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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만큼 성공한다』, 김정운, 21세기북스
“다른 건 다 가르쳐놓고 왜 쉬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느냐?” 15년 동안 오로지 골프라는 한 우물만 파고 마침내 LPGA의 골프여왕으로 등극한 박세리가 극도의 부진에 빠져 아버지에게 한 항의의 말이다. “골프에 지쳤다. 이제 골프에서 잠시 빠져 나오고 싶다. 나는 골프 말고 다른 일상생활을 즐기는 게 필요하다.” 박세리의 이 한탄과 하소연은 우리 사회와 경제가 차츰 활력을 잃고 난국에 빠져드는 근본적인 원인을 돌아보게 해준다. 세습되는 가난의 고리를 끊기 위해 수출경제에 올인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일해야 했던 우리들이 이제 중진국의 대열에 들어서더니, 거기서 더 발전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것이다. 그 까닭은 가난해서 벗어나 어느 정도 살게 되니 더 열심히 일해야 할 동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김정운 교수는 한국 경제가 2만불 시대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를 박세리의 부진과 같은 맥락에서 찾는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진짜 문제는 경제문제가 아니란다. 삶의 재미가 없는 집단 심리학적 질병, 즉 ‘놀면 불안해지는 병’이 진짜 문제라고 한다. 여가문화라고는 폭탄주와 룸싸롱, 노래방 빼고는 다른 놀이 문화를 상상하지 못하는 한국인 내면의 심리구조의 기저에는 행복과 재미에 대한 이중적 태도가 깔려 있다고 한다. 이러한 한국의 천박한 여가문화는 결국 개인은 물론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 그 주장의 핵심이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 중시되는 창의성은 심리학적으로 재미와 동의어라고 정의한다. 이 책은 잘 노는 사람이 창의적이고 성공한다는 막연한 주장을 다양한 문화심리학적 개념들을 통해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특히 한국사회의 가장 결정적인 문제인 의사소통의 부재를 놀이와 재미의 회복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저자 | 김정운
1962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의 전임강사로 초빙되어 강의와 더불어 발달심리학, 문화심리학과 관련된 여러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때 문화심리학의 세계적 석학들과 함께 <문화심리학kultur in der Psychologie>이라는 책을 책임집필하기도 했다.
이후 문화심리학의 실용적 통합영역으로 여가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00년 귀국해 명지대학교 기록대학과학원에 국내 최초의 여가학석사MLS 과정인 여가정보학과를 개설했다.
현재 명지대학교 여가문화연구센터 소장으로 여가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의 고정칼럼 기고를 비롯해 각종 언론매체와 방송에서 휴테크의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차례
프롤로그 : 일에 빠져 있을 때 머리는 가장 무능해진다
서장 한국, 놀지 못해서 망할 지도 모른다
너무 많이 논다고...?
주5일 시대, 노는 시간을 경영하라
제1부: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
chapter 1 일의 반대말은 여가가 아니라 나태
인센티브 위에 자존심 있다
일중독에 빠진 리더의 착각 - 오버씽킹
노는 것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사람들
chapter2 놀이는 창의성과 동의어
창의성의 원천은 ‘낯설게 하기’
다빈치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나온 모나리자
놀아본 사람만이 창의적일 수 있는 이유
창밖을 멍하게 보는 시간에 가장 창의적인 두뇌
아마도...와 혹시? - 창의적 사고의 방법
chapter3 놀이는 최고의 의사소통 훈련
‘무슨 배트맨이 이래?’ - 가상놀이 as if
전 세계 엄마들의 말투가 똑같은 이유
잘 노는 사람의 특별한 능력 - 정서공유의 리츄얼
놀이가 곧 의사소통이다
휴테크: 사소한 재미에 목숨 걸자
제2부: 삶을 축제로 만들자
chapter4 즐겁지 않으면 성공이 아니다
성공했는데 왜 외로워질까?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갑작스러운 우울과 무기력 - 심리적 에너지의 고갈
감정적으로 경영하라!
에스키모의 막대기를 꽂자!
chapter5 밸런스 경영 : 일과 삶의 조화
혼자 중얼거리는 일이 부쩍 늘었다면 …
‘중요한 일’과 ‘안 중요한 일’ 바꾸기: ‘게슈탈트’ 원리
축제를 통해 우리는 삶의 주인이 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가짜!
휴가 규정대로 다 쓰십니까?
21세기 경영패러다임 - 밸런스 경영
에필로그: 그러는 당신은 어떻게 노시나요 ?
▶ 제대로 놀지 못하면 제2의 IMF 위기가 찾아온다 !
