는 도로망은 공주터미널의 웃음꽃을 활짝 피우게 하고 있다.
인구 13만명의 공주시는 금강을 경계로 시가지가 남,북으로 나뉘어 있다.
금강 남쪽이 옛 백제 도읍지이기도 했던 '구도심' 지역이고,
금강 북쪽이 최근에 개발되기 시작한 '신도심' 지역이다.
물론 인구가 10만을 겨우 넘는 소도시이기에 도심을 둘로 나눈다는게 조금은 우스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엄연히 금강을 경계로 상호간의 생활권이 조금은 달라진다.
그 중에서도 터미널이 위치한 지역은 이제 막 개발이 진행된 북쪽 '신도심'이다.
교통의 중심지라는 것을 말해주듯 터미널 주변은 온통 상업시설들로 밀집되어 있는데,
대부분은 청소년들이 접근해서는 안 될 법한 '모텔' '바'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인지 북적여야 할 터미널 근처는 의외로 한산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속버스터미널은 더욱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곳에 있기 때문에,
바로 옆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고속터미널을 찾기가 무척 힘들다.
1층의 조그만 단층 건물로 운영된다는 점도 찾아가기 꽤나 까다롭게 한다.
큰 도로와 한참 떨어져있는 외진 위치여서 정말 접근이 힘든데도,
의외로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수요는 꽤 있는 편이다.
버스 운행지라고는 강남행이 전부인지라 이런 모습이 더욱 놀랍기만 하다.
대합실 오른편에는 공주시 지도가 그려진 관광안내도가 그려져있고,
그 옆으로는 백제의 유적들을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비록 공주가 백제 도읍이었던 적은 700년 역사 중 150년밖에 안 될 정도로 짤막하지만,
그 짧은 역사 동안 남겨진 유적, 유물이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경주와는 달리 관광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대합실 왼편에는 조그맣게 매표소가 마련되어 있고,
그 옆으로는 금호고속 직원 휴게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웃한 논산, 익산처럼 금호고속 전용 터미널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렇기 떄문에 이 곳의 모든 것들은 금호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공주고속버스터미널은 강남으로 가는 고속버스 외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
같은 호남라인인 광주, 전주나 상당한 장거리인 부산 정도는 운행해줄 법도 한데...
주중(월~목)과 주말(금~일)의 운행시간표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배차간격에는 차이가 없으나 일반고속의 운행빈도에 조금씩 변화가 있다.
일반적으로 주중엔 30분 간격에 일반고속은 단 5회<3시간 간격>만 운행하는 반면,
주말(금~일)에는 1~2시간 간격으로 배차가 거의 2배 정도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주중과 주말의 일반고속 배치를 이렇게 달리 해야하는가가 조금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하여튼 간에 주말에는 상대적으로 싼 값에 서울로 오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셈이다.
서울-공주간 일반고속, 우등고속은 단순히 의자만 다른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등고속 차량은 반듯한 에어로 퀸하클로 운행되는 반면,
일반고속 차량은 상당히 오래된 로얄크루저 차량으로 운행된다.
물론 때에 따라 일반고속에 더욱 좋은 차량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단순히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바라본 입장으로선 꽤나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양쪽 금호고속 차량 사이로 보이는 터미널 주차장과 그 너머의 빌딩들...
최근에 조성된 신시가지라서 그런지 낙후된 느낌은 거의 없지만,
초창기의 신도시들처럼 굉장히 썰렁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는 없다.
금호고속 전용 터미널 주차장에는 버스보다 더욱 많은 자가용들로 가득차 있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터미널의 모습.
굉장히 단조로운 건물 아래, 버스보다 더 많은 자가용.
앞으로 공주의 도로망이 사통팔달 발달하게 될텐데,
이런 인프라로 시외버스터미널과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하기사 뚫린 노선이 서울행밖에 없는데, 서울방면 이외의 도로망 확보 자체가 무용지물일 수도 있겠다.
지금은 서울행 버스가 전부인 금호고속 공주고속버스터미널도,
언젠가는 타 지역 버스노선이 속속 뚫리면서 크게 부상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현재는 단순히 도로망만 뚫린다고 지역 자체가 발전하는 것은 아니기에 조금은 지켜보아야 하지만,
도로망의 발달이 터미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유롭게 지켜볼 필요성은 있다.
과연 도로망의 발달로 인해 고속버스터미널이 지금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첫댓글 갑자기 금호렌터카 부스가 생겼네요. 일반고속이 별로 없다고 해도 문제가 안되는게 지금 우등고속 가격이 10년전 우등고속 운임하고 거의 비슷합니다. 2003년 천안-논산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생긴 금남/삼흥의 서울 무정차 노선 때문에 요금을 확 내렸죠. 공주 상권의 중심은 이 곳 보다는 터미널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공주대 후문~구.신관삼거리 지역입니다. 터미널 보다는 아무래도 대학교 앞이 상주인구가 많은 편이죠. 한 때 공주에서 남부쪽 노선이 뚫린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지금은 무산된 모양입니다. 공주가 조치원이나 논산과의 연계성이 나쁘지 않아서 그런지 장거리 수요는 철도로 빠지는 경향이 큽니다.
조치원, 논산, 대전과의 연계성이 나쁘지 않아서 수요가 철도로 빠진다기 보다는, 충남권과 서울 이외 지역과의 연계가 무척 부실하기 때문에 수요가 많이 빠지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금호렌터가 부스가 생긴지 채 반 년도 되지 않았다니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금호렌터카 부스 언제 생겼나요.. 6월 까지만해도 없던 것 같은데요. 승차장으로 통하는 통로가 좁아 보이네요.
