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 이론’에서 찾아보는 행동과 연대의 방식
11월 14일(토)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는 극단적인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 ‘적 만들기’정책의 결정판이었다. 정부기관이 사전에 발표한 집회참석에 대한 협박이나 미리 결정된 차벽설치는 정부가 원했고 만들고 싶던 장면을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게 한다. 차벽 설치는 ‘폭력적인 시위’을 이끌기 위한 도구였으며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협조나 정책에 대한 어떤 의지도 엿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정부는 ‘과격시위’를 원했으며 그것을 통해 시위에 대한 본질을 왜곡한 논쟁의 늪으로 이끌려고 기획하였던 것이다. 지금 벌어지는 논쟁과 다툼은 상당 부분, 정부의 기획대로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태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필요성이다. 어차피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사건’은 객관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이 문제에 대한 좀 더 정확한 판단을 많은 사람이 하길 바랄 뿐이다. 그것은 ‘사실’과 ‘가치’에 대한 또 다른 싸움일 것이다.
누구든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생각을 갖게 하는 사실과 논리의 객관성, 건강성, 그리고 공감성일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는 양 진영의 타협을 통해서 해결될 수 없는 ‘극단적 자기 논리’의 벽에 빠져있다. 일반적으로 우파적 사고는 다양성을 배격하고 하나의 ‘진리’를 강조한다. 이러한 사고는 자체적으로 정화되기 어렵다. 사회 전체의 건강성을 위해서는 극단적 논리를 배격하는 시민들의 확산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국정화’를 추진하고 국민들을 공격하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대하여 분명하게 거부하고 발언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수밖에 없다.
사회학 이론에는 ‘가정 원칙’이나 ‘자기 지각 이론’이 있다. 이것은 ‘사고가 행동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사고와 생각을 만든다는’ 이론이다. 어떤 문제에 대하여 사람들은 ‘가치판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만의 가치판단은 실제 사태에 참여하거나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적다. 비록 생각이 분명하지 않더라도 실제 문제에 참여하거나 우연한 행동을 통해서 ‘사고’가 명확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 대다수의 무관심에 승부를 두고 있는 듯하다. 오랜 관찰에서 국민들은 쉽게 잊고 극단적인 대립을 부추기면 문제를 호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즉 국민들의 판단과 행동을 전적으로 우습게 본 것이다. 이런 판단의 근거를 나는 작년 치룬 ‘중간 선거’라고 본다. 2014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세월호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책임을 져야할 여당인사들 특히 박근혜 측근들은 보란 듯이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 이후 ‘세월호 사건’은 무시되었다. 이런 과거가 현재의 그들을 만들어주었다. 2016년은 한국 사회의 최대 위기의 순간일 수 있다. 독단적이고 오만한 극우세력의 책동이 완성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박근혜 세력은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과제는 개인의 자유가 무시되고 민주주의가 위험에 빠져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확장시키는 수밖에는 없다. 단지 머리나 생각이 아닌 사소한 것이라도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단체에 대한 성금이나 촛불집회 또는 1인 시위 그리고 한국사회 문제에 대한 공론장 참여와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몸으로 인지된 것이 실제적인 변화를 위한 힘이 된다. 폭력적인 행동이나 불법적 방식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지속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무관심의 벽을 깨야 한다.
첫댓글 무관심한 척하는 습성이 배어 있다. 튀면 손해본다는 생각이고. 뚜렷한 의사표현보다는 슬쩍 넘어가주기를 바라는 마음들을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 '중용'이라는 합리화로 가고.... 잘못되어 가는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설 필요는 없다는 의식이 짙게 깔려 있고.... 누군가 대신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들만이 팽배하다. 자신의 삶에 대한 각성보다는 '지금 - 이대로!'에 안주하는 자세들이다. 가치보다는 생활에 지친 직장인일 뿐.
교직 단체 활동에 대한 실망감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연대할 수 있는 대안 찾기가 몹시 어렵다. 골수 교총 멤버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정화 반대가 옳다고 느끼지만...... 이제는 더이상 이야기하는 것조차 귀찮다는 무기력 증세가 만연되어 있다. 개개인의 각성을 바라기에는 시간이 없고.... 결국 야당 대표가 앞장서야 하지만 뭔지 모르는 사슬에 얽매여 망설이고나 있고... 답답하기만 한 상태이다. 뜻이 있다면 길이 있다고 했으니 계속 찾을 수밖에! '시일야방성대곡'처럼 심금을 울리는 명문을 쓰고 싶은 생각 가득하나 실력은 없고.... 대체 이 땅의 시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