우리의 여가 문화, 놀이 문화는 잘못되어 있다.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어 있다. 우리의 여가 문화도 사회경제적 변화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경제적 발전에 상응하여 금융시스템이 변화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경제적 발전에 상응하여 금융시스템이 변하지 못해 IMF 위기가 닥친 것처럼 여가 문화의 근본이 변하지 못하면 또 다시 도덕적, 문화적 IMF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놀면 불안해지는 병’으로는 우리 여가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오히려 보다 적극적으로 놀아야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놀지 못하면 제2의 IMF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1만 달러의 덫’에 걸려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에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 돌입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당시 소득이 7355달러까지 떨어진 후, 2000년에 다시 1만 달러 시대에 턱걸이를 했지만 2만 달러 시대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2만 달러 시대가 오지 않는 이유를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노사문제, 장기적 경제정책의 부재, 산업구조의 변화 등등. 그러나 여가학자인 내 눈에는 생산적 여가 문화의 부재가 ‘1만 달러의 덫’에 걸리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제대로 놀지 못하기 때문에, 즉 놀면 불안해 지는 병 때문에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 ‘1만 달러 덫’의 실체는 여가문화의 부재
변화하지 못하면 위기는 찾아오게 되어 있다. 경제발전을 따라 가지 못한 금융시스템이 IMF 위기를 불렀듯이 노동시간 단축에 상응하는 생산적 여가문화가 형성되지 못하면 한국사회의 총체적 위기는 또 다시 찾아오게 되어 있다. ‘놀면 불안해지는 병’과 ‘노동시간의 급격한 단축에 따른 생산적 여가문화의 부재’라는 이중적 구조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 우리는 ‘1만 달러의 덫’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 주5일 시대, 노는 시간을 경영하라
주40시간 근무제는 문화혁명이다. 모든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의 패턴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서구 각국은 노동자가 주도해서 주40시간 근무제가 시행되었다. 반면 일본은 기업주도로 주40시간 근무제가 실시되었다. 우리의 경우는 정부 주도로 이 제도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주40시간 근무제의 도입이 가져올 사회문화적 변화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다. 그저 노는 날이 하루 늘어났으니 좋다는 생각뿐 그에 따른 변화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이 없는 듯하다.
▶ 대책 없이 늘어난 여가시간은 재앙이다
주40시간 근무제는 한 개인의 차원에서만 보자면,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노동시간보다 많아지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여가시간이 늘어날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의 노동조합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다가 다시 노동시간을 늘려 주35시간, 40시간 정도로 복귀하고 있다. 일과 여가시간의 균형이 깨진 삶이 두려운 까닭이다. 이들 나라의 노동부 주요정책이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 하루 더 놀면 이혼이 늘어난다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수많은 문제들을 회피하고 지내온 부부들에게 늘어난 여가시간은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지는 계기가 된다. 휴일의 증가가 이혼율의 증가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폴크스바겐사의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있었던 사례다. 1994년 이혼율이 그 전에 비해 70퍼센트나 갑자기 증가했다. 한 해 평균 300쌍에 불과하던 도시의 이혼건수가 460쌍으로 갑자기 늘어난 것이다. 이유를 찾아보니 그 해 폴크스바겐사에서 노사합의에 의해 주4일 탄력근무제를 실시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 하루 더 놀면 결혼도 안한다
이혼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젊은 사람들은 결혼을 안한다. 즉 독신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독일의 경우 25세부터 49세 사이의 독신 가구가 주40시간 근무제가 본격 실시되기 전인 1970년대에 비해 현재 100퍼센트 이상 증가하였다. 그 결과 현대 독일 대도시의 독신자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36퍼센트에 이른다. 3명중 1명이 혼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여가시간이 많아지니까 가족에 구속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마음껏 즐기는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 결혼을 하지 않으니 아기를 낳을 생각도 없다
노는 날이 늘어나면 애도 낳지 않는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결혼과 가족형성을 기피하고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이상화되면서 아이의 존재는 자신의 삶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인식된다. 프랑스의 경우 2001년도 출산율이 1.89명이고, 영국은 1.64명이다. 많은 출산장려금을 지원해도 소용이 없다. 인구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기 위한 출산율은 2.1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출산율이 1.19명이다. 세계 최저수준이다. 이것은 노동인구의 급격한 축소를 초래할 것이고, 부양해야 할 노령인구는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사태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한마디로 재앙이다.
