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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청풍호반의 미인봉 서릉은‘서편에 달이 호숫가에 질 때에, 저 건너 산에 동이 트누나’ 하는 서정적 노래의 정서를 고스란히 내것으로 할 수 있는 달맞이 비박 명소 중 하나다. 비록 밤을 지샐 만큼의 식수를 지고 올라가는 수고로움은 감수해야 하지만, 그 보상은 분명할 뛰어난 조망처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산꾼들이 조가리봉이라 말하는 암봉의 서쪽 지릉상의 한 암반으로서, 좌표는 N37 00 21 E128 14 45(WGS8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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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인봉에서 청풍호로 뻗은 능선.
- 자리는 그렇게 반듯하지 못하고, 약간 경사가 진 암반이다. 고작해야 서너 명 자리 펴고 누우면 꽉 찰 곳이다. 옆의 나무를 이용해 우천시 간단한 비가림막 설치는 가능하다. 이렇듯 다소 열악한 장소임에도 이곳을 강추하는 것은 몇 해 전 이곳으로 취재를 갔을 때 보았던 노을 풍경이 너무 매혹적이어서다. 청풍호로 바투 다가든 지점이라 호수면의 서늘한 바람결이 곧바로 치밀어올랐고, 해질녘이 되자 호안의 부드러운 굴곡면으로 황금분할된 붉은 호수면이 그대로 하나의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추상화로 떠올랐다. 보름달 풍경 또한 그에 못지않을 것이란 추측으로 이곳을 추천하는 것이다.
충주호 동쪽 제천시 청풍면, 수산면 일대는 ‘아마추어 암릉길의 보고’라 해도 좋을 만큼 무수한 바위 능선들이 갈래를 뻗고 있다. 충주호에 꼬리를 담근 이 지역 산릉 그 어느 것을 잡아 올라도 감탄스런 호수 풍광이 펼쳐진다. 신선봉~미인봉~조가리봉 능선은 그중에도 산꾼들이 한손 안에 꼽아드는 최상급의 절경 암릉이다. 청풍문화재 단지 동쪽 바로 옆으로 흘러내린 암릉이다. 달맞이 비박 후 이 암릉을 타는 재미가 곁들여지기에 산행은 더욱 매력적이다.
종일 청풍호 절경 바라보며 산행
산행 방향은 어떻게 잡아도 좋다. 오후 느지막이 이 지점으로 곧바로 올라 노을과 호수에 비친 달빛을 보는 비박 이후 조가리봉→미인봉→신선봉으로 산행을 해도 좋고, 역으로 신선봉부터 호수를 바라보며 산행해 내려오는 것도 좋다. 산행 중 호수 풍광을 시종일관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후자의 방식이 권할 만하다. 다만 그럴려면, 하루 종일 무거운 물을 지고 다니기는 어려우므로, 비박지에 도착 후 누군가 한 사람이 내려가 물을 가져오는 수고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능선 끝지점에서 만나는 학현리 계곡 물을 그대로 마시기는 좀 뭣하므로, 미리 이 근처에 물주머니 같은 것을 놓아두고 산행 후 내려와 지고 올라가는 것이 좋겠다.
신선봉부터 암릉길을 가노라면 손바닥 혹은 코뿔소의 두상을 닮은 바위가 나선다. 이른바 장암봉(掌岩峰)으로, 여기에서 청풍호가 한결 넓게 드러나뵌다. 발 아래가 절벽임을 깜박 잊게 하는 절경이다.
신선봉 2.2km 미인봉 1.2km 팻말이 걸린 갈림길목 이후부터 한동안은 또한 숲으로만 길이 이어지다가 미인봉에 다다라서야 비로소 다시 조망이 터진다. 저승봉이라는 음산한 이름으로 불리다가 미인봉으로 이름을 바꾼 봉이다.
미인봉 정상(596m)을 넘자마자 왼쪽 갈림길로 내려가야 조가리봉 방향이다(오른쪽은 급경사의 샛길). 청풍호가 바라뵈는 기암+노송 풍광이 연이어지다가 ‘정방사 300m’안내 팻말이 선 갈림길목을 지나면 곧 조가리봉 정상. 이곳에서 300m쯤 내려가면 목표한 비박처에 다다른다. 비박처에서 능선 끝 도로변까지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신선봉~미인봉~조가리봉 능선은 암릉이어서 길이 희미한 구간이 많으므로 주의한다. 급경사로 안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급경사로 치닫는 등, 어느 정도 나아가보기 전에는 주능선을 벗어났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간혹 있다. 만약 계속 족적이 보이지 않는다면 발길을 되돌려야 한다. 길이 없는 지릉상에는 절벽지대가 많아 위험하다. 갈림길은 신선봉~조가리봉 능선 북쪽으로 여러 가닥이 나 있다.
비박처에서는 청풍호 중간의 수경 분수가 치솟는 풍경을 보는 재미도 있다. 물줄기 높이가 155~160m로 동양 최고라는 수경분수는 9, 10, 11월은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은 1일 5회(11:00 13:30 15:00 17:00 20:30), 주말(토·일)은 6회(11:00 13:30 15:00 17:00 19:00 20:30) 연출한다. 문의 043-641-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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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길잡이 ]
교통
제천~청풍=하루 22~25회 시내버스 운행. 제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0m 거리인 동양증권 앞에서 출발. 오전 8시20분 발 버스는 학현리로 곧장 들어간다. 제천운수 전화 043-646-2955.
6인승 청풍콜밴(011 485 2513) 상학현 마을까지 8,000원.
숙박(지역번호 043)
학현아름마을민박(647-5999, 017-486-5599), 학현리펜션(마을 직영의 펜션단지·647-7080), 레이크&힐호텔(국민연금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호텔로, 국민연금 가입자의 경우 30% 할인·640-7000), 블루밍데이즈펜션(642-4600), 뉴월드모텔(043-652-3843), 미담산장(043-652-2428) 등 업소가 있다.
맛집(지역번호 043)
청풍루횟집 송어회(652-4200), 학현식당 닭도리탕(647-9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