올 여름에 갔을때 금호렌터카 영업소 있었습니다. 현재 터미널 박차장 구조로 봤을때 예전에는 차량동선이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는데 덕분에 외부차량에도 후한 주차인심은 좋은것 같습니다. ^^;// 그리고 금호고속 공주영업소의 역사도 상당히 오래된 편이라 경부선 단거리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신차출고시 우선배정지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무튼 좋은 여행기 잘봤습니다. ^^;
제 경험에 비추면 03년 이후 경쟁체제가 도입되면서 신차 우선 출고가 된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신형차량 많이 탄 기억은 없는 거 같아요.
2003년 천안논산고속도로 개통의 최대 수혜지역이 공주라고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 보군요. 직통 서울노선이 생기면서 시외버스와의 경쟁구도... 그러면서 질적 서비스가 향상된 고속버스... 마치 대전-진주 노선을 보는 것 같습니다. ㅎㅎ
서울-공주간 거리가 2시간에서 1시간30분으로 30분 줄었다는 것 외에도 구불구불한 차령을 넘지 않는 점, 겨울에 결빙되도 우회하지 않는 점.. 결정적으로 요금이 내렸다는 측면에서 승객들도 혜택을 봤지만, 금호고속도 평일에 어느정도 자리를 채울 정도의 덕을 봤죠.
예전에 천논고속도로 생기기 전에 공주에서 길막히는 천안시내를 지나 천안나들목으로 갈적에 좀 난감했죠ㅎㅎ
주말에 일반고속 배차가 많은 이유가 수요가 많은 주말에 전체적인 배차간격을 줄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 아닐까요?? 실제로 토요일 오후에 강남에서 공주 갈때 표가 없어서 2시간을 기다린 적이 있었습니다.
주말에 일반고속 배차가 많다기 보다는 평일에 일반고속 배차가 적은 것 같습니다. -_-;; 아무래도 일반고속이 우등고속보다 사람을 더욱 많이 수송할 수 있으니 그렇게 편성한 것 같다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임시차까지 투입될 정도로 장사가 무척 잘 되는군요~ 아무래도 인터넷 예매를 통한 수요도 결코 무시할 순 없겠죠. 특히나 사람이 붐벼 좌석조차 구하기 힘든 주말엔 말입니다..^^;
원래 금호터미널은 공주 중앙시장 근처, 지금의 시내버스터미널 옆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개통시엔 현재의 의료원근처에 터미널이 있었다고 하는데 정확한 정보는 아니구요.. 그러다가 강북지역(신관동)이 새로 개발되던 91년도에 길건너에 있던 시외터미널과 비슷한 시기에 현재의 신관동으로 이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천논고속도로 개통전엔 공주~서울 노선은 단연 금호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습니다. 물론 시외터미널에서 천안경유 서초동완행, 동서울무정차노선이 운행되긴 했지만 지금같은 경쟁구도는 없었죠. 여담으로 그때 서울을 갈때면 먼저 금호터미널을 간뒤 표가 없으면 동서울행(당시만 해도 주말이면 45석일반차에 수십명씩 입석
승객을 싣고 다녔죠) 그것도 안되면 서초동완행을 이용하곤 했습니다. 장비역시 현상황을 생각하면 도저히 상상이 안갈정도로 노후차량만을 투입했었죠. 분리형 헤드램프 AERO L/D가 마지막까지 운행했던 노선이 서울~공주였고 그외에도 우등도입 초창기에 출고했던 구형각퀸, 동시기에 출고해서 만년에 일반으로 개조되어 운행됐던 BH120F 초기형(D2848M엔진) 역시 공주주재로 고정운행되었습니다. 2002년 천논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이듬해 삼흥/금남의 서초동무정차가 신설되면서 고속/시외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되었고 제살깎아먹기식의 피말리는 경쟁이 지속되면서 오늘날 경부선 단거리라인 최강의 신차우선배정노선으로 떠오르게 된것입니다.
경쟁 초기엔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당시 일반고속요금이었던 5900원으로 우등요금을 인하하는 가격할인을 단행하고 삼흥/금남이 신경쓰지 않은 심야우등의 활성화, 신차우선의 장비투입, 배차간격의 균일화, 10번이용할 시 추가할인을 해주는 등 과거 고속업체에선 볼수 없던 파격적인 전략을 취하였고 거기에 공주시민의 전통적인(?) 인식이 더해져 현재는 사실상 경쟁구도가 사라진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주말에는 상하행 가릴것없이 수요가 넘쳐서 공주발의 경우, 같은 경부선라인인 대전영업소에서 차를 공수해서 운행할 정도지요..
금호고속이 서울고속터미널에서 회수권을 발행한 유일한 노선이 서울-공주 노선이었죠. 현재도 회수권 제도 계속 시행중인가요?
지금은 시행하고 있지 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고속에 유니버스 절찬리 운행중입니다.
참~ 매번 잘 보고 있답니다. 블로그에 있는 예산도 올려주시고 예산 신례원과 합덕 삽교호 강경 연무 홍산도 보고싶습니다. 차근차근 여행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신례원은 정류장인지라 당분간 계획은 없고, 연무는 이미 다녀왔습니다. 나머지 또한 현재 충남/전북권을 중점적으로 올릴 예정이기 때문에 언젠간 모두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맥시멈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매번 터미널 소개를 잘 보고 있습니다... 내용도 좋고 여러가지 면에서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좋네요... 앞으로도 좋은 정보 많이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올릴 자료가 많이 남아있으니 꾸준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직도 약방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 `
저도 발견 못한 약방을 사진에서 찾으셨군요~! 대단하십니다 ^^;;
Maximum님 기행기 아주 잘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정보 부탁드립니다.
잘보았습니다.감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