제1부: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
사람들은 일에 반대되는 말이 여가가 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가는 일의 반대말이 아니다. 일의 반대말은 나태다. 사람들이 헷갈리는 이유는 지금까지 일은 남이 시켜서 하는 행위로만 여겨왔기 때문이다. 일이란 내가 자발적으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라 그저 남의 돈을 따 먹는 행위였을 뿐이다. 일의 주인이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더럽고 아니꼽지만 참고 견뎌야만 하는 것이 일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나는 사람들에게 일의 반대말은 여가나 놀이가 아니라 타내가 된다. 자신이 하는 일의 주인은 놀듯이 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의 주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일의 반대말은 여가다. 일은 재미없고 여가나 놀이만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 보상이 사라지는 순간 일하기를 멈춘다
인센티브와 같은 보상을 통해 행동을 유도하는 것도 그리 오래갈 수 없다. 100달러를 받고 거짓말을 하는 것도 그때뿐이다. 한 유치원에서 심리학자들이 행한 보상의 결과에 대한 실험 이야기다. 다양한 보상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보상이 사라지는 순간, 더 이상 그 일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직장에서 오직 월급과 인센티브만으로 직원들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직원들은 자존심을 버린 대신에 보상을 선택했기에 보상에 대한 기대가 어긋나는 순간, 바로 자신의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시도에 나선다. 사람들은 이렇게 되찾은 자존심을 이전에 비해 더 강하게 지키려고 애쓴다.
▶ 일과 삶의 균형 프로그램 _ Work-Life Balance Program
더 이상 금전적 인센티브로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서구의 앞서가는 기업들이 채택한 새로운 제도가 있다. ‘Work-Life Balance Program’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직원들의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과 조화를 배려하려는 새로운 인재 관리 전략이다. 우선 이 프로그램은 개인의 일과 가족의 불균형으로 야기되는 갖가지 문제를 유연근무제, 육아 휴가, 변동 휴가제 등을 통해 해결하려 시도한다.
▶ 일 중독자는 일하는 시간이 짧다
일중독자는 자신이 일주일에 70시간을 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일 잘하는 사람은 일주일에 40시간밖에 일하지 않는다. 얼핏 보면 일중독자가 일을 훨씬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일중독자가 일하는 방식을 잘 들여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일주일에 70시간을 일한다고 생각하는 일중독자가 실제 일하는 시간은 30시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 40시간 동안은 일하기는커녕, 일에 대해 걱정하면서 보낼 뿐이라고 한다. 일중독자들은 일하는 시간보다 일에 대해 걱정하며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일뿐이다.
▶ 심리학에서 본 걱정거리의 실체
□ 우리가 걱정하는 것들의 40퍼센트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즉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한다는 것이다.
□ 30퍼센트는 이미 일어난 일들에 관한 것들이다. 이미 엎어진 물을 걱정하는 것처럼 바보 같은 일이 있을까마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일들에 대해 쓸데없이 걱정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 22퍼센트는 아주 사소한 일들에 관한 걱정이다. 정말 ‘걱정도 팔자’인 일들에 관해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
□ 우리가 걱정하는 4퍼센트는 우리가 전혀 손 쓸 수 없는 일들에 관한 것이다. 결국 걱정해 봐야 자신만 손해 보는 일이다.
□ 나머지 4퍼센트만 진짜 우리가 걱정해야 할 일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96퍼센트의 걱정거리 때문에 정작 이 4퍼센트의 진짜 걱정거리를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 무엇이 ‘오버씽킹 over-thinking'인가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 부질없는 걱정이 떠나지 않는 현상을 가리켜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의 놀렌-획스마 교수는 ‘오버씽킹 over-thinking'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오버씽킹이란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 이미 내뱉은 말에 대한 후회, 다른 사람에 대한 근거 없는 의심, 지나가면서 던진 동료의 한 마디에 도무지 끝이 나지 않는 추측 등등.
상황에 따라 당연히 걱정해야 할 경우와 불필요한 오버씽킹은 아주 간단히 구별된다. 오버씽킹은 ‘만약’이라는 가정을 품는다. 오버씽킹은 자신의 부정적인 측면을 확대해석한다. 결국 “난 정말 안돼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하다가 병적인 상태로 빠져든다.
▶ 노는 것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
놀이의 학문, 즉 여가학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놀이라는 단어를 유한계급과 연관해서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한갓진 생각이나 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다.
▶ 쉬는 것과 노는 것의 차이
쉬는 것과 노는 것의 근본적인 차이를 설명하는 심리학 이론이 있다. 엘리스라는 심리학자의 각성조절이론이다. 각성조절이론에 따르면 의식의 각성 상태를 적절하게 유지시키려는 중추신경계의 조절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자극이 너무 많을 때는 각성수준이 너무 올라가 중추신경계는 물론 심리상태가 불안정해진다. 이런 경우 사람은 쉬려고 한다. 반면 자극이 너무 적어 각성이 전혀 안 일어날 경우, 인간은 자극이 증가하는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각성수준을 높이려 한다. 같은 자극도 친숙해지면 각성수준이 낮아져 불쾌하게 느끼거나 지루하게 느끼게 된다. 이럴 경우 다른 자극을 찾아 나세게 된다. 이런 상태를 논다고 할 수 있다.
놀이란 결국 ‘자극 추구 활동’이라는 것이다. 놀이와 재미는 거의 동의어라고 할 수 있다. 놀이는 행동적 측면을 강조한 개념이고 재미는 행동으로 야기되는 심리적인 특징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 놀이의 다섯 가지 특징
첫째, 놀이는 일상적인 경험들과는 구별된다. 놀이에서 사물은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예를 들어 빗자루는 말이 되기도 하고, 비행기가 되기도 한다. 놀이에서 이러한 비실재적인 특성들을 빼버린다면 놀이는 더 이상 놀이가 될 수 없다. 이러한 비실재성의 경험은 아동의 경험세계 범위를 ‘여기와 지금’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차원의 상징적 세계로 확장한다.
둘째, 놀이는 ‘내적 동기’에서 출발한다. 처벌이나 상품, 칭찬 등은 외적 동기화의 강력한 도구이다. 반면 어떤 외적인 보상도 없이 자기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행동이 유발되는 경우, 내적으로 동기화되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재미는 내적 동기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셋째, 놀이는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놀이에서 사람은 더욱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놀이는 목표지향적 행동이 아니다.
넷째, 놀이는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도 억지로 시켜서 하면 절대 놀이가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내적 동기와 자유-선택의 관계다. 처벌과 보상과 같은 외적 동기에 의해 유발된 행동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면 재미있게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 일터에서 사람들이 재미있게 일하도록 하려면 직장 내에 선택의 폭을 가능한 많이 넓혀주고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많이 지공하면 된다.
다섯째, 놀이의 특징은 즐거움이다. 놀이의 가장 결정적인 특징이다. 아무리 내가 선택했다고 해도 재미없으면 놀이가 아니다. 약간의 두려움과 걱정이 동반되는 놀이가 있다. 그러나 이때에도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 되는 것이다.
▶ 놀이는 창의성과 동의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면, 나는 놈 위에는 노는 놈도 있다. 20세기는 부지런하게 뛰는 근면 성실한 사람이 성공했지만, 21세기는 잘 노는 사람이 성공한다. 잘 노는 사람이 창의적이란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한다. 그러나 도대체 잘 노는 것이 창의성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않는다.
▶ 근면, 성실 불쌍해지는 사회
19세기, 20세기를 산업사회라고 한다면,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 정보화사회, 혹은 이 둘을 합쳐서 지식정보화사회라고 한다. 산업사회는 농경 중심의 전통사회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공업이 주축이 되는 사회로 옮겨간 사회이다. 이 산업사회에서는 육체적 노종이 이윤을 창출하는 원천이 되는 사회이다. 따라서 근면과 성실은 사회유지를 위한 필수덕목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가 지난 50년간 압축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근면, 성실의 사회적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의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근면, 성실의 가치만으로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능케 하는 ‘재미’가 사회를 유지하는 필수적 가치가 된다.
▶ 재미가 가장 중요한 단어
정보는 에너지와는 달리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킹을 통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된다. 정치, 경제, 문화의 모든 사회생활이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세계에서 돌아다니는 정보를 통해 연결되고, 결정된다.
▶ 재미가 가장 중요한 가치다
모든 가치는 정보의 네트워킹을 농해 생산된다.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한 새로운 네트워킹을 찾아내는 인간의 지적 창의력이 21세기 사회발전의 근본동력이 된다. 토지나 자본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 가치를 창출한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창의력은 ‘재미’를 적극적으로 추구할 때 개발된다. 이 ‘재미’가 근면, 성실을 뛰어 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된다. 과거 노동과 자본이 없는 나라는 망했듯이, 21세기에는 새로운 지식이 지속적으로 창출되지 않는 나라는 망한다.
▶ 놀아본 사람만이 창의적일 수 있는 이유
창의성의 본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창의성은 정보의 집적과 조직화를 통해 가능하다. 조금 어려운 내용 같지만 간단한 이야기다. 아무리 훌륭한 요리사라도 라면 한 봉지만 갖고는 어떠한 요리도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정보들의 관계를 새롭게 구축해서 창의적 지식을 만들어내려면 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언제라도 끄집어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로 일컬어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조차도 얼굴 부위에 관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었기에 모나리자를 그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는 것이 바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 창의력은 정보의 크로스오버 crossfover를 통해 얻어진다
정보의 크로스오버를 통한 ‘낯설게 하기’를 아인슈타인은 ‘조합놀이’라고 불렀다. 그가 만든 ‘E〓mc2'이라는 공식은 이미 있어왔던 에너지, 질량, 빛이라는 개념들의 새로운 조합일 따름이라는 것이다. 구텐베르크의 활자는 와인을 짜내는 원리와 동전을 찍어내는 원리를 조합해서 만든 것이다. 멘델의 유전법칙은 수학과 생물학의 조합의 결과이다. 에디슨의 전구는 평행 회로판의 전선과 전구의 필라멘트를 조합해서 만든 것이다. 이러한 조합들은 이전에는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다.
‘조합놀이’를 통한 창의적 아이디어의 생성은 생각의 시각화라는 수단을 통해 이뤄졌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의 습작 노트에는 한결같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이어그램으로 그려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물론이고, 다윈이나 다빈치의 습작 노트에서도 이처럼 시각화한 흔적이 아주 쉽게 발견된다.
▶ 가장 열심히 일할 때가 가장 창의적이지 못하다
정보의 크로스 오버가 가능한 편안한 공상과 몽상의 상황을 자주 가질수록 우리는 더욱 창의적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잘 쉬고, 잘 놀아야 한다. 제발 멍하니 창밖을 쳐다보는 시간을 많이 가져라.
▶ 창의적 사고의 방법
새로운 사고는 논리적 추론으로는 절대 생겨나지 않는다. 위대한 과학자일수록 ‘낯설게 하기’와 같은 미학적 경험이 가능한 다양한 취미생활에 몰두했다. 논리 자체는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것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논리적 추론이 없다면 합리적대화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논리적 사고로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여기서 논리적 사고의 특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산만한 마음의 지도를 그려라
‘아마도’로 시작하는 창의적 사고는 역동적이고, 바꾸기 쉽고, 축약적이고 암시적이다. 그런데 이 창의적 사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때 이미 더 이상 창의적일 수 없다. 역동적, 변형적, 축약적, 암시적 특징을 가진 창의적 사유를 구체화하는 방법으로 ‘마인드 맵 mind map’이 있다. 1970년대 초, 영국의 선생이었던 토니 부잔은 ‘아마도’의 창의적 사유를 가능케 하는 ‘마인드 맵’이란 기법을 개발한다.
부잔이 주장하는 마인드 맵이란 핵심적인 단어가 파생되는 과정을 포착함으로써 두뇌의 잠재적인 힘에 보다 쉽게 접근하게 해주는 방법이다. 도 기존의 문장을 통해 나타낼 수 없는 압축적이고 은유적인 사고의 과정을 간단한 도형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마인드 맵은 사고의 직선적 구조를 방사형 구조의 다이어그램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테마를 종이 위에 적는다. 그 다음에 연상되는 단어들을 ‘사과’ 주위에 적어나간다. 그런 다음에 각각의 단어들의 연관 관계를 선가 화살표를 통해 연결해 보는 것이다. 시작은 ‘사과’로 했지만 각각의 단어들은 독자적으로 연상 관계의 중심이 될 수 있다.
●그림 1. ‘사과’를 테마로 한 마인드 맵의 예
(119쪽 도표 제시)
▶ 놀이는 최고의 의사소통 훈련
▶ 놀 줄 모르면 남의 마음을 읽을 줄도 모른다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사회적 관점획득 능력은 ‘놀이’로부터 길러진다. 이 놀이와 사회적 관점획득과의 관계는 원숭이에 대한 관찰결과에서 밝혀졌다. 영장류의 진화를 연구하던 프레막과 우드러프는 원숭이에게 ‘사물의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 있음을 관찰했다.
원숭이는 물론 인간 집단에는 항상 그 집단을 유지하기 위한 규칙이 있다. 이 규칙의 전제는 ‘다른 존재의 생각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마음의 이론’, 도는 ‘사회적 관점획득’의 능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문제는 사회적 관점획득 능력이 어떻게 얻어지는가이다. 놀이를 통해서다. 어린 원숭이는 다른 집단 속의 다른 원숭이들과의 놀이를 통해 다른 원숭이의 마음을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낸다. 놀이는 가상의 상황을 전제로 한다. ‘마치 ~하는 것처럼 행동할 수 있는 능력’, 즉 ‘가상놀이 as if'가 가능하려면 가상의 상황에 대한 정신적 표상이 가능해야 한다. 즉 가상의 상황에서 하는 행동을 머리속에 떠올릴 수 있어야 ’가상놀이‘가 가능한 것이다.
▶ 놀이하는 인간[호모 루덴스]의 심리학적인 기초
눈맞추기, 정서조율의 과정이 아기와 엄마의 초기 정서적 놀이를 특징짓는다며, ‘공동주의집 joint-attention'은 본격적인 의사소통이 놀이가 되는 과정이다. 눈맞추기와 공동주의집중은 눈을 사용한다는 점 이외에는 질적으로 다른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눈맞추기의 핵심은 정서의 공유에 있다. 그러나 공동주의집중은 아기가 처음으로 자신의 의도를 남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과정이다. 물론 이 과정의 주인은 아기가 아니다. 아기와 엄마 모두다. 눈맞추기가 정서의 상호주관성 단계라면 공동주의집중은 의도의 상호주관성을 뜻한다.
인간의 본질은 ‘호모 루덴스 Homo Ludens', 즉 ‘놀이하는 인간’이다. 눈맞추기, 정서조율, 공동주의집중과 같은 놀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을 바꿔가는 능력을 배우기 때문이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 인간이 되고, 놀이를 통해 다른 인간들을 키워낸다.
▶ 잘 노는 사람의 특별한 능력 _ 정서공유의 리츄얼
유난히 사랑 받는 이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잘 논다. 이들은 아주 조용한 놀이를 통해서도 남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 아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다. 이들의 놀이란 다름 아닌 정서교류를 통한 의사소통의 능력이다. 잘 노는 사람은 남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 놀이란 정서의 공유를 뜻하기 때문이다.
▶ 문화는 리츄얼이다
문화는 정서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습득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 나라 사람들의 정서를 표현하는 몸짓과 표정을 먼저 익히는 일이다. 이러한 정서공유의 리츄얼 ritula이 문화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이다.
▶ 조직문화의 핵심을 정서공유의 리츄얼이다
일상의 리츄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공유의 리츄얼이다. 정서공유의 리츄얼이 발달한 회사는 흥한다. 정서공유의 리츄얼이 없는 회사는 망한다. 정서공유는 직원들이 기업의 가치와 성장의 목표를 공유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잘 돌아가는 회사의 사원들은 강사가 유도하는 정서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인다. 문제가 있는 회사의 청중은 집단적인 무관심과 무반응으로 일관한다. 회사 조직원끼리의 정서공유가 전혀 안되기 때문이다. 정서공유는 모든 조직문화의 기본원리이다. 정서공유의 리츄얼은 이런 조직의 일체감과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힘이다.
▶ 휴(休)테크 _ 사소한 재미에 목숨걸자
휴테크란 단순히 쉬는 기술, 노는 기술이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한 기술이다. 소유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은 ‘결과로서의 행복론’이다. 또 다른 행복론이 있다. ‘과정으로서의 행복론’이 그것이다. 어떤 조건이 충족됐을 대 행복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일에 몰두할 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심리학적으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때 사람은 가장 행복한 느낌을 갖는다고 한다. 무아지경을 느끼며 시간가는 줄 모르는 이러한 심리적 차원을 전문 용어로 플로우 flow라고 한다.
▶ 사소한 재미가 진짜 재미다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내 재미를 찾아야 한다. 사소한 재미가 진짜 재미다. 사소하게 즐겨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놀이 공원도 없었고, 골프도 없었던 시대에 사소한 재미로 인생의 즐거움을 삼았다. 저녁 식사 후 아이들과 손잡고 나서는 산책길이 행복하고, 아내와 밤늦은 시간에 함께 마시는 포도주 한 잔이 즐거워야 한다.
▶ 재미가 전공인 사람이 21세기 주인이다
나만의 재미있는 일을 가진 아이들은 창의적이다. 재미를 느끼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매일 똑같은 놀이만 하면 재미없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재미를 느낀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새로운 재미를 지속적으로 찾아 나서는 아이들이 창의적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21세기를 앞서나가면 성공할 수 있다.
▶ 주40시간 근무시대의 아빠를 위한 휴테크 7계명
1. 아이를 위해 놀아주지 말아라
주일만이라도 아이들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함께 재미있어야 한다. 아빠도 재미있고 아이들도 재미있는 놀이거리를 찾아야 한다.
2. 운전기사의 역할에서 벗어나라
여행목적지까지 운전만 하는 아빠들은 재미없다. 휴가기간만이라도 아이들과 관심을 공유하는 친구로서 지내보자.
3. 일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라
휴가의 진정한 의미는 ‘일상의 낯설게 하기’다. 그동안 자동차만 타고 다녔다면 기차나 자전거나 도보로 여행을 해보자. 콘도나 호텔보다는 야영장의 텐트에서 자보자. 아이들은 정말 재미있어 할 것이다. 일상과 똑같은 휴가는 휴가가 아니다.
4. 시계의 지배에서 벗어나라
일상에서는 꼬박꼬박 시간에 맞춰 생활했다면 이제 시계의 구석에서 벗어나보자. 휴가 때만이라도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인간 본래의 삶의 방식을 아이들과 함께 해보자.
5. 아내 없는 시간을 가져라
아내가 언제나 가족과 함께 하는 휴가를 즐거워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라. 아내에게 아내만의 휴가를 주고 아이들과 함께 아내 없는 며칠을 지내보자.
6. 모든 역할에서 벗어나라
아버지, 아들, 남편, 선배, 과장...... 몸은 하난데 해야 할 배역은 수도 없다. 하루라도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보자. 풍광이 좋은 근교의 카페에서 여백이 많은 책을 읽다 오는 것도 좋다.
7. 총각 시절의 재미를 되찾아라
재미있는 일에 몰입하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한다. 기타치기, 그림그리기, 글쓰기, 프라모델 조립, 농구, 족구......그동안 잊고 살았던 취미를 되살려라. ‘재미’의 재발견은 휴테크인 동시에 노(老)테크이기도 하다.
제 2장 삶을 축제로 만들자
▶ 즐겁지 않으면 성공이 아니다
한국형 ‘성공 내러티브’는 모든 사람들을 ‘성공 중독’으로 몰아간다.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희생하여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 모두 성공할 것 같은 환상을 심어준다. 경제, 경영, 처세와 관련된 모든 책들은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자기만의 노하우를 말한다.
그러나 아내를 희생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할 일을 하면서 얻어낸 성공이 진정한 성공일까 ? 평생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해서 성공을 하고, 성공한 뒤에도 전혀 쉴 수 없는 성공이 즐거울까 ?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함께 즐겁지 않다면 그 성공은 진짜 성공이 아니다.
▶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제1습관 _ 세상은 오직 두 종류의 인간만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잔인한 생존경쟁의 연속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남들과 똑같이 여유, 즐거움, 휴가 따위를 다 챙기면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나. 그렇게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제2습관 _ 절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들은 웬만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이비 카리스마에 몰두하는 이들은 사소한 일에 절대 감동하지 않는다. 선의에 감동하기보다는 그 배후의 의도를 읽어내려 애쓰기 때문이다.
제3습관 _ 빈 시간, 빈 공간을 두려워한다
그들은 여백, 여유를 못견뎌한다. 비어 있다는 것은 낭비고, 지루한 시간이라고 여긴다. 모처럼 가족과 외식하는 자리에서도 음식이 빨리 나오지 않으면 참지 못한다. 그들에게 기다림이란 아무 쓸데가 없는 낭비로 비치기 때문이다.
제4습관 _ ‘주의집중 장애’에 시달린다
이들은 ‘주의집중 장애’라는 이상심리적 장애에 시달린다. 주의집중이란 자신의 다양한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자극 중에서 중요한 자극을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은 모든 일을 성공과 관련시켜 생각할뿐,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집중하지 못한다.
제5습관 _ 현재보다 과거와 미래에 산다
항상 이루지 못한 것, 실수한 것에 대한 후회로 우울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어쩔 줄 모른다. 남들은 완벽주의자라고 좋게 이야기 하지만 걱정하는 것의 대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거나, 걱정해도 소용이 없는 것들이다. 어느 곳에도, 누구에게도 진정한 관심을 갖지 못하는 심리적 부재 상태가 지속된다.
제6습관 _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마음이 편하다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은 멀티태스킹 multi-tasking을 해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한다. 시간은 금이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가능한 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야 남들을 앞서 갈 수 있다고 여기는 까닭이다. 그러나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제7습관 _ 자기관리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한다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은 자기 스스로의 관리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한다. 이들의 관심은 온통 다이어트, 성공을 위한 처세술, 세련된 외모와 매너관리에 집중되어 있다. 자신의 스트레스까지 통제하려고 시도하는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을 모두 통제하려는 엄청난 권력 충동에 시달린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권력이 그리 대단치 않으며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항상 좌절한다.
▶ 갑작스러운 우울과 무기력 _ 심리적 에너지의 고갈
우리는 살면서 여러 번 위기를 겪는다. 어느 날 갑자기 우울증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경우를 본다. 그러다 말겠지 하고 지나치는데,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의 원인이 ‘번 아웃 burn-out'일 때가 많다. ‘번아웃’이란 말 그대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를 뜻한다. ‘번아웃’ 상태는 아주 사소하게 시작된다. 그러나 그대로 방치할 경우, 목숨까지 앗아가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 번아웃 측정설문
최근 자신의 상태를 돌이켜 보고 다음의 질문에 대답하세요.
1(전혀 그렇지 않다), 2(거의 그렇지 않다), 3(드물게 그렇다), 4(때때로 그렇다), 5(자주 그렇다), 6(대부분 그렇다), 7(항상 그렇다)
질문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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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곤하다.
2. 기가 빠진 느낌이다.
3. 즐겁게 하루를 보낸다.
4. 몸이 녹초가 되었다.
5. 정신적으로 지칠대로 지쳤다.
6. 행복하다.
7. 피곤해서 죽을 지경이다.
8. 에너지가 다 소진되었다.
9. 스스로가 불행하다는 생각이 든다.
10. 과로했다는 느낌이 든다.
11.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생각이 든다.
12. 무언가에 붙잡혀 꼼짝 못하는 느낌이다.
13. 만사에 실증이 난다.
14. 근심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
15. 타인들에 대해 실망하고 화가 난다.
16.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약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17. 이제는 별다른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18. 타인들로부터 거부당한다는 느낌이 든다.
19.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20. 정력적으로 일한다.
21. 사는 게 겁이 난다.
A. 3번, 6번, 19번, 20번을 뺀 나머지 질문의 점수들의 합 ( )
B. 3번, 6번, 19번, 20번의 점수들의 합 ( )
C. 32에서 B의 점수를 뺀 점수 ( )
D. A점수와 C점수를 합한 점수 ( )
당신의 번아웃 점수 〓 D 나누기 21
점수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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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번아웃 점수가 3보다 적으면 번아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번아웃 진행과정에서 1단계나 2단계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번아웃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주위의 사람들을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번아웃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닙니다.
□ 당신의 점수가 3점 ~ 3.6점 사이에 있으면 번아웃의 3단계에 속할 확률이 높습니다. 곧 닥쳐올 번아웃 상태를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내재된 위험 요소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 3.7점 ~ 5점 사이의 점수가 나왔다면 당신은 번아웃인 4단계에 이미 도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곧 바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삶이 중대한 위기에 처할 확률이 높습니다.
□ 점수가 5점 이상이면 당신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번아웃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된다고 보면 됩니다. 과감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은 해결책입니다.
저자는 김정운은 '잘 노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지론을 펴며 정부의 여가정책 마련을 누구보다 역설한다. 아울러 '사는 게 전혀 재미없는 사람이 창의적일 수 없다' 는 주장과 함께 우리 사회의 진정한 위기의 실체는 정치·경제적 요인이 아니라 문화심리학적 구조 때문이며, '사는 게 재미없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 라는 것이다.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여가' 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갑자기 늘어나 '남아도는 시간' 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전전긍긍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대책없이 늘어난 여가시간은 재앙' 이라고까지 한다. 저자는 여가를 어떤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며,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가를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다양하게 소개해 놓았을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이 책은 단순한 취미활동 소개서가 아니라 여가와 놀이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기존 관념을 뒤바꿔놓는, 일종의 문화심리학 책이기 때문이다.
문화심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명지대학교 기록대학과학원에 나라 안에서 처음으로 여가학 석사(MLS) 과정인 여가정보학과를 개설한 사람이다. 국민 소득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도약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근본적인 원인을 왜곡된 여가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이색적이다. 21세기에도 근면과 성실은 권장해야 할 덕목이긴 하지만, 근면과 성실에 더해 알파가 있어야만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알파는 창의력이며, 창의력은 삶과 일에서 '재미' 를 느끼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재미와 행복이라는 궁극적 가치를 추구하는 법을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 며 그 첫 단추로 재미와 휴식에 대해 심리학적 설명을 제시한다. 또한 여가학(Leisure Studies) 이란 생소한 분야를 어렵지 않게 풀어냄으로써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추천사
김정운 교수는 이 시대의 심층을 읽는 잠수부와도 같고, 미래를 예감하는 지진계와도 같고, 여가문화의 새로운 서부지대를 횡단하는 소몰이꾼과도 같다. 재미있으면서도 짜릿한 지적 쾌감을 일으키는 이 글읽기 자체가 신개념의 여가학이 무엇인지를 서서히 알려줄 것이다.
이어령_ 초대문화부장관
잘 노는 사람이 창의적이라고도 모두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잘 놀면 왜 창의적이 되는지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김정운 교수는 문화심리학 이론을 이용해서 이런 의문점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그의 독특한 이론은 한번 잡은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한다. 즐겁지 않은 성공은 잘못된 것이라는 저자 주장에 동감한다. IPS, 즉 즐겁고 Interesting, 새롭고 Pioneering, 보람있는 Satisfying 일을 하자는 내 삶의 기준에 대해서 김교수가 손을 들어준 것이 참으로 즐겁고, 새롭고, 보람으로 다가온다.
조동성 _ 서울대 경영대교수
노는 것을 계획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들은 일하는 것도 행복하다. 김정운 교수는 일과 가정과 사회가 잘 조화된 삶의 건강성, 재미와 창의성의 상승효과를 통한 경쟁력을 강조한다. 그는 참담했던 체험을 눈물겹게 털어 놓기도 하고, 고정관념의 허구를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파헤쳐 우리를 탄식하게 한다. 원숙한 삶의 지혜를 담담히 이야기할 때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와 함께 울고 웃으며, 모두가 흥이 있는 삶, 재미있는 직장, 행복한 인생을 되찾길 바란다.
문국현 _ 유한킴벌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